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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천재마법사 리나!
" 읏차- "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은 나는 다시 흰색 로브를 여민 후 마법 수련장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어서 왠지 더 기운이 나는건 기분탓일까. 은색의 달빛은 산책로를 적당히 비춰주고있어 걷는데엔 아무 지장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자꾸 느껴지는 인기척이랄까. 저기 뒤쪽에서 인기척이 슬슬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자객은
아닌것 같았다. 자객이라면 아직 수련도 많이 하지 않은 내가 느낄리가 없을테니까. 하지만 자객이 아니라면 왜 기척을 숨기고
있을까. 수많은 의문을 가지면서 달빛에 반짝이는 풀잎들 사이의 산책로를 유유히 걸었다. 인기척은 아직도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더 이상한것은 인기척은 느껴지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것이다. 수풀 속에 있다면 당연히 소리가 들려야 할텐데.
자객이 아닌데도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결국 마법 수련장에 다다라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인기척도 걸음을
멈추었다. 정원사들에겐 미안하지만 마법을 조금 쓰기로 했다. 일단 아무도 소리를 듣지 못하게 사일런스 [*Silence] 마법을 반경
20m 내에 펼쳤다. 인기척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엇을 하는지 알아챘는지 아니면 완벽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지
계속 가만히 있기만 했다. 실버테일을 들고 수풀 속을 일일이 뒤지는것보다, 기척이 느껴지는곳에 3서클 마법 쇼크웨이브
[*ShockWave] 마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상대방의 전력을 자세히 모르는 나로선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쇼크웨이브는 익숙해졌기때문에 주문영창없이 바로 시전하기로 했다. 곧 손에 나의 하얀색 이쁜 마나 [?] 가 모이자 인기척이
느껴지는 남쪽의 수풀을 향해 쇼크웨이브를 시전했다. 쇼크웨이브의 강도는 약하게 하기로 했다. 원래 쇼크웨이브는 공성전때
사용되는 무식한 마법이지만, 난 역시 마음에 드는 마법은 제깍제깍 써주는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 <쇼크웨이브> "
내 손에서 흰색 섬광이 손에서 뻗어나가는가 싶더니 인기척이 느껴지던 그곳에서 폭발하였다. 섬광에 맞은 부분 주위도 어느새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다시 인기척을 느껴보려 했지만 이미
인기척의 잔상만 남고 진짜 인기척은 사라져버렸다. 결국 다음에 범인을 찾기로 하고 마법 수련장 안으로 들어갔다.
수련장 안의 공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깨끗했다. 운동장 2배크기의 수련장 안엔 저녁이라 그런지 군데군데 검은색과 흰색 로브를
쓰고 있는 수련생들이 있었다. 중간중간 다채로운 색깔 [?] 의 로브들도 보였고, 로브를 안쓰고 있는 수련생들도 보였다.
보통 이시간대엔 사람이 없는데, 유난히 맑은 달빛이 사람들을 유혹했다보다. 그렇게 생각하고선 한쪽에 자리를 잡고 손에 마나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보통 수련장의 학생들은 마나 컨트롤을 배우는 어린 학생이거나 1서클이나 높으면 2서클에 있는 수련마법사
들이 대부분이었다. 3서클 이상은 보통 아카데미로 가서 정식 수속절차를 밟기때문에, 마법수련장에서 볼수 있는 최고 서클은
2서클 마스터가 대부분이였다. 그래서인지 나의 능숙한 마나끌어모으는 솜씨를 본 몇몇 학생들이 신기한듯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하긴, 나같이 어려보이는 녀석이 이렇게 능숙하게 마나를 끌어모으다니, 놀랍기도 하겠지. 그제서야 이제 다른 학생들의 시선따위
무시해준 나는 당장 4써클의 마법 '플레임 버스터' 를 시전하기 시작했다.
내 손안의 마나는 점점 붉은색으로 물들어갔다. 뜨거운 열기가 볼과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수련생들의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개의치않고 화염구의 크기를 증폭시켰다. 어느새 농구공만하게 커진 화염구는 붉은빛과 하얀빛을 동시에 내뿜고 있었다. 마나로
만들어진 불꽃이라 그런지 시전자의 옷이나 팔엔 아무 영향도 주지 않고 있었다. 실드가 깨질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5서클 마스터가
친 결계인데, 깨지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화염구의 크기가 반경 50cm정도로 커지자 이젠 아예 모든 수련생들이 나를 쳐다보는듯
엄청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졌다.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가까스로 정신줄을 다시 바로잡고 화염구를 압축하기 시작했다.
손목과 손바닥에 따끔따끔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나를 너무 갑작스레 써서 그런것이라 판단한 나는 조금씩 압축의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역시 압축의 속도가 빠른건 마찬가지였다.
탁구공의 크기로 압축되자 이제 보이는것은 하얀 구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붉은 기운이었다. 손목에 따끔한 기운이 느껴졌으나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아, 압축한 구를 바로 날려보았다. 주문을 영창해 보았다.
[ 신성한 붉은 불길이여, 너의 주인이 명령하오니, 눈앞의 장애물을 불태워버려라. 플레임 버스터 ]
붉은색 구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더니 푸른색 실드와 맞닫자마자
바로 엄청난 크기의 불꽃으로 변해 터졌다.
[ 쿠구궁 - ]
푸른색 실드는 최대화되면서 불꽃을 휘감았지만 이미 꽤 손상된 후였다. 아무리 힘을 조절했다지만... 너무 눈에 튀었나?
하긴, 수련장에서 4서클 마법을 시전하는 사람이 어딨어. 주위를 둘러보니 거의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부담스러워서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 다음은 무슨 마법을 시전해볼까. 음...
이번엔 눈에 튀지 않기 위해 2서클 마법인 '윈드 블레이드' 를 시전하기로 했다. 나를 바라보고있는 멍한 시선따위는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금방 내 손에 모이는 흰색의 바람의 마나는 정신을 집중할수록 더욱 더 날카롭게 변해갔다. 내가 2서클을 시전하자
조금씩 줄어드는 시선이 맘을 더 편하게 만들었다. 시선따위엔 정신을 끊고 더욱 더 마법에 열중했다. 느리게 시전한다고 했는데도
10초만에 톱날처럼 날카로워지는 윈드블레이드를 보며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다. 그때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 아이디어-
반초만에 모든 아이디어를 정리한 나는 당장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 실버테일을 뽑았다. 스릉- 하는 기분좋은
마찰음이 울렸다. 윈드블레이드를 자연화하여 흘어지게 한다음 실버테일에 바람속성의 마나를 주입시켰다.
처음엔 되지 않았으나 많은 양의 마나를 쏟아붇자 미세한 양이 검에 흘러들었다. 양에 대해 불만이 있었으나 일단 성공한거에 대해
만족했다. 자연화되었지만 흩어지지 않은 마나들이 바람속성 마나를 품고 있는 사물인 실버테일에 모여지기 시작했다. 일렁이는
바람속성의 마나가 보일때까지 바람속성 마나를 충전한 실버테일을 보자 바로 힘차게 휘둘렀다. 하얀색 기운이 빠르게 날아가 나무
두개를 자른 후 바위를 부셔버렸다. 마지막 바위가 부셔졌다는것은 아직 능숙하지 않다는 뜻이지만 일단 쓰러지고있는 나무를 어찌
해야 했기 때문에 실버테일을 재빨리 검집에 꽂았다. 그리고 두손을 뻗어 쓰러져가고있던 두 나무에 '홀드' [*Hold] 를 건 후 '라이트
버닝' [*Light burning] 을 시전하여 홀랑 태워버렸다. 그리고 잔해는 전부 세디먼트 딜리트 [*Sediment Delete] 를 시전하여 분해
시켰다. 갑자기 많은 양의 마나를 소진해서 그런지 현기증이 났다. 단거리나 근접전에서 취약한 윈드블레이드의 단점을 보강한것은
좋았으나 마지막 클라이메이트의 깔끔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수련해야할것 같았다. 게다가 아무리 세가지 마법을 동시에
썼다고는 하지만 전부 1서클 아니면 2서클인지라. 뭐 세개를 동시에 쓰는게 쉬운일은 아니다만. 현기증이 다시 머리속을 뒤흔들었다
현기증이 난 김에 3클래스 마법인 초단거리 텔레포트 [*Teleport] 를 시전하여 시루니엘궁 안의 내 방에 도착했다. 아직도 새근새근
잘만 자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다.
로브를 옷장 안에 쑤셔넣고 잠옷으로 다시 갈아입은 후 조심스레 흰색 이불에 누웠다. 오른쪽에 보이는 아이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자는중만 아니었다면 볼을 꼬집었을거다. 하지만 곧 밀려오는 피곤함으로 인해 잠의 나락속으로 떨어졌다.
다음날 16살정도의 초천재 마법사가 플레임버스터를 시전하고도 멀쩡했다는 소문이 돌것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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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날씨가 조금 우중충했다. 저기 북서쪽에서 구름이 날아오는게 오늘 저녁쯤 비가 올것 같았다. 아이들을 깨우고 시녀들에
게 아침식사를 부탁한뒤 [먼저 씻으시라고 부추기는 시녀들을 간신히 떼어놓았다] 시녀들을 시켜 아이들을 씻긴후 시녀들이 가져
온 아침식사를 아이들과 나누어 먹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옷장에서 옷을 꺼내어 시녀들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입었다 [아이들
은 시녀들이 따로 입혀주었다]. 그리고 아침에 있다는 연회에 나가기 위해 치장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어딘가로 데려가는 [이라고 쓰고 '끌고가는' 이라고 읽는다] 줄도 모르고 갔는데 알고보니 수백벌의 드레스와 수백개의
보석과 치장품들 그리고 수백개의 화장품이 있는 방이었다. 물론 연회를 갈때 치장을 안한다고 생각은 안했지만, 벌써부터
안좋은 스멜이 나고 있었다. 독한 화장품스멜을 능가하는 그런 스멜.
" 자, 황녀저하 여기 앉으세요! "
" 아... 저기 그게... "
" 에잇! 앉으세요! "
" 커헉! "
순식간에 나를 제압하고선 의자에 앉히는 폼이 몇십년을 레슬링수업만 해온 프로같았다. 왠지모를 공포감을 느끼며 온몸에 마나를
일으키는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간신히 참은 나는 먼저 주문 [?] 을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엄청 치렁치렁한 거치장스러운 옷을
입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녀들은 내말을 듣는둥 - 마는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있었다. 살의가 불끈불끈 솟아나왔지만
궁 안인지라 인내심으로 간신히 참을수밖에 없었다. 머릿속으로 참을 인 [忍] 자를 수도없이 쓰며 위자에 털썩 앉았다.
곧 나를 만져오는 손길들이 나의 근육을 경직되게 만들었다.
' 으아아아아 - 살려줘! 아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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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쪽은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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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충보다니... 흑 실망이야 ㅋ
ㅎㅎㅎㅎ빛이 빨리 썼네~!! 17살인데 4써클의 마법을..ㅋㅋㅋ 피곤하겠네
후훗...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라고 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꼼꼼히 봤다니 따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