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
END OF WINTER
루이즈 글릭
정은귀 옮김
고요한 세상 위, 새 한 마리 운다,
검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홀로 깨어나.
너는 태어나고 싶어 했어; 나 너를 태어나게 해 주었지.
지금껏 내 비통함이 언제
너의 즐거움을 막은 적이 있었는지?
감각을 갈망하여
어둠과 빛 속으로 동시에
곤두박질치면서,
마치 네가 너 스스로를 표현하길
원하는 새로운 어떤 것인 듯,
모든 빛, 모든 생기
이것이 네게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리란 걸
절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내 음성의 소리가 너의 일부분이 아닌 어떤 것임을
절대로 상상하지 못하고―
다른 세계에서 너는 그걸 듣지 못할 거야,
다시는 또렷하게 듣지 못할 거야,
새 울음이나 사람의 외침으로는,
또렷한 소리로는 듣지 못하고, 다만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메아리로
모든 소리 속에서 잘 가, 잘 가, 하는―
우리를 서로 묶어주는
그 쉼 없는 선으로.
―루이즈 글릭 시집 『야생 붓꽃』 (시공사, 2011) 중에서
첫댓글 이 시인의 시 참 좋아요. 별빛님 잘 지내시죠? 다리는 많이 나으셨나요? 카페 주소 알려주시면 언제 한번 찾아뵐게요~
봄 즈음이면 일터로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꽃들이 피기 시작할 때 문자 주시면 주소 알려드리겠습니다^^
@별빛 오쉬쁘님 가실때 저는 묻어서 가지요.ㅎㅎ
별빛님 덕에 루이즈 글릭이 노벨 문학상 수여자라는 것.
미국인 이며,16번째 여성 수상자라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번을 곱씹어 읽어도,
검은 나뭇가지들에서 검다는 것은
죽음.부정한 것
홀로 깨어나 우는 새는 스스로 표현하는 것
새는 날아 가지요
쉼 없는 선으로 그것은 살아 가는
모든 생명체에 근원이며,몸짓
自生力,본능
요렇게 다래는 느껴 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심에.
늘 강건하셔요.
다래투 올림
시집이 참 좋습니다.
아마 세 번 그 이상 곱씹어 보게 되실 겁니다.^^
2020년 노벨문학상을 루이즈 글릭에게 수여하면서 한림원이 특별히 언급한 것은 그의 열 번째 시집 《아베르노》 ( Averno, 2006) 였지만, 그것이 《야생붓꽃》 (1992)이었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야생 붓꽃》은 《아베르노》와 함께 손꼽히는 대표작이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글릭만의 "시적 목소리"(poetic voice) 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지만, 특히 이 시집은 '목소리'와 관련하여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하나의 답이 된 사례라고 볼 만하다. 《야생 붓꽃》에는 여러 목소리가 있다. 식물의, 인간의, 그리고 신의 목소리, 대체로 식물은 인간을 향해 말하고, 인간은 신을 향해 말하며, 신은 자기 자신에서 말한다. 이 세 종류의 화자―발화로 쓰인 시가 시집을 삼등분한다. 이 글의 목표는 일차적이고 기초적이다. 세 목소리를 정확히 구별하고, 각각의 목소리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축어적으로 따라가 보는 일이 그것이다.
― '세 개의 모놀로그 혹은
한 개의 트라이얼로그' (작품해설 / 신형철) 중에서
시집과 함께 별책으로 수록된 평설 일부를 옮겨봅니다.
이 시집은 초록여신 님이 택배로 보내주신 네 권의 책 중 하나입니다.
곁에 두고 자꾸만 펼쳐보게 되는 시집입니다.^^
詩가 좋다,나쁘다의 기준?
먼저 등단 했다고,
책 좀 냈다고,
그냥 詩는 詩였음 좋겠습니다.
한때 詩로서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詩로 나를 구원하고 싶어 했던 몽상가 다래는
지혼자 잘난척 했던 부끄러운 다래는
詩가 좋은 것은 詩는 사랑이고
詩는 사람이기에.
모 프로그램에 나쁜 개는 없다고,
나쁜 詩도 없다는,
다만
부끄러운 詩는 있지요.
좋은 詩 알게해준
별빛님 빨리 쾌차하시라고, 호~~호
내일 새벽 기도 드리러 가서, 특별 기도하지요.
즐 오후 되세요.
어머니 점심 챙기러 갑니다.
다래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