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8일 대전 엠페러호텔 기자회견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공약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충청도의 꿈은 부풀어만갔다.
노무현 대선후보가 당선되면서 추운 겨울날 화롯불에 사람들이 몰리듯이 충청도는 전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충청지역민들은 몇 년후면 대한민국의 수도가 될 자긍심에 잠못드는 밤이 어디 하루 이틀뿐이었겠는가.
동네사람들밖에 보이지 않던 마을에 외지인들이 들락날락거리면서 한산하던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 마을의 노인정 역할을 하였던 촌다방 자리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들어서고, 돈 많은 외지인들이 고급승용차를 몰고 오면서 돈을 뿌려댄다. 자고나니 오르는게 땅값이니, 꿈인가 생시인가 혼이 빠질지경이다.
다른 한편으론 조용히 조상대대로 뿌리내리며 살아온 충청인들도 있었으니 수도이전은 귀찮고 달갑지않은 국가정책이었다. 농사를 지으며 땅의 고마움을 알고 이웃간의 따뜻한 정(情)을 재산으로 살아왔던 충청인들도 혼탁한 분위기에 혼이 나가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충청도의 꿈은 지역이기주의로 흘러갔다. 송도 IT밸리조성에 반대하면서 대덕밸리 투자만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그 욕심은 자꾸만 커져만 갔다. 그리고 아산 신도시개발은 주민들의 행정수도이전 효과를 감안한 지가보상을 요구하는 일도 생겼다.
대전매일신문 변평섭 회장은 ´행정수도-건너야할 江´이란 칼럼에서 "(하물며 이런 문제들보다) 더욱 강렬한 반대의 힘에 부닥칠 행정수도 이전 문제인데 과연 정부가 버텨낼 것인가?… 우리는 행정수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과 뜨거운 의지를 모두가 보여 줘야 한다"며 전의(戰意)를 불태우는 글로 충청도를 자극하였다.
수도이전이 물건너간 이후에도 충청도의 꿈은 계속되었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행정수도를 재논의하고 단기적으로 후보지 2160만평을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대정부질문내내 충청지역 의원들은 끈질기게 수도이전과 헌재결정을 물고늘어졌다. 여야모두 뾰족한 대안없이 상대에게 손가락질만 하고있다.
정치인과 지역인사들은 너나없이 ´마누라 죽이기´를 하고있다. 사랑에 눈이멀어 죽자살자 충청도를 따라다니던 정치인들이 결혼해서 자기 마누라 죽이기를 하고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에 팔려간 심순애의 수치심이 충청도를 감돌고있다. 지조와 사랑이 물욕(物慾)앞에 좌절되는 그런 감정이 지금의 충청도인의 가슴속에 둥지를 틀고있다. 속된말로 ‘쪽팔려서’ 못살겠다는 억하심정이 한나라당과 헌재공격으로 발현되고 있다.
충청도는 무너진 자존심을 내팽겨치지 않는다. ‘쪽팔려서라도’ 무언가를 이번 기회에 보여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청도의 땅을 뒤흔들고 있다. 핫바지 충청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정치와 헌재가 무슨 대수랴. 충청도가 입은 피해를 어떻게든 만회하고, 한순간 우쭐했던 자긍심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최소한의 충청도 자존심만은 지키려고 한다.
여기서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금의 마누라 죽이기식 저항이 충청도의 수치심을 얼마나 보상해줄까에는 의문이 생긴다. 이런다고 강건너간 수도이전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헌재는 돌아올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재결정은 수도이전이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합의란 시각에서 문제제기를 했었다.
사실 정책이야 정권이 바뀌고 입법을 다시하면 얼마든지 복구할 수 있지만, 헌재의 결정은 그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의 힘을 모아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여도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충청도는 수도이전의 꿈에서 깨어나는게 현실적이다.
충청도는 힘을 어디에다 쏟아야지 자존심을 회복하는가에 고민하여야 한다. 수도이전에 버금가는 대규모 행정기관들이 충청도로 옮긴다고 이미 망가진 자존심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이 그러한 수도를 수도로 인정이나 하겠는가 ? 수도구실이나 제대로 하겠는가 ? 정부가 반듯한 정부기관을 내려보낼까도 두고봐야 할 일이다.
지금상황에서 아무리 중앙정부에다 손벌려봐야 나올 것은 뻔하다. 사실상 충청도에게 많은 것을 준다는 것도 정치적으로 무리가 있다.
박노욱 조세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재정포럼´ 1월호에 실린 ´지방선거와 지방정부의 재정운영 : 수입측면을 중심으로´ 란 그의 논문에서 정부가 보조금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과 지자체로서는 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특정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고 있다.
위의 주장에 따르면 선거가 없으면 충청도의 무게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충청도 역시 선거게임에 현명하게 참여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결론이다.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를 충청도에게 줄 것이지만 그 시점은 선거전후일 것이다.
결국 충청도의 자존심 회복은 그 어느 누구도 해줄 수 없다는 소리다. 정치는 국민의 꿈을 이용하는데 익숙하지만 국민들의 힘을 두려워하는 속성을 갖고있다.
2004년 지방재정자립도는 전국평균 57.2%이다. 서울 94.5%, 3대광역시(부산,대구,인천) 평균 73~76%, 충남북 30%선이다. 이런 수치들이 지방을 더욱 비굴하게 만들었고 헛된 꿈에 쉽게 속도록 만들었다.
지방은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다른 지방이 흘리고간 것이 있나하고 뒤늦게 고개를 기웃거리곤 하였다. 이런 고질적인 중앙-지방관계에서는 국가균형발전은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할뿐이다.
충청도는 꿈을 버리고 힘을 기르는 방법으로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충청도의 힘은 지방주권(主權) 회복에 있다. 국세와 지방세 조정에 있어서 이기적인 중앙부처와 싸워야 한다. 다른 행정권과 사법권 지방이양을 위해 싸워야 한다.
지방간 협력적 경쟁시대를 여는데 충청도가 앞장설 명분이 있다. 지방과 정부의 관계는 종속적이고 비굴한 관계가 아닌 합의적 파트너 관계로 이끌 힘을 충청도는 갖고있다. 충청도의 힘은 여기에서 용솟음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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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충청도 출신이 지만 정말 충청도 사람들 멍청해 행정수도 20년에서 30년간의 이전공사 신빙성과 믿음이 있는 공사인가 언제 정권이 바뀔지 모르고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데 한심한 충청도
배두산2750님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비난만 하는것은 도움도 안되고 좋아 보이지도 안는군요.
기사는 읽어보고 리플을 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