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정보] 제목: 내 운명은 내가 만든 지은이: 이수일 쪽수: 348 가격: 21,000원 발행일: 2026년7월27일 ISBN13 : 9791159303678 판형::153*224mm
[책 소개]
45년 만의 무죄판결, 한 교사의 삶이 다시 쓰이다
-남민전 사건으로 10년간 감옥에 갇혔던 저자의 치열한 인생 기록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말이다. 하지만 저자에게 이 말은 평생 거부해야 할 말이었다.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말 대신 그는 물었다. 그 운명은 도대체 누가, 왜 만들었는가? 그리고 주어진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삶을 걸었다.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 한 사람의 뜨거운 인생 이야기다. 저자 이수일은 1970년대 후반 역사를 가르치던 20대 후반의 새내기 역사교사였다. 그러나 1979년 10월 4일, 남민전 사건으로 체포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고문과 폭력을 겪었고, 긴 재판 끝에 중형을 선고받아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그날을 그는 훗날 ‘내가 죽은 날’이라고 표현했다. 10년의 감옥생활은 그의 청춘을 앗아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있었고, 어머니와 가까운 가족을 잃는 아픔도 겪었다. 출소 후에도 삶은 녹록지 않았다. 해직교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경제적 어려움과 불안정한 생활을 견뎌야 했다. 1989년 결혼 이후 1999년 복직하기까지 10년 동안 여러 곳의 셋방을 전전하며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신념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한다. 마침내 1999년, 해직된 지 20년 만에 교단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04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한때 조직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혔던 사람이 교실로 돌아와 교육운동의 대표적인 자리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그의 인생은 그렇게 여러 차례의 단절과 좌절을 넘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2025년, 또 하나의 큰 전환점이 찾아왔다. 남민전 사건 관련자들이 재심에서 4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한때 ‘무장간첩단’이라는 낙인이 찍혔던 사건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법정에서 다뤄졌고, 무죄 판결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수일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사건의 진실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책에는 당시의 기억뿐 아니라 남민전 사건 관련 자료들도 실려 있다(5부, 자료 1~4).
한 시대를 증언하는 역사책이면서 한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책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저자가 자신을 단순한 ‘피해자’로만 기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고문과 폭력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지만, 그 기억에만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통해 한 시대의 부당함을 증언하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거를 기록했다. 감옥과 해직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 교사로 돌아온 그의 삶은, 결국 한 사람이 어떻게 역사의 상처를 딛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내 운명은 내가 만든다』는 정치적 사건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한 사람의 사랑과 이별, 고통과 회복, 좌절과 희망에 관한 책이다. 전사(戰士)이기 전에 한 명의 교사, 감옥에서도 제자들을 걱정한 사람, 긴 해직의 시간을 견디고 아이들 곁으로 돌아간 사람의 이야기다. 책 제목처럼 그의 삶은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운명은 과연 정해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저자의 삶은 그 질문에 하나의 답을 보여준다. ‘운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10년 감옥생활도, 20년 해직도, 45년이라는 긴 시간도 그의 삶을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그는 교실로 돌아갔고, 교육운동의 길을 걸었으며, 마침내 45년 만의 무죄판결을 통해 자신의 삶과 역사의 진실을 다시 세상 앞에 내놓았다. 이 책은 한 시대를 살아낸 한 교사의 회고록을 넘어선다. 그것은 빼앗긴 청춘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상처 입은 과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고 끝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한 사람의 인생은 때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린다. 그러나 그 흔들림 속에서도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을 걸어갈지는 결국 자신의 몫이다. 45년 만에 되찾은 이름과 명예. 그리고 끝까지 자신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교사의 삶.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운명은 누가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내 운명은 내가 만든다.”
*한편,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저자가 수감 시절 도화지에 연필로 그린 그림 가운데 일부를 골라 수록한 ‘옥중 스케치’다. 주로 대구교도소와 광주교도소의 감옥 건물과 감방, 감시망루, 공장 건물과 목공장 작업대·기물, 취사장, 음수대, 원예공장의 화분 등 교도소 안에서 마주한 공간과 사물들을 담고 있다. 이 그림들은 단순한 삽화를 넘어, 10년에 이르는 옥중생활의 공간과 기억을 시각적으로 기록한 소중한 자료라는 의미가 있다. 글로는 다 담기 어려운 감옥의 일상과 그 안에서 바라본 풍경을 저자의 손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회고록의 이야기에 현장감과 진정성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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