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찾은 청송/안성환/230611
지난 5월에는 문화유산 답사였고, 이번 6월은 지질공원 구경이었다. 우리는 청송 지질공원의 중심지인 주왕산으로 가는 길목에 야송미술관에 먼저 들렸다. 이곳에는 ‘청량대운도’란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작품크기는 길이 46m, 높이 6.4m 제작 기간은 3년, 작가 야송 이원좌 선생의 야심작이다. 작품해설은 청송군 소속 손재철 문화해설사께서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다. 우리는 해설을 듣는 내내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주왕산 지질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왕산에는 청송군 소속 고원식 지질공원 해설사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지질(地質)이란 뜻은 지각을 구성한 암석과 이들 암석이 지각변동을 받아 굴곡 되거나 절단된 지각의 역사를 가리키는 과학용어이다. 우리나라에 지역별로 지질공원이 13여곳 있으나 유네스코에 등재된 곳은 4곳이다. 그 4곳이 제주도와 청송, 한탄강, 무등산권이다. 청송은 제주도 다음으로 유명한 지질공원이다. 여기서 ‘유네스코’란 한 국가를 넘어 인류가 보존 보호해야 할 가치 있는 문화나 자연유산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기구를 말한다.
주왕산은 우리나라 3대 암산 중 하나에 속한다고 한다. 이곳의 산과 물, 땅과 암석은 수억 년 동안 변화해 온 지구역사가 숨어 있는 곳이다. 청송에는 군에서 지정한 지질공원이 24곳 있는데 이곳 주왕산에 그의 절반이 있다. 기암단애에 생긴 절리, 용추협곡, 용연폭포 등이다. 봐도 봐도 아름다운 곳, 정말 시간을 버릴 만한 곳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주왕산 지질공원의 풍광에 놀랍고 또 놀랐다. 정말 지질문화의 역사는 이들 지질공원을 보려 하지 않는 이상 끊임없이 현실에서 멀어 질 것이다.
주산지는 1720년 8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에 축조되었다. 조선조 경종 원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한 저수지다. 저수지 입구에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듯 이끼 낀 비석이 300년을 넘게 외롭게 서 있었다. 이 비석에는 주산지를 축조한 사람들과 축조한 목적이 적혀있다. 내용인즉 ‘정성으로 둑을 막아 물을 가두어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 가도록 기리기 위해 한 조각 돌을 세운다.’ 적혀있다. 백성을 위한 당시의 고관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저수지의 길이는 200m이고 평균수심이 약 8m인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고, 그 위로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비가 오면 비 응결응회암과 퇴적암층에서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이처럼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주산지에는 150여 년이나 묵은 왕버들이 자생하고 있는데, 그 풍치가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다. 암석, 물, 나무가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풍광을 선보이는 주산지는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매우 높은 자연유산이다. 이곳에 있으면 그냥 신선이 된 기분이다.
귀갓길에 청송민속촌과 청송백자 전시관 꽃 수석 박물관을 견학을 마지막으로 귀향했다
청송의 낮과 밤은 매우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