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큰무리가 아니고 네다섯 마리의 소집단 벌들이
이제막 집을 지어가고 있는 중이다.
웅쿠린 부동자세에 얼굴을 가린 카메라로
발밑에 보이는 벌집을 여러장 찍었다.
처음엔 몇마리가 되는지 알 수 없지만 귓전에 여러마리가 윙윙 거리며 날았고
집에는 한마리가 지키고 있었으나 차츰 귀가하는 벌이 늘어 두마리에서 세마리로 늘고
그럴수록 나의 귓전엔 어느덧 경비행기 소음이 줄어든다.
집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게 중요했던지
3마리의 벌들은 작은 흔들림엔 별로 신경을 안쓰고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확인하기 바쁜듯 하여
이틈을 이용해 나는 조용히 발길을 옮겨 무사히 지뢰밭을 벗어날 수 있었는데
3~4m를 벗어날 동안 한마리 정도는 계속 나를 쫓아오고 있는듯 소음이 들렸다.
만약 내가 겁을먹고 당황하여 손을 내져어 쫒아내거나 뛰거나 했다면
벌들도 흥분하여 더욱 공격적으로 달려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며
이렇게 꼼짝못하고 있었던 시간이 궁굼해 찍어온 사진을 확인하니 2~3분 내외로
짧은 시간이었 지만 현장에서의 시간은 무척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요즘 가을날씨로 접어들며 벌들이 어찌나 활동이 왕성한지
이날은 별다른 곤충은 못보고 이후에도 여러마리의 벌들과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