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서 예쁘던 나의 코는 변형되어 부풀어 올랐다. 꼬집어 몇 년 전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동안 웃어 넘겨버린 그런 증세는 거리나 회식자리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걱정스럽다.”는 말들이 자주 오르내렸다. 나는 그런 말을 늘 들어왔어도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 대수롭게 넘긴 세월은 꽤나 길다.
올 4월 초순 아버님생신 날 형제들이 모여 안면도 1박2일이라는 획기적인 가족여행 간적이 있다. 부모님이 건강하실 적에 한해라도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지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자녀 한명도 없었다. 목적지인 안면도에 도착 큰누나와 얼굴 마주치는 순간 “병원 다녀오지 않았지."라며 나를 몹시 나무란다. 허기야 형제들이 작년 돈을 거출 병원에 가보라며, 나에게 십 만원 주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말이 훈계적인 말투라도 나는 고맙게 느껴졌다. 같은 형제자매이기에 늘 술에 젖어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나를 걱정해주기 때문이다.
갈수록 코 중앙이 늘 불그스레한 딸기코를 치료하지 않아 코가 점점 부풀어 올랐다. 정상적인 코가 아니라 오돌토돌해져 남들에게 혐오감 주웠다. 그동안 나의 코는 워낙 부풀어 있어 술집에 가면 아가씨들로부터 농을 거는 것을 자주 접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혹스럽게 느꼈지만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며칠 전 예산 오이비인후과 다녀왔다. 스크린에 확대하여 비친 나의 코를 살며시 쳐다보니 흉하게 생겼다. 그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치료보다는 “딸기코증 R/O, 상기질환 진료의뢰… … 고진선처 바랍니다.”라는 진료의뢰서를 써주었다.
의사는 “대학병원에 가서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된다.”는 말을 나에게 속삭이듯 말해주었다.
시간이 나서 대학병원에 가기 전 예산에 있는 이피부비뇨기과 들러 치료보다는 상담하러 갔다. 당초 기대했던 상담보다는 의사는 “주사”라며 수술 권유했다. 곧바로 마취주사 맞고 10분지나 수술 들어갔다. 처음 마취 대에 올라가니 긴장이 되었다. 20여분 수술 마치자 통증이 전해오기 시작했다. 치료한 의사는 “딸기코의 발병원인이 불분명하다.”라는 말을 했다. 내가 추측하건데 혈관운동 장애(障碍), 모낭충 감염보다는 그동안의 음주가 증상을 심화시켰을 것이다.
1년 동안 코가 빨간 사람들을 가리켜 “딸기코”라고 부른다. 전문 의학용어로"rosacea"라고 한다. 이런 딸기코 증상은 3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나처럼 피부가 탈력이 없어 항시 부어 있는 것처럼 남들에게 보여 진다.
미국 제42대 빌 클린턴(前)대통령, 찰스 영국왕세자도 한때 딸기코를 가지고 세계의 관심 받으며 살아왔다.
이제 5학년이 되었다. 나의 마스코트인 코를 새롭게 변형시키려 한다. 술보다는 몸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나와 정들었던 딸기코 안녕!
첫댓글 선생님 넘 솔직 하시네요 수술이 잘 되길....
불편한점이 여러가지네요. 아침에 세수하는 순간부터...
잘 견디시고 좋은결과로 쾌유를 기도드립니다..
그얼굴이 그 얼굴이죠. 뭐...
당분간 술 마시는 것을 자제해야 할 것 같네요
아무러지면 한 잔 해요
영원히 술 않먹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저는 선생님 코가 처음부터 그런줄 알았는데....ㅎㅎ
참 성격 무던하시내요....그냥 계셨던걸 보면...
멋져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기념으로
한잔 하자면 매맞겠죠? ㅎㅎ
워낙 제 얼굴이 바쳐주지 못해 변화된모습은 전혀 없을걸요,
김선생님 개성이 없어지면 어떻하나요?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합니다.
볼래 개성이 없는 얼굴이라 걱정 안해도 됩니다.
어....그런 일이 있었군요.다음 월례회의 때 몰라뵈면 어쩌나요? 참 잘 하셨네요. 많이 궁금합니다.
못생긴 얼굴이 달라질 수 있나요, 그얼굴 그게 그거지.
오늘 마라톤대회도 가지 못하고 자다 일어나 컴퓨터에 앉아 있네요,
본 것 들은 것 쓴 글보다는 내 맘 속에 있는 것이 더 좋은개벼. 속이 아프면서도 견디며 웃어온 긴 삶들이 녹아들어 글이 좋구먼. 역시 멀국만 그득한 남 얘기보다는 내 뻬다구 우려낸 내 얘기가 진국이 되는 모냥이여.
수술자국이 워낙 커서 흉하게 보이지만, 조만간 나아지겠지.
오늘도 거울보면서 "레이저 수술했으면 흉터가 없을텐데." 라는
때늦은 후회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