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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첫 약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기사승인 2018.10.02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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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1. 어느덧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촛불대선의 승리로 대통령에 취임한 뒤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그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현장간담회에서 “상시·지속적 업무, 생명·안전 관련 업무는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을 전면적으로 정규직 전환해서 비정규직 없는 사업장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서 적어도 민간부문에서도 상시·지속적 업무, 생명·안전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었다. 이렇게 대통령으로서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 한 첫 약속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내고,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통해 비정규직이 한 명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선언에 화답해 이 당시 인천공항공사 사장 정일영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원칙에 따라 금년 내 인천공항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올 듯이 언론은 관련 보도를 쏟아 냈다.
2. 추석연휴 직후였던 지난달 28일 공공부문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총력투쟁대회를 열었다. 가스공사·마사회·잡월드·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경북대병원·발전사 등의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정책이 현장에서 망가지고 있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기관의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대회를 주최한 공공운수노조는 노정교섭 요구와 함께 ‘묻지마 자회사 전환 중단, 무기계약직 차별 해소 예산편성’ 등을 요구했다. 이날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에 와서 자회사와 직무급제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하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이 지켜졌다면 노동자들이 이 자리에 와 있겠느냐”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적폐를 끝장내는 투쟁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광화문에 모인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의 외침은 자신들에게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3. 1년5개월, 많은 일이 있었다. 북핵 위기라며 전쟁 운운하던 시대가 가고 올해 들어 세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으로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취임 초부터 고공행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노동시간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에 관한 보수언론의 공세에도 여전히 7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비정규직 문제 말고도 수많은 일들이 이 나라에서 일어났으니, 그 일을 다 처리해야 하는 그로서는 자신이 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미처 살펴볼 틈이 없었던 것일까. 훨씬 중요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달린 문제에 매달리느라, 지지율을 올려 줄 반대가 없지 않은 문제에 더 몰두하느라 문 대통령은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어떻게 추진이 되고 있는지 들여다 볼 여가가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비정규직을 전면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던 공공부문 사업장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고용하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은 해당 공공기관의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되지 않고, 자회사 고용형태로 추진돼 왔다. 해당 공공기관의 자회사에 고용되는 것이니 간접고용이라 할 수 있겠고, 이것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며 대통령이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인 양 선전해 왔던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하던 업무를 그대로 자회사에서 수행하게 되고, 소속만 외주업체에서 자회사로 변경된 채 일하며, 해당 공공기관의 정규직이 하지 않는 업무를 하면서 낮은 임금 등 처우를 받게 된다. 이런 것이 대통령으로서 그가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 했던 약속인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이 나라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암담하다. 사내하청업체·외주용역업체 등에 출자해 자회사로 만들기만 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실현했노라고 선전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우리 사무실에서 자문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기관 한 곳도 사측이 TF를 구성해 논의한다면서 해당 공공기관에 직접고용은 안 된다며 자회사 고용만을 고집해 왔다. 그러더니 최근 사측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동의서를 받아 내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다. 분명히 비정규 노동자들은 해당 공공기관에 직접고용되는 정규직 전환을 바라고 있었음에도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이것은 외주용역업체 내지 사내하청업체를 자회사로 대체하는 것이지, 촛불시민혁명을 계승한다는 대통령으로서 약속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일 수가 없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해당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 약속한 것이라면 우리 노동자들은 괜한 기대를 품었던 것이 틀림이 없다. 공공기관 비정규 노동자들은 공공기관에 직접고용된 비정규 노동자의 신분이냐, 아니면 자회사에 고용된 노동자 신분이냐를 두고서 저울질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자회사 고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등 비정규직 관련법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간접고용으로의 전환일 뿐이다.
4. 지난해 촛불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을 공약했다. 공공부문에서는 “정부 및 지자체 공공부문 상시 일자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공공부문 상시적 업무 판단기준 완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범위 및 간접고용 포함 대상 확대)으로, 비정규직 축소의 모범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나라를 나라답게, 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 76면).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첫 일성으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은 바로 이러한 공약 이행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은 간접고용 노동자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에 대해 상시적 업무 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대통령 후보로서 공약하고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대통령으로서 약속했던 것이다. 공약 어디에도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방식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 상시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고자 하는 진심을 의심하지 않기에, 그가 표를 얻기 위해 간접고용을 정규직 전환으로 우리 노동자를 속였을 것이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가 대통령으로 일한 지난 1년5개월 동안, 이 나라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자회사 고용이라는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아주 예외적으로만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고용됐다. 이로 인해서 나는 그가 했던 공약을 다시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간접고용을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공약하지 않은 것인지 공약집을 다시 읽어야 했다. 공약에서는 그의 진심을 의심할 수는 없었다. 이런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직후에 했던 그의 약속을 두고서도 나는 의심할 수 없었다.
5. 1년5개월은 길다. 아무리 많은 일이 일어났어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관해 자신이 했던 공약과 약속이 제대로 공공기관 등에서 이행되고 있는지 살피기에 넉넉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오늘 이 나라에서 공공기관의 비정규 노동자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 몰려나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묻지마 자회사 전환 중단’ ‘무기계약직 차별 해소 예산편성’ 등을 요구하며, 자회사 고용과 임금 등 차별에 반대하고 있다.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앞에서 오늘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외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과 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이에 진심으로 답해야만 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관한 약속의 의미가 무엇인지, 즉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도 포함하는 것인지 아닌지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것이 간접고용을 포함하는 것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더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여기지 않겠다. 자회사 고용을 두고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감히 나는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코 그것으로는 민간부문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동할 수 있는 것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간접고용이 아닌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할 때다. 그 행동의 결과를 통해서만 우리는 그가 했던 공약과 약속, 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내지 비정규직 제로화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니었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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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ho2 2018-10-25 09:27:49
자회사는 정규직 아닙니다. 더 나쁜 형태의 용역회사입니다.
더이상 방관하는 정부가 되지말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해야 합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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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2018-10-08 15:12:53
자회사 반대 회사의 유무형 압박이 점점 심해지며
동료들간에도 반목이 생기고 있습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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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2018-10-07 23:26:12
자회사 고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등 비정규직 관련법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간접고용으로의 전환일 뿐이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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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파견2년 2018-10-05 15:04:54
이제 두달 좀 있으면 2년된다.
공약을하지 말던지 희망고문만 받다가
이대로 끝나가는 듯 하다. 씁슬하다.
쩝. 머 그럴수 도 있다 치자.
인생은 언재나 속고 속이며 살수도 있으니깐..
다시 이력서 준비하면 되니까..
안그렇습니까? 준비하자 2년후에도.
준비해서 꼭 정규직 되자. 그러면 비정규직 없어 지겠지. 나혼자만이라도. 매달리지말고 스스로 비정규직 벗어나보자.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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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반대자 2018-10-05 12:55:51
말로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립서비스 하는 문대통령과 정부는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자회사 없는 직고용으로 정책을 추진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더이상 노동자는 이용만 당하는 바보가 아닙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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