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계획했었던 동두천6산은 비 소식으로 연기를 하고, ddc님의 차를 얻어타고 368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청산고개에서 내려 기억에 남는 전통 찻집을 둘러보며 안개 자욱한 산길을 따라간다.
간밤의 비로 축축하게 젖은 나무들을 헤치며 송전탑들을 줄줄이 지나고 새빨간 산딸기를 따먹으며 큰까치수영이 만발한 등로를 지나 왕방지맥의 안내판 하나가 걸려있는 376봉을 넘는다.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임도를 건너고 푸른 그물 망 따라 벌목지대로 올라가면 나무 의자 하나가 덩그라니 놓여있고, 비구름에 가려있는 하늘봉과 국사봉 일대가 멀찌감치 모습을 보인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완만한 산길 따라 능선에서 벗어나 있는 하늘봉(x385.5m)으로 올라가니 태극기가 휘날리는 군 시설물들이 있고 산책 삼아 올라온 주민 한분이 밑의 군부대를 알려준다.
갈림길로 돌아와 전원주택이 차지하고 있는 안부를 지나고 언제부터 비가 뿌릴까 전전긍긍하며 한적한 산길을 한동안 지나 527.1봉 능선으로 붙어서 오래된 헬기장에 앉아 막걸리 한컵에 김밥 한줄로 요기를 한다.
공터에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627봉을 넘고 덕둔리 지능선과 만나는, '조수보호구역' 안내목이 서있는 둔덕봉을 지나 지루한 능선을 타고 국사봉(x754.9m)으로 올라 전에 없던 데크 계단들을 만나서 한동안 퍼지르고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쉬어간다.
사진으로 봤던 정상석을 찾는다며 애꿎은 노루 새끼만 놀래키며 돌아다니다가 포기하고 미끄러운 암릉지대를 지나 깊이울안부로 내려가면 이정표에 '일연사 깃점 16km'라고 쓰여있어 물건너간 6산종주가 다시 아쉬워진다.
▲ 청산고개
▲ 376봉
▲ 당겨본 하늘봉
▲ 임도
▲ 하늘봉
▲ 하늘봉 정상
▲ 전원주택 안부
▲ 조수보호구역
▲ 국사봉 정상
▲ 국사봉
▲ 국사봉에서 바라본 수위봉
밧줄들이 쳐져있는 가파른 능선을 지나 공터에 정상석과 낡은 삼각점(포천23)이 놓여있는 왕방산(736.4m)에 올라 바로 옆의 정자로 올라서니 거침없이 바람이 불어와 심신을 달래주지만 어디선가 왕파리떼들이 몰려와 기분을 잡치게 되고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진 현상에 걱정스러운 생각까지 든다.
'무럭고개 4.4km' 이정표를 보며 잘 정비된 산길을 지나 거북바위를 지나서 깊이울저수지로 길이 갈라지는 550.1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고도를 낮춰서 차소리를 들으며 예전의 생각에 젖어 87번 도로의 무럭고개로 떨어져 내려간다.
약수터에서 찬 물을 담아 가파른 능선을 치고 헬기장을 지나 공터에 지적삼각점이 놓여있는 원수봉(x403.9m)으로 올라 포전 사신다는 산악인 한분을 만나 이런저런 산 이야기를 한동안 나누고는 서로의 건강을 빌며 헤어진다.
헬기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능선에서 벗어나 있는 가랑산(x306.6m)을 다녀와 '나는산이다'란 이름의 표지기들이 간간이 걸려있는 능선을 지나 서낭당 흔적이 남아있는 안부를 건너고 시야가 트이는 벌목지대에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앞에 보이는 덕령산으로 향한다.
음침한 안부를 건너서 폐허가 된 군부대 막사를 지나 아무것도 없는 지형도의 덕령산(x350.5m)을 넘고 암릉으로 이루어진 348.9봉으로 올라가면 좁은 공터에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고 선답자들의 표지기들이 여럿 걸려있어 산객을 반겨준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뚜렷하게 이어지는 동쪽 능선을 타고가다 203봉을 넘어 오른쪽 사면을 치고 가까운 계곡으로 내려가지만 몸통 하나 빠져나갈 수 없는 빽빽한 가시덤불에 갇혀 20여분 몸부림을 치다 흐릿한 족적을 찾아 간신히 양봉장으로 내려가 계곡을 건넌다.
여전히 쨍쨍 내려쬐는 햇볕을 맞으며 시멘트 소로 따라 구 43번 국도로 내려가 편의점에서 찬 캔맥주 하나로 갈증을 달래고는 자주 있는 138번 버스를 타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맞으며 의정부로 나가 그제서야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을 맞으며 집으로 향한다.
첫댓글 왕방정 생긴 뒤로 한번도 못가봤는데 왕방산,
우리는 비가 아침에 조금 오더니 9시되어서는 비가 그치고...원래 에보에는 아침 9시부터 비온다고해서 새벽부터 설쳤었는데....
왕방정은 참 시원하더군요...그냥 눌러앉아 한잠 때리고픈 생각이...^^
무럭고개에서 가파르게 오르죠. 짱납니다 ㅋㅋ
지도 딱 그리면 좋은 그림일틴데요. 비가 하나도 안왔네요. ㅋㅋ
뭐 그냥 구라청입니다...
더븐데 고생했슴다...ㅎ원수봉은 나도 가본거 같으네요~
원수봉에서 만난 노인분이 대간 지맥을 줄줄 읊고 이한수라는 산꾼도 잘 안다고 하고...진아무개님이라고...
@킬문 진혁진 아녀요?
@킬문 ㅎㅎ 고수는 많아여~
그 사람은 전혁진 아닌가...?
@킬문 전혁진 아니고 진혁진여요, 본명은 진영희 인가 그렇고
@칼바위 본명에 가명에?
대간도 몇번 했다고 하고 지맥도 줄줄 꿰차던데.
@캐이 그양반 동생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본명을 들었어요
진혁진님은 집이 일산이라고 했으니 아니겠지요...어제 비 졸라 오는데도 뛰었냐?
@킬문 우리는 비오면 걍 집에 있어요
기상청 구라발에 토욜 오후 조짐
난 술만 퍼먹음
전에는 슈퍼컴퓨터 타령하더니 지금은 인력이 부족하다고...그런 엉터리 예보는 나도 하겠다.
에구!!
홀로 산속으로 들어가는 모습보노라니
괜히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ㅋ
산딸기도 많고 좋았는데...
밥 먹기도 좋고 보기도 괜찮습니다...^^
@킬문 그거 동두천시에서 코리아트레일 때문에 만든거라고 하네요
음~~그렇겠네요. 밥 먹기 좋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