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참석이냐?
장례식 조문이냐?
기로에 섰다.
기쁨을 나누는
결혼식 참석 보다는
위로가 필요한
장례식 조문을 과감히 선택했다.
부산 동래까지 가야하는
대장정이라
작전을
전격적으로 변경
먼저
오전 9시 출발하여
부모님 계시는
양산 석계
천주교 공원 묘지로 향했다.
일찍 서두른 탓에
시속 90km 속도...
스며드는 차창 바람이
신선해서 좋고
마음이 차분해져
더욱 좋다.
2개월만에 찾아뵙는
부모님 생각과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는 차에
맑은 물줄기
양산천따라 5km쯤 지나
어느듯
공원 묘지 입구가 들어선다.
공원내 대규모 공사로
돌아 들어가는
입구를 잘 찾아
부모님 비석 앞에
당도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준비한
소주 한잔 올리고
막상
부모님께 인사를 고하니
목이 메여
눈시울 금새 붉어진다.
어렵고 힘들고
외로울때마다 찾아뵈서
너무나
죄스럽고 죄스럽고
생전(生前) 전화 한통이
효도 이였는데...
그 후회는
평생 지울 수가 없었다.
떨어지는 빗방울과
침묵의 시간은
싸늘한 냉정함으로
받아들여지고
무거운 발걸음은
또 다시
깊은 인연으로
많이 응원을 해주신
친구 부모님들과
신부(神父)님들께
차례로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42년 동안
함께 해온 지기(知己)
경보(瓊寶)의 모친께도
인사를 올렸다.
이 경보(瓊寶) 친구는
이상하리 만큼
나와 비슷하다.
첫째는
많은 형제중 경보(瓊寶)는 막내,
나는 여섯째에 해당되고
신체 구조와
불같은 성정 또한 거의 같으며
생시(生時)만
2시간 정도 차이 날 뿐
생일(生日)이 똑같고,
생일이 똑같다 보니
요리와 손재주가 뛰어나다.
둘째는
집안 내력도 비슷하여
부친의 기일(忌日)도 거의 같다.
셋째는
똑같은 상업고등학교
똑같은 금융기관
똑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였으며
넷째는
모친 연배와 모친 성씨와
모친 종교가 동일하고
묘지 또한
동일한 곳에 계신다.
이쯤되면
보통 인연은 아닐진데...
그러다 보니,
교복 입던 고교시절 부터
지금까지
추억도 참 많다.
조만간
밥 먹자 했는데...
ㅋ...
각설하고,
인사 다 드린 후
양산 상북면 마을로 내려와
가성비 높은
돼지국밥으로 허기 채우고는
화장(化粧)과 매무새를
맵시있게 다시 고쳐
차분한 마음으로
예정된 장례식장을 향하여
기수를 돌렸다.
그런데,
부산 동래 들어서는
시내 중심 도로는
꼼짝하지 않는
방대한 주차장 이었다.
캬악...
휴...
몇 미터 못가서
가다 서다 가다 서다...
어찌 어찌
겨우 겨우...
기절 직전
장례식장에 주차!
엄숙한 조문(弔問)과
충분한 위로를 전달하고
곧바로
원더풀 사천(泗川)으로...
이제는,
낙동강 벨트로 빠져나가는
마지막 관문(關門)인
만가지 변덕을 부리는
만덕 터널인가?
적지 않은 비는 내리고
병목 현상까지 겹쳐...
마치,
시골 농촌 쥐가
대도시에 오면 멍해지는 듯
숨이
콱콱 막힌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드디어,
고속도로 진입!
휴...
역시,
내 고향
대도시 부산을
별리(別離) 하여
타향살이는
연명(延命)으로 이어져
나의 사주(四柱)대로
결대로 잘 살고 있다는 것!
오랜만에
고향 나들이는
할 일을
다 한 것 같아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다.
오늘도 나이스하게...
경보(瓊寶)와
율천(律天)에게도 행운을...
甲辰年
六月 第十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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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瓊寶)와 율천(律天)...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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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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