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주일) 사순절 두 번째 주일 음악묵상 에드워드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십자가 고난을 받으시면서까지 우리에게 주시려고 하신 것은?(1)
방주에서 나온 노아는 농부가 되어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그에게는 셈과 함과 야벳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평화롭던 어느 날 포도주를 마시고 거나하게 취한 노아가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이 그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가 다른 형제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러자 셈과 야벳은 옷을 어깨에 걸치고 뒷걸음으로 노아에게 다가가 하체를 덮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민망함을 보지 않으려고 얼굴을 다른 쪽으로 돌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술이 깬 노아는 이 사실을 알고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함의 후손은 저주를 받아 자기 형제의 천한 종이 되리라.” 실수한 아버지의 수치를 가려주기보다 오히려 전하고 알린 것에 대한 벌이었습니다.
이렇게 저주받은 함의 자손 중에 니므롯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그가 어마어마하게 힘이 센 사냥꾼으로, 세상에 첫 용사 혹은 첫 정복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부족과 씨족의 공동체 사회였는데 니므롯은 막강한 힘과 뛰어난 통치력으로 주변을 점령하여 인류 최초의 국가를 세운 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왕국이 점차 커지고 번창해지자 권력을 휘두르며 여호와께 무례를 범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까지 닿는 높은 탑을 쌓아 하나님께 대적하려고 했으니까요. 바벨탑입니다. 이는 백성을 강제로 노역시켜 자신의 통치하에 두려는 정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호와께서 사람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백성을 사방팔방 흩어 놓으심으로 니므롯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로 인해 이 땅의 언어가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졌습니다. 결국 니므롯은 여호와께 받은 은혜와 복을 잘못 사용한 대표적 인물로 낙인찍혔습니다.
이렇듯 오만불손한 니므롯이 등장하는 음악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 1857~1934)의 <수수께끼 변주곡>입니다. 이 작품은 14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에 ‘니므롯’이라는 부제의 곡이 있습니다. 이 점이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가장 절친한 친구에게 헌정하는 곡인데 니므롯이라니요? 그야말로 수수께끼입니다. 이것은 주일학교 시절의 궁금증과 결을 같이합닏나. ‘아니,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야 못박히셔야만 나를 구원하실 수 있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십자가의 고난과 구원, 절친한 친구에게 복을 빌어주는데 하필이면 실패자 니므롯? 이 상관관계의 수수께끼는 다음 묵상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다음이야기는 3월 30일 음악묵상으로 이어집니다.
에드워드 엘가 <수수께끼변주곡>
유튜브 듣기, https://youtube.com/watch?v=-miaciICd4Q&si=X4CCEi6lUXSajz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