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쪽갈비.
역시 고기는 불맛입니다.
숯불에 구웠으면 기절초풍하는 맛일텐데요.
닭봉카레조림.
취향은 봉보다 윙입니다.
김장배추 수확(11.25.)
올해는 얼떨결에 배추가 잘 됐습니다.
이런 놈들로 50여 포기를 담궜는데
제 전용인 명태김치가 공간부족으로 떠돌다가 폭발 일보직전에
HQ께서 사진 속의 놈을 하나 장만해 준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회생했습니다.
요기에는 나름 귀할 수도 있는 여러가지 음식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징그러운 할마시들을 초청해서 조촐한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메뉴는 낙지전복삼계탕으로요.
우선
감태나무와 토종가시오가피나무를 넣고 두 시간 가량 진액을 우려냅니다.
마음 같아서는 참옻뿌리 몇 조각을 넣으면 좋겠고만
할마시들이 치료비 청구할까 봐 포기했습니다.
껍질째 말려 탈피한 은행.
은행을 딱딱한 껍질째 달그락 소리가 날 때까지 4~5개월 널어 놨다가
까서 페트병에 담아 상온에 두고
은행밥, 삼계탕, 탕 등에 사용합니다.
세계적인 의사들이 은행을 많이 즐긴다고 하니
그만큼 효능이 대단한 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국내산 생물 선어낙지.
뻘에서 잡는 산낙지가 아니고
안강망그물에 걸리는 낙지로 마리당 4~500g 나가는 놈입니다.
위의 놈들도 여섯 마리에 2.7kg이니 마리당 450g으로
보기에는 허연 게 볼품 없지만 맛으로는 낙지계의 최고봉입니다.
밀가루를 뿌리고 팍팍 주물러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실한 만큼 맛도 좋습니다.
데친 놈들은 미리 준비한 얼음물에 넣어 탱탱함을 유지시킵니다.
삶는 물에 식초, 설탕을 각 한 숫갈씩 넣어주는데
팔팔 끓는 물에 넣자마자 불은 끄고
취향에 따라 5~10분 가량 뜸을 들입니다.
물의 양에 따라 뜸 들이는 차이도 있으며
바로 숙회로 즐길 놈들은 8~10분 후에 꺼내면 됩니다.
오징어, 문어와 달리 낙지데침은
투입과 동시에 바로 불은 꺼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저는 3분 후에 꺼냈습니다.
그리고
미리 우려 낸 감태나무+토종가시오가피물에
병아리를 넣고 약 60분 정도 삶아줍니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은은하게요.
압력솥에 하면 시간은 단축되지만
고기맛이 퍼진 맛이라 그냥 솥을 사용합니다.
김장 겉절이와 2년 묵은 갓김치.
반찬은 딱 두 가지입니다.
올해 역시 민물새우를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며
2년 묵은 갓김치는 깊은 맛을 더해 줍니다.
낙지 용 초간장 소스와 후추를 넣고 빻은 천일염.
뚝배기로 옮겨서 팔팔 끓을 때까지 뚝배기를 달궈줍니다.
낙지는 한 김 식은 후에 넣어 주고요.
살이 많아 먹을만 합니다.
이런 낙지를 먹어야 어디 가서 낙지 먹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닭모가지에 손이 갑니다.
돼지발가락과 겉절이.
할마시들 다 간 후에 입가심으로 긴장을 풀어줍니다.
다음날 아침.
남은 닭국물을 팔팔 끓여 국밥으로 맞이합니다.
감태나무의 부드러운 맛과
오가피의 맛이 어우러져 정말 형용할 수 없는 맛입니다.
전 날 할마시들도 이 국물맛에 말을 잊지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녁에
남은 낙지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숙회로
끓는 닭국물에 10초 이내로 데쳤습니다.
역시 낙지는 숙회입니다.
마지막 두 마리는 볶음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낙지볶음 비빔밥.
볶음에다 고추씨기름을 듬뿍 넣었더니
그 맛이 아주 강렬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켑사이신, 색소가 들어간 시중의 놈들과는
차원이 다른 비교를 거부하는 맛입니다.
이렇게 이틀 간
낙지 52, 전복 40, 병아리 15천원
합 107천원으로 푸짐한 날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