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漢字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분 이라면 孝와 老(늙을 로).考(상고할 고)의 모양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漢字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甲骨文을 보면 老는 꼬부랑 할아버지가 백발을 늘어뜨린 채 지팡이를 짚고 가는 모습임을 얼른 알 수 있다. 초초(憔憔. 꽤재재)한 모습에 애초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그래서 老의 뜻은'늙은이'또는'늙다'가 된다. 지금의 老 字에서 전혀 그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없는 것은 漢字가 그만큼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孝는 老에서 지팡이(匕)가 없어진 대신 아들(子)이 있는 形像이다.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걷고 있는 늙은이(父母)를 아들이 대신 부축하여 걷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따라서 孝는 아들이 부모를 잘 모시는 것을 뜻한다.
考는 老와 쌍둥이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즉,늙은이가 지팡이만 좀 다른 것을 짚고있을 뿐이다. 따라서 考 역시'늙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늙으면 누구나 죽는다.그래서 考는'죽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특히 부모가 돌아가시면 아버지를 考 또는 顯考,先考라고 했으며,어머니를'비'또는'顯비', 先비 라고 했다.祭祀를 지낼 때,紙榜에서 그런 表現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여자보다는 남자가 대개 먼저 죽는다.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자식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는가.그는 자나깨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뿐이다. 그래서 考는 '생각하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考察.考究.思考.深思熟考가 있다. 道는 걷는 동작을 뜻하는'책받침변'과 首의 결합이다.곧, 머리를 들고 당당하게 걷는다는 뜻으로 고갯길이나 山길을 그렇게 걷기는 어렵고 곧게 뻗은 평단한 길에서나 가능할 것이다.그래서 道는 '곧은 길,이 되었다. 그런데 사람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길로 들어서야 한다.다시 말해 그 누구도 길을 通하지 않고는 목적지에 이를 수가 없다. 이처럼 길은,누구나 걸어야 하는 것 처럼 누구나 行하여야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도 일종의 道이다.그래서 道는 道理라는 뜻도 가지게 됐다. 孝道는 자식이 부모에게 行하는 道理다.마치 老人을 부축 하듯이 정성(精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부축은 커녕 外面해 버리는 작금의 세태(世態)다. 자식도(젊은이도)늙으면 老人이 될 것인데도 말이다.
(나도 어느새 늙어 이런 글을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