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6월4일 화요일오후1시20분 지금 물금, 더넓은 황산공원에서 지붕이 있어 그늘이 만들어진 평상에 앉아있다. 하늘은 맑고 하얀 그름은 동화책 속 그림처럼 파아란 하늘에 떠 있다. 더울 것 같은데 맑은 바람이 강약을 조절하며 내 몸 주위를 맴돌듯 하다. 가까이 닿을 듯한 산은 풍성한 푸르름으로 자태를 하늘로 몸을 높이고 있다. 주위는 조용하고 새 소리만이 아주 가끔 조용함을 깨운다. 평온하다. 가슴으로 전해지는 진한 여운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아침에 일어날 때만해도 몸도 마음도 그냥 찌뿌듯 하기만 했다. 그래 오늘 하루는 집에서 빈둥거리자 라고 생각 했지만 잠시 누워 있었는데 습관이 발동을 건다. 나가야 되겠구나. 생각없이 집을 나서는데 문득 며칠째 꾹 눌러둔 차가 생각난다. 그래 차도 바람을 쐬위야 되겠지. 무작정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 이쪽저쪽 생각을 굴려보다가 양산 물금 쪽으로 향했다. 자주 다녔던 곳이지만 오랫만에 가는 행선지다. 차를 공원 주차장에 세워두고 잘 조성된 넓은 공원의 산책 길을 걷는다. 산을 오르는 것과 달리 평지를 걷고 있으면 허리를 통해 다리까지 전해지는 통증이 참기 어렵다. 협착이 주는 고통이다. 허리 운동을 해가면서 쉬엄쉬엄 걷는다. 그래도 쉼을 포함해서 두시간 반 정도를 걸었다. 12시가 조금 넘어 물금역 앞, 몇년 전 쯤에 몇 번 가보았던 돼지 감자탕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공원으로 돌아와 들고온 커피를 마시고 이렇게 앉아 있는 것이다. 벌써 2시다. 시원한 풍경도 아깝고 부드러운 바람, 향긋한 풀내음을 두고 가다니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마냥 앉아 있을 수는없다. 일어서야지. 인생은 아쉬움의 연속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지나고 나면 아쉬움만 남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