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브런치 카페가 하나 있었다. 아담한 크기에 인테리어도 괜찮아 보이는 곳이었다. 샌드위치 같은 베이커리 종류도 많고 음료도 다양했다. 입소문이 났는지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풍경이 주는 느낌과 달리 카페 사장의 손님 응대는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사장 혼자서 주문부터 음식 조리, 서빙까지 하느라 그렇겠거니 이해한다고 해도 그 선을 넘는 불친절함이었다.
몇 달 뒤 그 카페는 문을 닫았다. 나중에 듣자하니 그 곳으로 채권추심인 같은 이들이 찾아오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제야 카페 사장의 이해할 수 없는 까칠함이 조금은 이해됐다. 경영난에 쫓겨 손님을 제대로 맞이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5~6일 이틀에 걸쳐 '2019∼2022 생명보험 민원건수 분석'과 '2019∼2022 손해보험 민원건수 분석'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도 그 카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보험사별 민원건수 분석 결과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보험회사일수록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원 문제는 회사의 경영철학뿐만 아니라 경영상태와도 맞닿아 있다. 보험 민원은 결국 보험료와 보험금, 즉 돈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보험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상품을 혼동되게 설명하는 '불완전판매' 때문이다. 불완전판매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은 영업을 무리하게 한다는 뜻이고, 회사가 무리한 영업을 용인하는 이유는 당장의 현금 흐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꾸준히 들어와야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문제가 되더라도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