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을 이르는 말‘이라고 어학사전에 나와 있는데
《위키백과》에는 ’꼰대 또는 꼰데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된 속어이다.
이 말은 서울에서 걸인 등 도시 하층민이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키는 은어로 쓰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주로 남자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또래 집단 내에서 아버지나 교사 등 남자 어른을 가리키는 은어로 썼으며, 이들의 사회 진출과 대중 매체를 통해 속어로 확산되었다. 외국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boomer를 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키백과에서 “꼰대질”은 ‘명사인 꼰대에 '행위'를 뜻하는 접사인 '-질'을 붙여,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 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착오적 설교를 늘어놓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이런 걸 속된 말로 '꼰대질'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꼰대는 꼭 나이가 많아야 하는 건 아니다. 정치성향과 이념성향이 특정한 쪽에만 꼰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하는데 여기 두 꼰대가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가 대통령일 때는 충견(忠犬)처럼 마구잡이로 물어 흔들던 검찰을 퇴임 후에 그 짓 못하게 하려고 '검수완박' 법까지 만들었는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서 서훈 실장까지 구속 영장이 청구되니 이젠 겁이 나나 보지요"라고 했다.
홍 시장은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다. 늘 그 자리에서 권력을 누릴줄 알았나?"라면서 "재임 중 감옥 보낸 보수 우파 인사들 징역을 계산해 보면 수백 년이 넘을 것이다. 그래서 권력은 시간이 지나면 텅 비는 모래시계와 같다고 했다"라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두고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역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이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SNS를 통해 의견을 밝히는데 대해 여권과 대통령실에는 방향 제시, 일부 시민들에게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고차원적인 정치행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노컷뉴스. 대구CBS 이규현 기자
꼰대의 어원은 대략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번데기의 영남 방언인 ‘꼰데기’가 어원이라는 것입니다.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란 뜻에서 꼰데기라고 부르다가 꼰대가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둘째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됐다는 설입니다. 프랑스어로 백작을 지칭하는 말인 콩테(Comte)의 일본식 발음이 ‘콘데’로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파는 일제에게 ‘백작’이라는 작위를 받고 자신을 ‘콘테’라고 잘난 척하며 자랑스럽게 부르는 것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어원이야 어쨌든 꼰대의 뜻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혹은 '나잇값을 못하는 사람'을 비꼬는 단어입니다. 꼰대를 영어로 보면 gonde라고 쓸 수 있습니다. 영어로 gonde가 무슨 뜻인 지 알아보면, 쫌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뜻이 강합니다. 꼰대의 어원을 살펴본 결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용됩니다.
나는 젊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대화할 때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 말이 안 통하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는 사람들은 보통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이런 사람들에게 ‘꼰대’라는 호칭을 부여합니다.
<언제부터인가 학생들이 혹시 나를 ‘꼰대’로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학생들이 안타깝고 안쓰러울 때 뭔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직업적 의무감이 발현된다. 꼰대질로 보이지 않으려 최대한 절제해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그렇지만 내가 꼰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권한은 온전히 학생에게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 반항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꼰대여서 느끼는 자격지심일 수 있다. “그래서, 꼰대가 뭐가 나쁜데.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데. 내 진심을 몰라주는 너희가 오히려 꼴통이라고 생각하련다.”
꼰대의 특징을 찾아보면 ‘자기 생각에 대한 강한 확신’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 ‘반지성주의와 흑백논리’ 등이 나온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학교와 직장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꼰대질이기도 하지만, 우리 정치에서는 오랫동안 흔히 나타나는 일상의 모습이다.
학교와 직장의 꼰대는 나이 든 사람 혹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지만, 정치에서는 우리가 모두 꼰대질을 하고 있다. 내가 그리고 우리 진영이 옳고 선한 세력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 상대 진영이 왜 그런 생각과 주장을 하는지 알려 하지 않는다. 양 진영을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은 비겁하고 기회주의적 행태다.
인간의 본능, 디지털 기술, 정치문화 이 세 가지가 우리 사회에 정치적 꼰대를 양산하고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성향을 갖고 있다.
어떤 사안을 판단할 때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만을 들이려고 한다. 이런저런 정보를 찾고 나와 다른 의견을 듣고 고민하는 수고를 감내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제한된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쉽고 빠르게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논리와 이성이 아닌 편견과 고정관념이 우리 사고를 지배한다.
디지털 기술의 알고리즘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내 관심사와 성향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 내 유튜브 화면에 대통령실과 MBC 간 갈등에 관한 영상이 여러 편 올라와 있다. 내가 평소 정치 관련 영상을 자주 시청하기 때문이다. 내 판단을 바꿀만한 영상은 없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미 내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인지적 구두쇠가 되지 않으려 더 많은 정보를 얻는 수고를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편협한 사고에 빠진다. 실제 많은 연구가 정치 관련 정보를 많이 습득할수록 극단적인 정치 태도를 보일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정보를 많이 가질수록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성적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 관련 뉴스를 보지 말아야 할 상황이 되었다.
농경문화의 전통을 가진 한국 사회는 강한 집단의식을 형성한다. ‘나’보다는 ‘우리’가 더 중요하다. 오랜 군사정권을 겪으면서 획일화된 집단의식은 더 견고하게 뿌리 내렸다. 군사문화는 흑백논리를 확산시켰다. 세상은 나와 생각과 이익을 같이하는 아군과 나를 반대하는 적군으로 구성된다. 갈등을 조정하고자 하면 양쪽으로부터 기회주의자로 배척된다.
애국심이 강할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할수록 반대 세력과의 타협은 용납할 수 없다. 타협은 곧 국가에 대한 배신이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다. 베풀 수 있는 최대의 아량은 진실을 외면하는 반지성주의자들을 계몽하고 복종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탈진실(post truth)의 시대를 살고 있다. 가짜 뉴스가 흘러넘친다. 그렇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보고 믿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생각은 거짓이고 이를 주장하는 자들은 악의 무리다.
그렇지만 탈진실이란 용어가 일상화된 이면에는 불확실성과 불예측성이라는 4차 산업혁명 사회의 특성이 있다. 현재 우리가 가진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숱하게 발생한다. 세상은 더 복잡해지고 미래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니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도 예전과 다르다.
나의 진심 어린 충고가 학생들에게는 얼마든지 꼰대질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들과 나는 가치와 규범이 형성된 시대가 다른 동시대의 비(非)동시대인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다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꼰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국민일보. 윤성이(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정치인 중에 ‘꼰대’에서 벗어날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어디 정치인뿐이겠습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 눈으로 본다면 어디나 다 ‘꼰대’가 넘칠 겁니다.
저는 ‘라떼’를 주로 마십니다. 제가 나이 먹었다고 남들이 저를 ‘꼰대’라고 쉽게 말하지는 않지만 알아서 라떼를 마십니다. 그렇다고 제가 ‘나 때는 말이야’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늘 다른 사람들에게 ‘꼰대’소리를 들을까봐 조심하고 있습니다. 가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데 뭐 잘 났다고 남 앞에서 폼을 잡겠습니까?
스스로 제 분수를 안다면 꼰대 소리를 듣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