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오른 지난해 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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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634
천자문223
동봉
0805맞을 적適Adequate
0806입 구口Mouth
0807채울 충充Fill up
0808창자 장腸Bowels
시커우총창适口充肠shikouchongchang
(정성들여 만든음식 맛있게드니)
-입에맞아 허기진배 채우면됐지-
0805맞을 적適
맞을 적/ 맞갖을 적適 자는
책받침辶 부수에 꼴소리 문자입니다
쉬엄쉬엄 가다의 뜻을 지닌 책받침辶 부수와
소릿값의 글자 밑동 적啇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맞을 적適은 상대방으로 향해 나아감입니다
몇 개의 길에서 어느 길인가로 나아감입니다
또 상대방을 향함을 적適이라 하고
적중함을 또한 적適이라 합니다
예서 적당하단 뜻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이는 보편적으로 해자解字한 것이고
나의 맞을적/맞갖을 적適자에 대한 풀이는
다소 장황하고 매우 세부적입니다
꽤나 지루하겠지만 한 번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 글자 한 자 속에 담겨있는 의미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데서 놀랄 것입니다
우선 뜻을 지닌 부수 책받침辶을 빼고 나면
밑둥 적啇이 남는데 이는 장사 상商 자지요
장사 상商과 밑둥 적啇은 속이 약간 다릅니다
적啇은 육경십구六冂十口의 조합이고
상商은 육경팔구六冂八口의 조합으로서
열 십十 자와 여덟 팔八자가 대조를 이룹니다
중국인들은 10이라는 만수滿數보다는
번짐의 뜻인 八8의 숫자를 좋아하다 보니까
예전에는 적啇을 장사 상 자로 쓰다가
어느새에 이 장사 상商 자로 바꾼 것입니다
여덟 팔八 자와 필 발癶 자는 같은 형태로
양쪽으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번져나갑니다
그러니까 당대에는 옆으로 번지고
세대가 내려갈수록 기하학丿, 乁적으로
옆으로 대각선으로 아래로 번져가는 것입니다
아라비아 숫자 8을 옆으로 뉘이면
제한이 없다는 이른바 무제한∞이 됩니다
무제한이란 뫼비우스의 띠에서 나온 것이지만
끝없이 이어짐을 표기 하나로 상징하고 있지요
중국인들이 여덟 팔八 자든 8자든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확실합니다
장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으로 사방으로만 번질 게 아니라
위아래로도 끝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곧 여섯 륙六 자의 방위개념입니다
가까운 곳은 물론 멀리冂까지 미쳐야 하지요
이는 다름아닌 거리의 무제한입니다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입니다
멀 경冂 자에는 우주宀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가까이邇는 멀리冂를 포함하지 못하지만
멀리는 가까이를 넉넉히 품을 수 있습니다
가까이邇의 이爾는 속이 복잡하게 차 있지만
멀리冂는 보시다시피 안이 텅 비었으므로
언제든 어디서든 가까이를 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사를 잘하려면 비워冂야 합니다
이 비움 속을 꽉 채우는 열 십十 자보다
20%를 비우는 여덟 팔八 자가 제격입니다
창고 안에 물품口이 가득十 차 있는 것보다
물품口이 팔할八 정도만 차 있는 게 좋습니다
컴퓨터 디스크도 80%이상 차버리면
구동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로컬 디스크든 외장하드든 비어있어야 하지요
최소한 80% 이하로 디스크가 비어 있을 때
컴퓨터를 구동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꽉 찬 수 열十보다는
약간 모자란 수 여덟八이 훨씬 좋습니다
팔八8자를 좋아함은 중국인만이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물리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 구口 자는
이 적適자 다음에 나오는 까닭에 생략합니다
맞을 적適 자에는 책받침辶이 있습니다
이 책받침은 본디 쉬엄쉬엄 갈 착辶자입니다
시 착辶의 본자는 이렇게 생긴 착辵 자입니다
입 구口 자를 얹은 발 족足 자와 다른데
발은 인체의 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이 신체의 한 부분 발足이 움직이는 모습이
바로 쉬엄쉬엄 갈 착辵 자입니다
만일 착辵 자의 위에 얹힌 터럭 삼彡 자가
달리는 앞쪽彡이 아니라 뒤쪽으로 흩날린다면
'쉬엄쉬엄(천천히) 가다'의 뜻이 아니라
'빠르게 달리다'의 뜻으로 풀이될 것입니다
마땅하다 알맞다 맞다 맞갖다의 뜻은
속도의 빠름이 아니라 상황에 알맞음입니다
그런데 움직씨의 본모습 '맞갖다'가 뭐냐고요
맞갖다는 마음이나 입맛에 꼭 맞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뒤이어 입맛口이 나오기에 '맞을 적' 보다
'맞갖을 적'으로 풀이하는 게 좋습니다
맞갖을 적適 자에 담긴 뜻으로는
1. 맞다, 마땅하다
2. 가다, 시집가다
3. 즐기다
4. 꾸짖다
5. 전일하다
6. 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7. 큰마누라
8. 맏아들
8. 흘러 떨어지는 액체 방울의 수효를 세는 말
9. '마침' 등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이 맞을 적適과 관련된 글자로는
适 : 빠를 괄/맞을 적의 간체자
摘 : 딸 적
敵 : 대적할 적/다할 활
滴 : 물방울 적 자 등이 있습니다
0806입 구口
입 구口 자는 그 자체로 부수며
입 모양을 본뜬 그림象形 문자입니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입 구口 자는 반드시 입의 뜻만은 아닙니다
물건 품品 자와 함께할 경우 물품을 나타내거나
각각 각各 자처럼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며
돌석石 자처럼 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입 구口 자에 담긴 뜻으로는
1. 입
2. 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3. 인구
4. 주둥이, 부리, 아가리
5. 입구, 항구, 관문 따위
6. 구멍, 구멍이 난 곳
7. 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8. 말하다, 입 밖에 내다 등이 있습니다
또는 어떤 이름씨 뒤에 붙어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을 뜻하기도 하고
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그런 말이기도 합니다
출구出口 입구入口를 비롯하여
출입구出入口 비상구非常口가 있는가 하면
개구멍 토끼굴도 다 입 구口 자로 표기합니다
여기 입 구口 자와 관련된 글자로는
咡 : 입 이 자를 비롯하여
吻 : 입술 문
叭 : 입 벌릴 팔
哆 : 입 딱 벌릴 치/입술 처질 차
嗑 : 입 다물 합/말이 많을 갑
噤 : 입 다물 금
凵 : 입 벌릴 감
㚗 : 큰 입 자/헌걸찰 사
喎 : 입 비뚤어질 와/입 비뚤어질 괘
呙 : 입 비뚤어질 와/입 비뚤어질 괘
另 : 입 비뚤어질 괘/헤어질 령
啃 : 입 다시는 소리 습/물 간
䙹 : 입을 벌린 모양 이
㗼 : 입 놀리는 모양 업
㖟 : 입으로 전수할 수
哚 : 입 움직이는 모양 타
口 : 입 구
吅 : 시끄러울 훤
品 : 물건 품
㗊 : 뭇입 집 자 등 100여 자가 넘습니다
0807채울 충充
채울 충充 자는
어진 사람인 발儿의 뜻모음 문자입니다
사람 다리 모양의 어진 사람 인 발儿 부수와
기를 육育 자 생략형의 합자입니다
본뜻은 사람이 성장하여 점점 커짐인데
나중에는 성장의 뜻에 다른 그림씨를 더해
가득 차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채울 충充 자에 담긴 뜻은
1. 채우다, 갖추다
2. 가득하다, 차다, 완전하다
3. 번거롭다
4. 기르다, 살이 찌다
5. 막다, 가리다, 덮다
6. 두다
7. 담당하다, 대용하다
8. 끝나다, 끝내다 따위입니다
채울 충充 자와 관련된 글자로는
塡 : 메울 전, 진정할 진
滿 : 찰 만
盈 : 찰 영
統 : 거느릴 통
銃 : 총 총 자 등이 있습니다
채울 충充 자에서 보듯
채움이란 비어있는 공간을 채움이고
못다 한 시간을 채움입니다
이를테면 보살행의 덕목이 육바라밀인데
비록 나눔布施을 실천한다 하더라도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가 없다면
온전한 나눔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나눔이 아니라 그냥 버림입니다
나눔으로부터 선정까지
다섯 바라밀을 실천하더라도 지혜가 없다면
역시 앞의 다섯 가지가 온전하지 못합니다
여섯 가지 바라밀 가운데 어느 것이든
하나든 둘이든 셋이든 넷이든 다섯이든
여섯 가지가 완벽하지 못한다면
여섯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에
어느 기둥이, 기둥들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채울 충充 자가 육云과 사람儿의 합자라면
생략된 기를 육云은 누구를 기름일까요
어진 사람儿을 기름입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어진 사람을 기름이기도 하지만
어리석은 이를 어진 사람儿으로 기름입니다
0808창자 장腸
창자 장腸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창자 장膓 자와 같은 자입니다
살이나 몸의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과
소릿값을 지닌 볕 양昜 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장腸에는 또 다른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라면 어떤 것들일까요
첫째, 장腸은 우리가 '밸' 이라고도 하는데
'밸이 꼬이다'할 때의 그 '밸'입니다
그러나 밸은 '배알'의 준말이지요
배알은 창자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제 마음이며
속마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비록 비속어이기는 하지만 배알이란
큰창자와 작은창자를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둘째, 장腸은 마음이며 충심衷心입니다
충衷은 속마음 충 자인데
뜻을 나타내는 옷 의衤부수와
소릿값을 지닌 '속의 뜻' 가운데 중中자가
서로 만나 옷 속에 숨겨진 어떤 것
즉 겉으로 드러난 마음이 아니라
마음속 저 깊은 데서 우러나는 참마음입니다
다시 말하건대 이 충심充心에는
속마음, 참마음, 속옷, 정성, 중앙, 가운데
착하다, 정성스럽다, 적합하다, 알맞다
타협하다, 치우침 없이 바르다, 속에 입다
감추다, 텅 비다 따위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셋째, 자세하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장腸은 소화기 계통의 한 부분으로
음식물의 소화, 흡수, 배설작용입니다
사람을 비롯하여 포유류, 조류는
위胃의 유문幽門 아래로부터
꼬불꼬불 돌아 항문에 도달합니다
위胃에서 시작된 소화가 장에서도 진행되며
양분養分이 흡수되고 있습니다
다들 소화의 기능을 위胃에서부터라 보는데
소화의 첫째 기능은 입안에서부터입니다
입에서 치아로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곱게 씹을 때 가장 먼저 함께하는 것이
음식물 소화에 도움을 주는 침Saliva입니다
얼마 전에 얘기했지만 입에 유리구슬을 넣으면
입안에는 절대로 침이 괴지 않습니다
그러나 씹고 소화시킬 음식물이 들어오면
입안에서는 동시에 침이 고입니다
싱크로나이즈드Synchronized라는 말은
수영의 용어지만 소화기의 용어이기도 합니다
완벽하게 동시적同時的으로 이루어지는
입속의 침과 음식물의 조화는 신비 자체입니다
입에서 씹으며 1차로 소화된 음식물이
후두를 통해 위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2차 소화가 이루어집니다
따지고보면 위는 3차 소화기에 해당하지요
넷째, 장액의 많은 분비선分泌腺을 비롯하여
흡수에 필요한 융모絨毛가 있습니다
하등 동물은 위와 장의 구별이 없는데
사람은 대장, 소장은 같지 않고 조금 다릅니다
아무튼 이들 모든 소화기消化器를 통틀어
장관腸管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창자 장腸 자와 관련된 글자로는
膓 : 창자 장 외에
肠 : 창자 장의 간체자가 있고
腔 : 속 빌 강/양고기 포 공 자가 있으며
場 : 마당 장
揚 : 날릴 양
易 : 바꿀 역/쉬울 이
暢 : 화창할 창
楊 : 버들 양
湯 : 끓일 탕/물이 세차게 흐를 상/해돋이 양
陽 : 볕 양 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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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년 개천절開天節입니다
오늘은 하늘이 열린 날입니다
기상대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엄청난 호우가 내린다 예보했는데
새벽 4시 반부터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가을비는 멍석도 적시지 못한다는 옛말이
기상대 예보보다 더 맞기만을 기다립니다
부디 아무런 피해가 없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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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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