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가지 열수송배관 안전한가?
지난 17일 오후에 대천을 걷던 주민이 흙탕물이 흐른다고 연락이 와서 가보니 좌3동 장산탕 맞은편에서 흙탕물이 나오는데 따뜻한 김이 나왔다. 흙탕물에 손을 대보니 온수 같이 따뜻해 구청에 신고했다. 얼마 후 구청 담당자로부터 인근 양운초 부근에서 열수송배관(온수관)이 고장이 나서 따뜻한 물이 분출되었고 그 물이 우수관을 거쳐 대천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해운대 신시가지 집단에너지 열수송배관은 매설 길이만 74.5㎞로 해운대에서 경주까지 거리이다. 서울지역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아 배관 내 압력은 2분의 1, 배관 크기는 4분의 1 수준으로 대형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다만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 위험에 노출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열수송배관 보수 횟수는 매년 늘어나 2014년 5건, 2015년 7건, 2016년 13건을 기록한 후, 2017년 10건, 2018년 11건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환경공단 에너지사업단에 이번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묻자 “열수송배관 전체가 많이 노후화된 실정이다. 공단에서 시설을 인수한 이후(2017.7) 정밀진단 용역을 실시했고 이에 따라 보수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노후배관을 교체하고 취약구간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부산시와 협의하여 구간별 보수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 한꺼번에 배관을 전부 바꿀 수는 없지만 혹시 고장이 날 것에 대비해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지속적인 시설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열수송배관 공사 현장
부산시는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을 관리하는 부산환경공단과 함께 20년이 지난 매설 관로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또한 ‘해운대 열수송배관 기본·정밀진단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까지 종합보수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해운대구 중동 일원에 부설된 온천수 관로를 내년 상반기까지 점검한다. 온천수 배관은 이온 성분을 함유한 온천수가 흐르면서 생활용수 배관보다 부식이 빨라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2월 경기 고양시에서는 노후 온수관이 터져 뜨거운 물이 도로를 덮치면서 행인 등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 사고가 난 열수송배관 역시 30년 가까이 된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긴 뒤 내부의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운대 지역 배관은 잘 관리되고 있다지만 주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아직도 제대로 된 보수계획조차 수립되어 있지 않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문의 : 부산환경공단해운대사업소 051-701-8380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