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연서시장 [신미나]
눈 오는데 목욕하고 팥죽이나 먹으러 갈까
고사머리, 양지, 사태, 홍어삼합, 서비스로 줘도 못 먹는 홍어애 코다리찜, 채반
에 건져 놓은 소면에 김이 풍풍 솟고
모듬전, 빈대떡, 순대 국밥 지나 팔뚝 김밥집에 시금치, 계란, 단무지가 제사 음
식 쌓듯이 수북하니
현정이네, 도연네, 연신네, 진주네, 그냥 지나치면 정말로 섭섭한 섭섭
이네 까지 한 바퀴 돌고 나와도 스치지 않는 눈 맞으며 이 눈은 방앗간 시루에 쏟
아지던 쌀가루 같다 생각하며
연서涎曙라니, 딸 이름으로 연서는 어떤가 둘째는 설리雪里도 좋겠네 아무려나
목욕 바구니 끼고 갔다 오는
- 시로여는 세상 2015 여름호
* 천안의 입장은 포도로 유명한 곳이다.
길가에 포도밭을 일구고 포도의 계절이 오면 눈으로 들고 달달한 맛으로 호객행위가 필요없는 동네다.
병권네, 지민이네,지연네,준희네, 재우네, 준수네 등등 아들 딸 이름으로 포도를 팔고 있다.
이름 보고 저 집 포도가 맛있을 거야, 하고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지나갈 적마다 아, 저 집 이름이 재우네 였지. 세뇌를 당하며 언젠가는 재우네를 가봐야지 생각을 해본다.
연서시장에서 장사하는 현정이네도 섭섭이네도 그런 세뇌(?)를 겨냥해 간단 명료한 이름을 지었을 게다.
다정한 아들 딸 이름으로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니 이 얼마나 다정한가.
첫댓글 아무래도
자식의 이름을 걸고하는 가게는
뭔지 모르게 친근감이 가고
믿음이 갑니다.
ㅎㅎ 맞아요. 자기가 아는 이름이거나 하면 더 반갑겠죠.^^*
연신내에서 누군가를 기다린 기억이 있네요. 아마도 부쩍대고 사람이 많았던 그곳, 누구네 놀러가야지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요
흠, 누구를 그렇게 기다렸을까요.
부쩍대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