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국옹을 위한 조공 소설 한 편. <광장>

<DIV>    내가 생각하는 대학서열은? : 서성한시     "당신은 법학과까지 들어간 지식인입니다. 성대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한양의 반란을 맞이해서 위기에 처한 성대를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고려대"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성대의 품으로 돌아와서 성대를 재건하는 일꾼이 돼 주십시오. 낯선 대학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드렀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성대에 남는 경우에, 개인적인 조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중립국옹은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한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했다.   "닥치고 고려대"   설득자는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훌리들을 돌아보았다. 훌리들은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하고 웃었다.   나오는 문 앞에서 자기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이름을 적고 천막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치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거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는다. 고려대. 서울대 빼고 나를 깔 수 있는 훌리들이 없는 대학. 하루종일 거리를 싸다닌대도 어깨 한 번 치는 사람이 없는 거리.</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