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의 꿈과 좌절
2006년 한 해가 속절없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야구대표팀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수치스런 성적을 남겨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 그 결과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 듯’ 그 참사를 거울삼아 야구인들이 뼈를 깎는 자성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겠지요. ‘아픈만큼 더욱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이제 한국야구는 초심으로 돌아가야합니다. 다시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부흥이라는 명제를 앞에 놓고보면 이른바 해외파들의 거취에 눈길이 갑니다. 2004년에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인 조진호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철수, SK 와이번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가 병역비리에 연루 돼 끝내 제 뜻을 시러 펴지 못하고 무대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만, 올해는 봉중근(26. 전 신시내티 레즈)이 귀국, LG 트윈스에서 새 꿈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박찬호(33)는 한국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박찬호와 김선우(29) 등 아직도 정처(定處) 없이 ‘길 위에 서 있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맏형격인 박찬호야 어차피 미국땅에서 더 뛰겠지만, 김선우의 처지는 좀 다릅니다. 주위의 전언에 따르면 자신의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굳이 마이너리그 구단을 찾자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제 2의 야구인생 설계를 위해 한국으로의 귀환도 적극 검토해야하는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김선우는 올해로 미국 땅을 밟은 지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그처럼 여러 구단을 전전한 선수도 드뭅니다. 보스턴 레드삭스(2001년)→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내셔널스 전신)→콜로라도 로키스→신시내티 레즈에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며 고생한 선수가 바로 김선우입니다.
김선우는 LG 돔구장 개막전 선발투수로 뛰고 싶어했다
1994년 휘문고 2학년이었던 김선우는 이승엽(당시 경북고 3년)과 더불어 그 해 7월19일부터 8월1일까지 캐나다 브랜든시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선수로 나란히 출전,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당연히 LG와 두산 두 팀이 그에게 손길을 뻗쳤습니다. 특히 LG는 유지홍 스카우트가 김선우의 집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공을 들였습니다. 김선우도 당초 LG 입단을 원했으나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쌓기를 바랐던 부친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결국 고려대로 갔습니다.
김선우가 휘문고 졸업반이었던 1995년. 그 해 신인선수 등록 마감일(11월8일) 전날, LG 구단은 당시 어윤태 단장(현 부산 영도구청장)과 유지홍 스카우트가 마지막 담판을 짓기 위해 김선우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어 단장이 김선우의 아버지 김대중 씨와 거실에서 최종 협상을 벌였습니다만, 성사가 안됐지요. 유지홍 스카우트는 김선우, 김선우의 어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협상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나 대학 진학을 원하는 김선우 부친의 뜻을 꺾지 못했습니다.
협상이 결렬된 후에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선우 아버지는 “어 단장, 딸이 있느냐, 있다면 대학 졸업시켜 고졸 아들과 연을 맺을 수 있다면 LG로 보내주겠다”고 말입니다. 불행히도(?)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고 있는 어 단장은 “정말 사위라도 삼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나는데 그럴 수 없으니…”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퇴각하고 말았다는 후문입니다.
뒤에 나온 얘기입니다만, 김선우는 그 이틀 전만하더라도 LG 입단을 원했다고 합니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데다 프로 선수로서 한 번 이름을 날려보겠다는 야망도 가지고 있어서 눈물로 호소도 해보았지만 아버지의 대학 진학 고집을 거역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선우는 유지홍 스카우트에게 “LG 돔구장 개
막전 첫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꿈도 피력했을 정도였습니다. LG가 서울 뚝섬에 돔구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갖고 서울시와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져 있을 무렵이었지요. 그 계획은 결국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김선우, 새 희망의 싹은?
한국 복귀설이 나돌고 있는 김선우의 지명권은 정작 LG가 아니라 두산이 쥐고 있습니다. 1995년에 한국프로야구는 신인 1차지명은 대졸선수로 하고 고교우선지명이라는 제도를 두어 구단별로 연고지 선수 3명씩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년 주사위 굴리기로 서울시 고교선수들의 지명권을 가렸던 두산과 LG는 그 해 먼저 계약한 선수는 손을 대지 않기로 했고, 두산은 박명환을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김선우의 경우 어느 구단도 계약성사를 시키지못해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주사위 굴리기로 결판을 내 두산이 이기는 바람에 지명권을 따낸 것입니다. 그래서, 김선우가 한국으로 온다면 두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두산은 최근 김경문 감독이 김선우의 부친을 만나 두산행을 간곡하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승영 두산 단장은 8일 김선우의 스카우트 움직임과 관련해 “다음주 중에 김선우의 아버지를 만날 예정이다. 김선우는 봉중근보다 나은 선수이다”고 영입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선우는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만, 이미 가정도 꾸리고 있는 처지여서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주목됩니다. 야구인들은 한 지붕 라이벌 구단인 LG와 두산이 메이저리거인 봉중근과 김선우를 내세워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한다면, 침체돼 있는 야구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김선우는 아직도 최고시속 150㎞의 빠른 공을 뿌릴 수 있습니다.
김선우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요.
홍윤표 OSEN 대기자
기자소개 :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일간스포츠>에서 야구담당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일간스포츠>에서 ‘단소리 쓴소리’라는 스포츠 칼럼을 연재했고, 현재는 스포츠연예전문 인터넷 신문인 OSEN에서 야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보는 글을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에 녹여 쓰고 있습니다.
저도 김선우 선수가 봉중근 선수보다 위인지 모르겠습니다. 메이저 경험이 더 많다고는 하나 제대로 선발로 풀시즌 뛰어본 경험도 없고(물론 팀 운 및 감독 운이 유독 안좋았지만;) 예전은 모를까, 공이 너무 가벼워진거 같던데.. 글쎄요.. 비슷하면 비슷했지 봉 선수보다 한수 및 두수위라는 일부 야구팬들 말에는 썩 공감이 가질 않는다는..
첫댓글 지금도 엘지행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도 엘지를 원하는 선수가 있는데.. 이런 선수가 엘지에 오지 못한다니 아쉽군요;
봉중근보다 더 우위에 있는가는 잘 모르겠음...
전 봉중근보다 김선우가 더 위라고 봅니다만...일단 메이저 경험도 많고 봉선수는 부상경력이 좀 거슬리는게 당연하죠. 나이만 좀 어리다 뿐이지...
저도 김선우 선수가 봉중근 선수보다 위인지 모르겠습니다. 메이저 경험이 더 많다고는 하나 제대로 선발로 풀시즌 뛰어본 경험도 없고(물론 팀 운 및 감독 운이 유독 안좋았지만;) 예전은 모를까, 공이 너무 가벼워진거 같던데.. 글쎄요.. 비슷하면 비슷했지 봉 선수보다 한수 및 두수위라는 일부 야구팬들 말에는 썩 공감이 가질 않는다는..
김선우가 봉중근보단 낫죠......ㅋㅋ
그동안 주사위싸움에서 많이이겨왔지만 김동주건이랑 김선우건은 아쉽네요...^^;;;
그래도 부상전엔 김선우보단 훨씬 미래가 있었죠...아직 재기를 완벽히 하진 않으니 지켜봐야겠죠...
엘지사랑 써니 선수!!!ㅋㅋㅋ 두타베어스팬들이 질투할만 하군요!!!ㅋㅋ
김선우선수가 아버지때문에 LG로 못온거였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