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사' 농업으로 건강 회복·사회적 재활한다

[이생기심]

미래형 신직업 치유농업사

최근 급속한 사회 변화와 기술 발전이 직업의 모습까지 크게 바꿔놓고 있다. 이러한 빠른 변화에 맞춰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직업도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육성하고 지원하는 신직업 중 하나인 '치유농업사'라는 직업에 대한 필요성과 등장 배경, 하는 일, 국내외 현황, 활성화 방안을 알아보자. 

자연 친화적 치료, 전 세계적으로 관심 커져  
치유농업은 농업과 농촌 경관을 활용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회복하는 데 제공되는 모든 농업 활동을 의미한다.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의학적·사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정신질환자, 우울증 환자, 학습장애인, 약물중독자, 사회적인 불만이 있는 사람),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영위할 수 있는 사람에게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농업 활동이 치유농업이다. 

치유농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 또는 웰니스(Wellness) 흐름의 영향이 크다. 도시화와 개인화로 겪는 심리적·정서적 문제가 점차 사회문제화되고, 의료기관에서의 정신 상담이나 약물치료만으로는 그 해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도입한 치료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체적 질환으로 재활 중이거나 알코올의존증, 약물중독, 치매, 자폐, 우울증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거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이런 치유농업 방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신체적·정서적 문제가 있는 사람의 치유만이 아니라 치유농업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경제적인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예방적 차원에서도 정서적 안정을 도모해 여러 질환이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 입장에서도 치유농업은 기존의 관광농업을 넘어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 단순한 농업 방식에서 벗어나 복지시설, 교육시설, 병의원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 

건강 회복·사회적 재활 담당  
치유농업의 유형은 크게 건강 회복, 교육, 사회적 재활(통합), 고용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농촌진흥청, 2013), 논문을 통해 보고된 치유농업 프로그램과 활동 목적은 교육, 치유(건강 회복), 사회적 재활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치유농업 운영 주체는 복지기관 39.9%, 교육기관 26.7% 순으로 높고, 프로그램 제공과 운영자는 농업 관련자 33.3%, 교육자 34.2%, 치유전문가 21.6%, 복지사 또는 상담사 9.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유농업이 농업과 복지, 교육의 통합적 접근이 중요한 영역임을 알려준다. 

따라서 치유농업사의 직무수행의 장(場)은 농장뿐만 아니라 의료보건·복지·교육기관 같은 다양한 기관이 될 수 있다. 각 기관의 고객 특성에 따라 활용하거나 접근하는 형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통적 요소를 추출해 직무수행에 따른 역량 설정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의 정의(2017)에 따르면 치유농업사의 직무는 식물, 동물, 음식(식품), 농작업, 경관(환경)과 문화 같은 농업·농촌 자원 또는 이와 관련한 활동과 산출물을 활용해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인지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 치유농업 환경을 조성·유지·개선하고, 소재를 적용해 서비스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더불어 참여자의 안전과 활동을 돕고, 효과의 진단·평가와 사례를 관리하며, 치유농업 사업의 서비스 공급자와 소통을 촉진해 질 높은 치유농업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는 일이다(농촌진흥청, 2018). 

해외, 치유농장 활발한 편  
해외에서는 치유농업이 농업 자원을 이용해 취약계층에 사회복지·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으로 간주되며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 치유농업(Care Farming), 또는 녹색 치유농업(Green Care Farming) 등으로 불린다.

특히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치유농장이 활발한 편이며, 치매 초기 고령자, 장기실업자,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농장에서 작물을 재배하거나 정원을 가꾸고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농장 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네덜란드는 치유농장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국가로 1,000개가 넘는 치유농장이 있고, 영국도 250여 개, 벨기에는 900여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는 사회적 농업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갖고 있다.

농업과 간호를 연계하는 방안의 개발, 농업과 간호를 위한 지원 센터 설립, 케어 네트워크 개혁, 퍼스널 케어 버지트(Personal Care Budget) 도입 등에 힘입어 지난 10년 사이 치유농업은 급속한 성장을 했다. 치유농장은 공인된 농업 부문이기 때문에 통계조사도 이루어진다.

이탈리아는 1970년대 말 청년 실업과 탈농촌 현상을 배경으로 사회적 농업이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농업은 대개 지역 단위로 이루어지며 지방행정기관이 관리한다. 이 부문에 여성 취업률이 상당히 높다. 재소자 재활 목적으로도 사회적 농업이 활용되고 있다.

독일의 사회적 농업은 형태와 목적 측면에서 다양한데, 크게 장애인을 위한 워크숍,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농장, 개인 농장의 형태로 나누어볼 수 있다. 영국에는 2014년부터 치유농장이 연간 10개씩 증가해 약 250개가, 아일랜드에는 35개의 치유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농림수산성과 후생노동성이 상호 협력해 장애인 등의 재활을 목표로 직업훈련에 농업 부분을 추가하고, 농가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농장 고용을 촉진했다.

이를 위해 기업 등에서 특례 자회사를 통한 장애인 인력 파견업 영역에 농업을 추가하기도 하고, 지역의 대학에서 사회복지 전공자를 농업 실습을 거쳐 복지법인에 취업하게도 한다.

이를 지원하는 복지농원(농복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의농 연계 같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일본 내에서도 소셜팜 같은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사회적으로 통합해가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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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치유·재활 목적으로 농장과 치유의 숲 운영  
국내에는 치유농업과 치유 프로그램에 관련된 다양한 민간자격이 개설되어 있다. 원예, 동물 매개, 음식 치료 같은 유사 민간자격이 3,000여 종에 이르며, 취득 기준도 매우 다르다.

국내 치유농장들은 농작물을 직접 재배,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치유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동물 또는 농산물(식품)로 활용하기도 한다. 치유농장 가운데는 만성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농작물을 이용하는 활동은 작물 재배와 수확 같은 활동으로 정서적 안정과 성취감, 신체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며, 현재 국내 치유농장의 대부분은 농작물 재배와 관련한 곳이다.

치유농업의 한 분야로 볼 수 있는 원예치료는 꽃이나 식물을 기르고 정원을 가꾸거나 꽃꽂이 같은 활동으로 정서 함양, 심리적 안정, 신체적 재활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등 민간기관의 교육과정과 더불어 건국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등 대학원에 원예치료 전공이나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또 동물교감치유는 동물과 교감을 통해 인지적·신체적·정서적 문제를 치유하고 예방하기 위한 활동이다. 반려견을 통한 치유, 장애인의 도우미견뿐만 아니라 재활승마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마사회에서 재활승마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자격증으로 재활승마지도사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에서 교육과정이 운영되기도 한다. 농장에서는 가축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분야인 산림치유는 숲과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 물질이나 활동을 통해 힐링과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현재 산림청에서 치유의 숲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8년 현재 전국에 20개의 치유의 숲이 있다. 

국내 치유농업 활성화돼야  
치유농장이 뿌리내린 유럽 국가에 비해 아직 국내 시장은 활성화가 미흡하다. 그러나 자연과의 교감으로 건강한 삶을 살고, 삶의 질도 제고된다는 점에서 웰빙과 힐링의 욕구를 치유농장이 충족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앞으로 치유농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치유농업에 대한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의 동물교감치유, 원예치료, 산림치유 같은 산발적이고 세분된 형태를 치유농업으로 종합화하는 접근과 함께 ‘치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치유농업의 근거 마련을 위한 관련 법률의 신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둘째, 이용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 치유농업사 양성이 필요하다. 치유농업사는 농업 일반을 비롯해 농업 자원, 다양한 개인의 특성과 문제 이해, 치유농업 자원을 이용해 개인의 문제와 요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구성, 효과 측정과 관계자들의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인 만큼 전문성을 배양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셋째, 예방 중심형 치유농업을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치유농장은 단지 정서적·신체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을 위해서도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될 수 있다.

따라서 치유농업 분야가 특정인이 이용하는 곳이 아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학교, 병원, 기업체 등과 연계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치유농업에 대한 인식 제고가 있어야 하며 질환을 직접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고 건강한 삶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치유농장은 대부분 농촌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역사회와 협력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개별 농장이 아닌 지역사회 차원에서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하는 것이다. 


*출처: 고용정보원 '2019 미래를 함께 할 새로운 직업'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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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http://www.eduj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