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스쳐 가는 바람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한낮의 햇살도 제법 따사롭다.
벌써 3월 셋째 주. 봄이 완연(完然)하다.
그간 사람 쾌나 움츠리게 한 동장군도 36계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그러나 봄이라고 마냥 따스하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겨우내 입맛도 잃었다. 시쳇말로 메가리가 없다. 춘곤증(春困症) 탓이리라.
봄철 불청객 춘곤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살기 위해선 입맛을 다시 찾아야 한다. 먹어야 산다.
허(虛)해진 몸에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무슨 좋은 것이 없을까?
냉이, 달래, 쑥, 미나리 등등.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 향긋한 봄나물.
마트에 가면 봉다리 봉다리 만들어 놓고 판다. 그리 비싸지도 않다.
왠지 나른해지는 봄날, 입맛 되살려놓기 안성맞춤.
신선한 봄나물은 겨우 내내 부족했던 비타민도 듬뿍 챙길 수 있다.
묵은김치 대신 싱그러운 배추겉절이는 어떠한가.
배추를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멸치젓과 고춧가루 매콤하게 무쳐내기만 하면 된다.
아,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봄이란 설사 눈 녹은 진창물에 발이 빠져도 휘파람 불며 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Spring is when you feel like whistling even with a shoe of full slush.)
그렇지 않은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솟아라, 솟아라, 봄기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