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대만의 파운드리 공급사 TSMC는 '2020 OIP Partner of the Year Awards' 기업을 발표했다. OIP는 Open Innovation Platform을 의미하며, OIP에 포함되는 파트너사들은 소재/부품/장비 공급사가 아니라, EDA, IP (Intellectual Property), Cloud Design Solution, DSP (Design Service Partner) 기업이다. TSMC가 이와 같은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에코시스템을 강화하는 이유는 차세대 SoC (system-on-chip) 및 3D-IC (Integrated Circuit) 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다. TSMC의 발표에 따르면, 이와 같은 에코시스템을 통해 0.5 micron의 레거시 공정에서 3 nanometer 선단 공정에 이르기까지 28,000개 이상의 IP, 12,000건 이상의 technology file, 450건 이상의 process design kit을 확보했다.
TSMC의 OIP 에코시스템에 포함된 업종중에서 EDA는 Electronic Design Automation 또는 Electronic Computer-Aided Design을 의미한다. 반도체의 회로나 PCB의 레이아웃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툴이다. 과거에는 반도체 회로를 손으로 일일히 그렸다. EDA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은 미국의 Cadence Design Systems, Synopsys이다. 양사는 EDA 사업뿐만 아니라 IP 사업도 전개하고 있어, TSMC의 IP Alliance award winner로도 동시에 선정됐다. 해당되는 분야는 Cadence Design Systems의 경우 DSP IP, Synopsys의 경우는 Interface IP이다. 엔비디아가 인수하려고 추진 중인 ARM Holding도 Processor IP 부문에서 IP Alliance award winner로 선정됐다.
상기의 에코시스템 기업 중에서 Cadence가 10월 19일 월요일에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Cadence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에 시간 외 기준으로 3% 이상 상승했다.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Cadence의 시간 외 주가가 상승하자, 경쟁사 Synopsys의 시간 외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Cadence의 3분기 매출은 $667M (+15.0% Y/Y)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사업부별 매출도 각각 컨센서스를 상회 했다. Products and maintenance 매출은 $630M를 기록하며 컨센서스 $605.5M를 상회했고, Services 매출은 $36.3M를기록하며 컨센서스 $35M를 상회했다. 반도체 회로와 PCB 레이아웃의 미세화에 따라 소프트웨어 툴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Cadence가 반도체 하드웨어 기업이 아니지만, 미세화 흐름에 따른 수혜주로 꼽을 만한다.
Cadence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2.643~$2.663B으로 종전 대비 2% 상향 조정했다. System Design & Analysis 매출이 견조하고, 중국에서의 하드웨어 및 IP 매출이 양호하다. 중국향 매출 비중은 원래 10% 초반이었는데 3분기에 17%까지 늘어났다. 전방산업에서 반도체 설계 수요를 견인하는 기술 변화는 AI, data analytics, hyperscale computing이다. 고객사 중에서 Huawei의 매출 비중이 5% 이상으로 높아 연말까지 제재 조치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연간 매출 가이 던스가 상향 조정되어 긍정적이다.
Cadence는 반도체 전공정의 미세화뿐만 아니라 후공정 분야의 기술 변화에 따른 수혜도 입는다. 3분기에는 전장용 및 하이 퍼스케일용의 복잡한 설계 수요가 견조했다. Cadence가 제공하는 Allegro 솔루션은 완성차 고객사의 wafer level system packaging 후공정에 적용됐다.
SEMI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EDA 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실적 발표가 이미 완료된 2분기를 기준으로 글로벌 EDA 기업의 매출은 $2,783M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매출 $2,472M 대비 12.6% 증가했다. 애플리케이션 분야별 성장세로 Computer Aided Engineering +16.1%, IC Physical Design & Verification +16.8%, PCB와 MCM (멀티 칩 모듈) -0.3%, 반도체 IP +13.6%, 서비스 -12.8%를 기록했다. 이와 같이 5개 분야 중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3개 분야 (CAE $922M, IC Physical Design & Verification $584M, 반도체 IP $948M)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이상씩 증가해 EDA 산업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북미/남미 +11.4%, EMEA +5.2%, 일본 +9.0%, 아시아/태평양 +18.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에코시스템 프로그램인 '세이프 (SAFE, 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통해 파운드리 생태계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초에 SAFE를 공개한 이후, 삼성전자는 팹리스 고객사들에게 ‘EDA (설계 툴)과 설계 방법론 (Design Method)’ 등을 제공한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파트너사들이 IP (설계자산)에 쉽게 접근하도록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의 고객사는 500곳 내외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TSMC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려면 고객사를 2배 이상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보다 더욱 오래 걸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1년 시스템 반도체 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확대하며 생산능력, 매출, 고객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TSMC와의 격차를 예전보다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