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의 분자식은 'C8H10O2N4'다. 카페인 분자 하나당 탄소 원자 8개, 수소 원자 10개 산소 원자 2개, 질소 원자 4개로 구성된다.
지금껏 존재하는 모든 컴퓨터 메모리와 연산처리 능력을 끌어모아도 카페인 분자 구조를 모델링하고, 구성 원소들의 상호작용과 에너지 크기를 완전히 이해하고 계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가 등장해 판도를 바꿀 태세다. 양자컴퓨터는 물질의 양자적 성질을 활용해 디지털 컴퓨터보다 압도적인 연산 능력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기존 컴퓨터는 연산 단위로 '비트(bit)'를 사용한다. 0과 1 중 하나로 정보를 표현하고, 비트 한 개는 하나의 정보만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는 '큐비트(qubit)'다. 큐비트는 한 개당 0이나 1일 수도 있고 0과 1이란 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비트는 00, 01, 10, 11 중 한 번에 한 가지 정보만 처리할 수 있지만 2큐비트는 00·01·10·11 4가지 정보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 상태(중첩)'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양자컴퓨터의 특성은 양자 역학에서 발생하는 중첩 현상 때문이다. 원자보다 작은 물질은 파동과 입자 두 가지 성질을 가질 수 있고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다.
중첩 현상 덕에 양자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병렬 처리 형태로 큐비트 개수당 2의 N제곱으로 증가한다. 2큐비트는 동시에 4가지 정보를, 4큐비트는 동시에 16가지 정보를, 8큐비트는 동시에 256가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IBM이 최근 공개한 50큐비트 양자컴퓨터는 2의 50제곱인 1125조8999억가지 정보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보통 슈퍼컴퓨터 연산 단위로 쓰이는 '페타플롭스(petaflops)'가 초당 1000조회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처리하는 걸 뜻한다.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 화학, 제약, 기계학습(머신러닝), 금융, 물류·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컴퓨터로는 어려웠던 다양한 분자 구조를 분석해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양자컴퓨터로 얻은 월등한 연산능력과 빠른 기계학습으로 목표 성능 수준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금융 포트폴리오 분석이나 복잡한 동선 관리가 필요한 물류 등에서 최적 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출할 수 있다.
올 5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간한 보고서 '컴퓨팅에서 양자 도약이 온다(The Coming Quantum Leap in Computing)'를 보면 양자컴퓨터 시장은 2035년까지 약 2조원(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성장 속도가 더 빨라져 2050년에는 약 281조원(2600억달러)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BCG는 보고서에서 "그간 양자컴퓨터는 먼 미래에 비로소 상용화될 것이란 당초 예측과 달리 최근 제약·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기술 적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화학 업계 임원들은 양자컴퓨터 기술로 향후 신약 개발 성공률이 5~10% 향상되고 개발시간은 15~20%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제약·화학 기업 중 10%가 앞으로 양자컴퓨터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제약·화학 업종에서만 16조~32조원 규모 양자컴퓨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남은 과제는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율을 낮추는 문제다. 큐비트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선 큐비트가 상호의존적인 '얽힘' 상태에 있어야 한다. 이때 한 큐비트에 변화를 주면 나머지 큐비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큐비트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소음, 진동만으로도 에너지가 새어 나가 연산에 실패하는 '결잃음(decoherence)'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도 빠른 연산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큐비트를 '얽힘' 상태로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다.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존 프레스킬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2011년 큐비트 50개 이상의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이른바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프레스킬 교수는 작년 12월 물리학 공개저장소인 '아카이브(arXiv)'에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까진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컴퓨터 연산 알고리즘에서 수천 큐비트 규모의 연산에 쓰려면 수백만 개의 큐비트가 연산 오류를 보정하기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은 슈퍼컴퓨터에 이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IBM이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한 뒤 올 1월 'CES(전미 가전박람회) 2018'에서 인텔은 49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탱글 레이크(Tangle Lake)'를 공개했다. 지난 3월에는 구글에서 72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탑재한 '브리슬콘(Bristlecone)'을 선보였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에 15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를 투자해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연구소를 짓고 있다.
한국은 SK텔레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이 2010년대 초부터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오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전체 투자 규모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준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양자컴퓨터 발전 수준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5~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격차가 크지 않다"며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부 정책과 지원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스콧 크라우더 IBM시스템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과 미국 양자컴퓨터 벤처 '래버(Labber)'의 시몬 구스타브손(Simon Gustavsson)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크라우더 CTO는 2016년 5월 IBM이 5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뒤 상용화한 양자컴퓨터 브랜드 'IBM Q' 시스템의 확산과 기술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래버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양자컴퓨터 분야의 기회를 보고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구스타브손 CEO는 지난 6월 스타트업 육성 기업 스파크랩이 주최한 행사의 양자컴퓨터 세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비즈타임스는 이들에게 각각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와 전망에 관해 물었다. 이하는 그들과의 일문일답.
―올해 초 IBM은 향후 5년 내 인류를 이끌 5가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양자컴퓨팅을 선정했다. 지난 5년간 IBM은 신기술에 380억달러를 투자했다. IBM은 양자컴퓨터 같은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 기술들은 모두 '파괴적(disruptive)'인 기술이라 선정했다. 기업이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AI) 분류 기술이나 보안 기술 등은 양자컴퓨터 같은 다른 분야와도 연결된다. 양자컴퓨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외부의 다른 파트너를 찾아 역량을 쌓고 사업 성장을 시도해야 한다. 한국에 방문한 이유도 기본적으로 공상과학을 넘어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해도 제고와 저변 확대를 위해서다.
―당신은 양자컴퓨터 분야에 뛰어들기 전 반도체 연구개발을 했다.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험이 양자컴퓨터 분야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나.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도 양자칩으로 전부 대체되는가.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결합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대체되는 것과는 완전한 차이가 있다. 우리 일생 동안 어떤 형태의 양자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더라도 기존 컴퓨터는 계속 필요할 것이다. 기존 반도체 산업이 양자컴퓨터 산업에 보완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와 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같은 회사도 계속 자사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IBM의 글로벌 양자컴퓨터 개방 커뮤니티인 'IBM Q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서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 제조 부문에서 협업하진 않는다. 지금 IBM은 독자적인 양자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다. 아마도 기술적인 진전이 있다면 양자 프로세서 제조 영역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기초는 실리콘 반도체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15년 전에 IBM과 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즈(GF)의 얼라이언스를 주도했다. 경력 측면에서 당시 대규모 파트너십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이는 현재 IBM Q 네트워크 확장을 하는 데 도움을 줬다.
―IBM은 이미 1980년대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이래 양자컴퓨터 IBM Q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을 진행하면서 IBM이 얻은 점은 무엇인가.
▷IBM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오늘날 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화학에서 보다 좋은 분자구조 시뮬레이션을 하는 일이나 금융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것, 인공지능을 위한 기계학습을 보다 완벽하게 만드는 게 여전히 풀기 어려운 문제들로 남아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중요한 도전과제라고 생각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술적으로 세련된 것을 넘어 기존 컴퓨터로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존 컴퓨터로 해결하려 하면 문제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 성능 개선을 통해 환경 파괴 문제와 더불어 고질적으로 공급망이 불안한 원료(코발트)가 필요 없는 배터리 양산을 앞당길 수도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오늘날 양자컴퓨터 산업이 상용화된 제품 양산을 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앞으로 5년간은 산업 규모를 키워 가면서 경쟁 우위를 점해 나가야 한다. 향후 10년간은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양자컴퓨터를 만들어 가며 성공을 위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기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양자컴퓨터를 이해하고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IBM은 IBM Q의 생태계를 최대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IBM이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구글은 일반인들이 직접 접근 가능한 채널을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알리바바는 접근성이 어느 정도 있다. IBM은 접근성에 집중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게 하고 양자컴퓨터 실물 하드웨어를 다루기 위한 SW 알고리즘을 경험하게 하는 게 목표다.
IBM은 몇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파트너십과 연구, 민간 부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IBM Q 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대학·기업 파트너와 서로 연구 결과 등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 내 많은 대학이나 기업들과도 활발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많은 산업 분야가 앞으로 양자컴퓨터 자체를 취급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다.
―IBM은 지난해 11월에 50큐비트(qubits) 양자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공개했다. 구글은 올 3월 72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탑재한 '브리슬콘(Bristlecone)'을 공개했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양자 우위' 시대가 열릴까. IBM과 구글, 알리바바 외에도 인텔 등 많은 IT 기업들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앞서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경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우리가 찾는 목표물은 문제 해결을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다. 기존 컴퓨터보다 양자컴퓨터로 더 잘할 수 있는 일들이다. 굳이 '양자 우위'라는 무서운 용어로 포장할 필요까진 없다. 양자컴퓨터 분야라고 해도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찾아낼 수 없다면 관심사가 아니다. 현재 양자컴퓨터 산업은 양자 우위를 얻기까지 단지 큐비트 수를 늘리는 걸 넘어 오류율을 낮추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IBM, 구글, 인텔 중 그 누구도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많은 선행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산업 차원에서 이는 경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쓰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말이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할수록 양자컴퓨터용 소프트웨어 알고리즘도 더욱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IBM Q 네트워크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위키피디아' 같은 집단지성 알고리즘 시스템이 되길 원한다. 시장 경쟁이나 큐비트 개발 경쟁에 대해선 누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유용한 솔루션을 만들어내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IBM은 매일 누군가가 쓸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이 점이 IBM이 다른 경쟁사와 다른 점이다. 아직까지 어떤 시스템 특성이 요구될지는 불분명하지만 단지 큐비트 개수를 넘어 양자컴퓨팅 시스템 전체 오류율이 충분히 낮아야 한다. 오류율은 큐비트가 72개든지 몇 개든지 단언할 수 없다. 소위 양자 우위 조건에 부합하는 시스템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현재 양자컴퓨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5년 안에 비즈니스 가치를 발견해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IT테크놀로지리뷰에서는 2027년이면 비트코인에서 사용하는 공개키 암호화 방식이 양자컴퓨터에 의해 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자컴퓨터에도 해킹당하지 않는 '양자 저항 장부(Quantum Resistant Ledger)'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제 기존의 블록체인 기술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것인가.
▷희소식은 이미 그리드(격자) 구조 알고리즘을 통한 양자 해킹에 저항하는 암호화 기술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사설 블록체인의 경우 비트코인 같은 공공 블록체인보다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쉬울 것이다. 양자 시대에도 블록체인은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사설 블록체인의 경우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고민과 숙제가 남아 있다.
IBM 차원에서는 사설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식품 안전이나 제품 추적 같은 분야에서 '통합 보안 원장(Universal Secure Ledger)' 개발에 관심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블록체인은 견고하다. 정확한 코딩으로 좋은 블록체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남은 과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사람과 자원을 모으는 일이다. 양자컴퓨팅을 블록체인 업계가 일종의 기술적인 이정표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양자 알고리즘은 큰 수의 소인수분해(prime factorization)에 우수한 '쇼어 알고리즘'과 무작위 데이터베이스 탐색에 우수한 '그로버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양자컴퓨터는 여전히 소인수분해와 이산 로그(discrete logarithm) 연산 분야에서만 기존 컴퓨터에 비해 강력하다. 양자컴퓨터가 앞으로 세일즈맨 최적경로 문제(traveling salesperson problem)와 같은 어려운 문제까지 해결할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을까.
▷아직 정답은 모른다. 우리는 화학분자 시뮬레이션이나 기계학습용 분류 같은 특정 분야에서 양자컴퓨팅이 지수적으로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여전히 이론적인 검증은 남아 있다. 우리는 보다 '휴리스틱'한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할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모든 난해한 문제를 풀 수는 없겠지만 많은 경우 기존 컴퓨터의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세일즈맨 최적경로 찾기 문제 같은 경우는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휴리스틱 알고리즘을 간단히 설명하면 반드시 수학적인 증명이 없어도 더 잘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뜻한다. 수학적으로 풀 수 있는 알고리즘과는 반대다. 마치 딥러닝처럼 당신이 결과를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어도 기계는 더 잘 작동하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낸다는 걸 알 수 있다.
▶▶He is…
스콧 크라우더 IBM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양자컴퓨팅 기술전략·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더불어 양자컴퓨터 상용화도 이끌고 있고, IBM이 상용화한 양자컴퓨터 브랜드 'IBM Q' 시스템의 확산도 담당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기술전략 개발 및 실행도 그의 몫이다. IBM시스템 조직이 기민하게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사용자 중심 혁신 프로세스로 다양한 의사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자일(agile)' 방식과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IBM시스템에 합류하기 전까지 줄곧 IBM에서 일했다. 1995년 입사 이후 주로 반도체 연구개발(R&D) 조직에서 기술전략 담당 부사장 등 여러 부서 임원을 거쳤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전기공학·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양자컴퓨터 외에도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관리 스토리지, 인지 컴퓨팅 등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