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상헌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제노동기구의 고용정책국장이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루쉰이 말한 '창문이 하나도 없고 무너뜨리기 어려운 무쇠로 지은 방'이 오늘날 한국에 있다면, 나는 단연코 죽음의 일터라고 할 것이다. 풍족한 살림, 부유한 경제, 만개하는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가운데서 좀체 지워지지 않는 이 시대의 붉은 그림자다.
100년 전 8시간 노동, 최저임금, 차별 없는 노동을 내세우면서 국제노동기구가 만들어졌다. 꿈은 원대했고 간절했다. 그 이후로 이런 '당당한 노동'은 누구에게는 현실이 되고 아주 수많은 누구에게는 여전히 꿈으로 남아 있다.
경제학자를 포함한 경제전문가들은 힘이 세다. 일터의 어둠이 짙어지고 불평등의 그늘이 길어진 데는 이들의 역할이 만만치 않았다. 일터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지면 경제학은 은근히 계산기를 내밀고 비용 걱정을 앞세운다.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돈이 들고, 그러면 기업비용이 늘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노동의 입장에서 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