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물 숨구멍 같은
- 임동윤
무릎 통증이 가끔 오더니
이 아침 걸을 수 없을 만큼 아프다
하루 한 번 스커트와 유산소운동을 해서
스스로 건강하다 자신했는데
이 겨울 강추위엔 외출이 두렵고
눈 내린 빙판길이 자꾸 떠오른다
혹한에 외투 걸치지 못한 겨울나무
빨간 등처럼 자식을 껴안은 저 산수유
그럴 때 나는 손녀들을 생각한다
온몸이 재롱 덩이인 녀석들은
내가 돌보지 않는데도 쑥쑥 큰다
봄비 맞은 꽃봉오리처럼, 무럭무럭
겨울 외투 무겁다고 벗어던진다
무릎에 파스 뿌리면
햇살 환한 곳에 설 수 있을까,
진도 3.7 지진이 있었다는데
손녀들은 오늘 가슴에 촛불 하나 켠다
눈 내리면 놀이터 가자고 보챈다
이 통증 견디면
새로운 아침을 맞을 수 있으리라
저 강물 숨구멍 같은 하루,
따뜻하다
ㅡ계간 《열린시학》(2023,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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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둥이 손녀둘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합니다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가 감자와 옥수수를 심고, 직불금 신청까지 마치고 돌아왔네요
바쁘게 왔다갔다 하다보니 정막 챙겨야 할 본인의 약을 두고 왔 다시 집에 가야 합니다
이번에는 겨울 옷가지는 집에 가져가고 봄 옷을 챙겨와야겠어요
막내 손녀가 자꾸 손을 잡고 밖에 나가자고 졸라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