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까지 서로 잘 모르던 사람
편견 없는 달콤한 밤을 선호했어
거리의 어둠이 나란히 눈을 비벼도
당신은 매우 안전한 밤을 잊은 지 오래,
오토바이 굉음이 허공 가득 꽃을 피우고
나는 당신의 등에 밀착해 최후의 속도를 기대했지
한 순간,
질주가 심장보다 빠르게 우월해지자
당신이 전하는 최초의 고백들은 조금씩 불안해졌지
우리가 처음 보는 먼 곳을 각자 동경하는 사이
내게로 향하던 수많은 문장들이
당신의 등 뒤에서 쉽게 어긋나버렸어
오늘밤 우리는 침착한 장면을 한껏 부풀리며
나와 관련 없는 소리마저 열렬해졌지
아직까지 우리는 서로 잘 모르던 사람
당신의 등에 기대는 동안 다정한 오해가 좋았어
가장 먼 곳에 도착해도 정면은 볼 수 없는 등
어쩌면 당신의 정면과 마주하는 시간이
아주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
매일 당신은 세상의 끝을 향해 시동을 걸고
나는 당신의 뒤에서 우리의 끝을 오래 붙잡았어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그 곳에 도달했을 때
더 이상 먼 곳이 등 뒤가 아니길 기원했지
우리가 지나온 시간마다 가득했던 기념일들,
너무 가까워서 정직해진 죄책감들,
당신이 없는 가장 먼 곳으로 사라져 버렸어
이제, 어느덧 쓸쓸해지면
당신의 등 뒤의 세계를 천천히 이해하게 될거야
어쩌면 우리는 오래 알았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