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인디언 인형처럼> 히트로 붐붐을 만나고
89년 3월 나는 나의 제 6집을 냈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좀 점잖게 노래 부르려고 조용 한 노래 위주로 취입했다.
<인디언 인형처럼>은 취입은
했지만 홍보에도 별 관심을 보이 지 않았고 될 수 있으면 안 부르려했다.
그래서 방송국 PD선생님들이 요구해도 될 수 있 으면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도 점점 <인디언 인형처럼>의
인기가 올라가 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방송에 서 <인디언 인형처럼>을 부른 것은 쟈니윤 쇼에 나가서 처음이었다.
그때도 안 부르려 했 는데
자니윤씨가 자꾸 짖궂게 부르라고 해서 불렀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 방송 이후로 어디든지 가면 <인디언 인형처럼>을
부르기를 사람들은 원했다.
거듭 말하지만 가수가
원 하는 것과 팬들이 가수에게 원하는
것은 언제나 달랐다. 라디오에서도 나의 6집 노래들 중 에서
<인디언 인형처럼>만이 흘러나왔다.
가요순위프로에서도 이 노래는 자꾸 순위를 높여갔다.
그래서 <빙글빙글>이후로 <인디언 인형처럼>은 나의 최대 히트곡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디언 인형처럼>을 계기로 붐붐과 만나게 됐다.
전부터 TV나 소문으로 독특한 춤을 추고 랩도 독특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나는 나의 이 곡을 좀 색다른 패턴으로 보여주기 위해 붐붐에게 도움을 청했다.
처음에는 내 목소리만 들어있던 앨범도 붐붐과 같이 싱글로 다시 취입했다.
이 싱글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었다.
나미도 붐붐을 만나서 같이 살아나는 격이었다.
자넷 잭슨의 앨범과 같이 <인디언 인형처럼>만 5번 반복하면서 그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불러 취입했다.
요즘 어디서든 '붐붐이
<인디언 인형처럼>이라는 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만큼이냐' 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단호히 50퍼센트이상이라고 대답한다.
그만큼 나는 붐붐과의 이번 작업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는
외모에도 무척 신경을 썼다.
가수란 언제나 자신의 노래와 맞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외모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머리는 마치 인디언
추장처럼 라면같이 잘은 웨이브를
많이 집어넣었고 의상도 검은 색이나 흰색
계통으로 활동적이면서도 내 나이에 어색하지 않은 의상들을 택했다.
미스지 콜랙션의 지춘희씨나
유지승 미용실의 유지승씨는 오랫동안
나를 이런 측면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미용실에서 '나미파마'를 해달라고 주문하는
사람 들이 많다고 들었다.
야간업소에서 노래하는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내 노래가 유난히 댄스뮤직이
많아서인 지 전에는 주로 디스코테크에서
노래를 했었는데 처음으로 점잖은 사람들이 모이는
극장식 당에서 노래를 하게 되었다. 극장식당에서도 어쩌면
내가 요란할 수도 있어 숙고 했는가본데 워낙 <인디언 인형처럼> 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나의 출연을 결정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출 연은 성공적이라는 평가였다.
손님들은 나의 노래를 무
척 즐거워해 노래가 끝나고 나면 심
지어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줬다. 이런 점은 나도 무척 기뻤다.
나이가 드신 분들도 이제 나 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가수가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자신과 어울릴 수
있는 팬 층을 넓혀간다는 것은 그만큼 즐거운 일이다.
<인디언 인형처럼>의 인기로 여러 군데에서 CF출연교섭이 들어왔다.
라면머리 때문인 지 라면CF도 있었고,
인디언 스타일의 패션 CF도 있었다.
심지어 속옷CF까지 출연교섭이 있었으나
이미지가 맞지 않은 것 같아 거절했다.
그러다 최근 식품CF의 출연교섭이 있었다.
처음에는 식품의 이미지를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으나
주변 사람들이 CF콘티가 재미있다고 출연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해왔다.
콘티는 <인디언 인형처럼>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다.
제품은 피자. 신제품이었는데,
나 와 함께 출연하게 되는 팀은 붐붐을 흉내내는 꼬마 붐붐이었다.
나는 꼬마들과 함께 개사 된
<인디언 인형처럼>을 부르다가, 오 마이
베이비라고 노래하는 부분에서 오 나의 피자 후랑크라고
외치게 되어 있었다. 결국 재미있는 콘티 때문에 출연하기로 계약했다.
CF로서는 두 번째 나들이인 셈이었다.
꼬마 붐붐이 하도 귀엽고 예뻐서 몇 번씩 내가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스태프들이 애를 먹 었다.
그래도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내 본업을 떠난 외도인지라
촬영과 녹음을 끝내면 파김 치가 됐다. 아마 곧 TV에 나올 내 CF출연
모습에 사람들은 얼마나 재미있어야할지 생각 해보면 좀 두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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