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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4월 11일 창간 / 제582호 주후 2009년 5월 23일(토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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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샘솟는 곳 샘터교회
교육’과 ‘문화’ 두 마리 토끼 잡다
+ 교육목회로 보람 느껴
독일 퀼른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신학과(종교교육)를 연구하던 안중덕 목사는 뜻하지 않은 권유를 받고 지난 1997년 귀국해 인천 하나비전교회(구 연수제일교회)에서 전체 교회교육을 담당했다. 특히 하나비전교회는 장애우 사역이 특징인 교회로 통합교육을 하고 있었다. 안중덕 목사 부임 당시 유치부부터 청년까지 300~400명의 주일학교 학생들이 있었다. 그러나 3년 후 주일학교 1천5백명 출석, 4배 성장을 기록하며 교육목회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적용하다보니 한국교회에 신선함을 불러일으켰고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안중덕 목사가 독일에서 10년만에 귀국했을 때 한국교회의 겉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구조적인 면에서는 변한 것이 없음을 알았다. 이제는 팀(Team)사역으로 전환해야 했지만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중 안 목사는 목회를 위해 기도하다가 개척에 대한 음성을 들었다. 평소 기관목사를 계획하던 안 목사에게 다소 생소했지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자 교회 개척을 준비했다.
교회개척을 상의하기 위해 부산으로 장인을 찾아온 안중덕 목사 부부는 의외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현재 샘터교회가 위치한 그 건물에 1주일 전 교회가 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는 것이다.
주변 환경을 둘러보니 언제나 안중덕 목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교육과 문화, 2가지 컨셉이 모두 들어맞는 곳이었다. UN묘지, 문화회관을 비롯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4곳이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그야말로 교육과 문화가 만나는 자리였다.
감리교에서는 영남지역을 ‘유배지’라고 불릴 만큼 교세가 약했다. 그래서 부산에 개척하려는 안 목사의 결정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 했지만 교회 위치를 확인한 후부터 기쁜 마음으로 순조롭게 일이 진행돼 2000년 9월 4일 창립예배를 가졌다.
+ 아이들의 날개가 펼쳐지도록
‘샘터교회가 이 지역에 왜 있어야 할까?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길 원하실까?’ 즉 샘터교회의 특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중부지역에는 교회 부흥회 포스터가 곳곳에 부착돼 있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부산에는 법회 포스터가 동네마다 부착돼 있는 것을 보고 부산시민들에겐 교회가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다. 안중덕 목사는 교인들만 찾아오는 교회가 아닌 시민들이 찾아오는 교회가 되도록 고민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 늘 배워온 교육을 고민했다. 마침 우연히 참석한 독서교육세미나에서 책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읽고, 연구하고, 깨달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발견했다.
안중덕 목사는 어느 날 오후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문구점에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작은 오락기 하나에 수십명의 아이들이 몰려와 구경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 순간 어릴적 들로, 산으로 뛰어놀던 생각이 나면서 꿈의 날개를 접고 작은 오락기에 모인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그 아이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이것이 사명임을 깨달았다. 안 목사는 들도, 산도 없고 뛰어 놀 공간이 없다면 책의 숲에서 꿈의 날개를 펼치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역 노인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던 1층 공간을 책의 숲, 어린이전문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안 목사는 자신이 보유한 책과 두 아들의 그림책 7백권, 또한 주위에서 수집해준 책, 폐지수집소, 폐점하는 서점 등을 다니며 책꽂이와 책을 모아 2천여권의 책으로 2001년 7월 7일 어린이전문 도서관 ‘샘터꿈의도서관’을 개관했다.
개관 초기 교회 전도지보다 도서관 홍보전단지를 더 많이 배포했다. 인근 학교와 동네를 다니며 교회를 내세우기보다 도서관에 아이들이 부담없이 올 수 있도록 적극 홍보했다. 당시 부모나 학생들에게 독서가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책을 읽읍시다’, ‘기적의 도서관’ 등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독서붐이 일었다. 특히 부산에서는 유일한 어린이전문도서관이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샘터꿈의도서관은 이제 어린이도서 8,000여권, 부모를 위한 교육 및 교양도서 1,500여권, 우수문학도서 500여권과 각종 미디어자료, 간행물 등을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은 독서교육, 독서문화, 독서복지, 독서선교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서교육 중 샘터독서학교는 매 학기 중 매주 1회, 90분 총16주간을 독서전문지도교사와 함께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있다. 또한 17회까지 개최한 독서캠프는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여름, 겨울 방학 중 6세 유아부터 초등6학년까지 독서의 즐거움과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샘터꿈의도서관의 교육효과가 점차 커지자 인근 초등학교에서 독서교육을 의뢰했다. 초등학교 지역연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토요휴업일 체험학습교실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샘터도서관은 이야기나무, 작가와 만남, 학부모를 위한 독서교육세미나, 독서캠프지도자세미나, 복지관 독서지도 및 독서치료 사역, 중국교포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 영국 런던의 웨슬리샘터도서관 지원 등 세계적으로 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종교시설 문화예술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샘터교회 ‘책과 만나는 산책길’이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책과 만나는 산책길’은 유엔조각공원, 평화공원, 도서관을 순회하며 전시된 도서를 읽고 준비된 체험할동 및 놀이참여를 한다.
전문적 연구진을 구성해 알찬 독서교육을 꾸려가는 샘터교회. 상업적 이익보다 지역 내 교회의 역할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타지역 교회의 초청으로 도서관 운영 및 독서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안중덕 목사는 “독서사역은 희망을 나누는 사역이다. 교회가 도서관을 세웠으나 도서관이 교회를 온전하게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오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