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고, 최근 코스닥지수 역시 800포인트를 웃도는 등 올 들어 서울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세간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예계 역시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통틀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 회사만 50여개 업체가 넘고, 연예 스타 출신의 대주주 역시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사 중에는 전지현 정우성 소속사 싸이더스HQ의 모회사인 IHQ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팬엔터테인먼트, 올리브나인, 초록뱀미디어, DSP이엔티, JS픽처스, 옐로우엔터테인먼트, 에이트픽스 등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또한 최근에는 김종학프로덕션이 코스닥기업인 퓨어나노텍을 인수하며 코스닥시장에 우회진출했다.
음반 관련 회사 중에서는 보아와 동방신기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아이비와 MC몽의 소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을 대표적 코스닥 상장사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음원 관련 회사 중에서는 소리바다, 블루코드, 엠넷미디어 등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대표 회사들이다.
영화 관련 상장사로는 복합 상영관을 보유한 CJ CGV 및 메가박스의 지분을 보유한 미디어플렉스가 있다. 영화 제작 및 배급을 담당하고 CJ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 격인 CJ도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사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태원엔터테인먼트, MK픽처스, SM픽쳐스 등도 영화 관련 상장사로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통적 현상은, 과거처럼 하나의 사업 부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차근차근 갖춰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인 SM픽쳐스를 통해 영화를 비롯한 영상 산업 진출을 선언했고,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 역시 신동엽 유재석 김용만 등 인기 MC들이 다수 소속된 계열사인 도너츠미디어를 통해 최근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사업 분야를 확장해 가고 있다.
엠넷미디어 역시 올 봄 케이블방송사인 M.net 등을 보유한 CJ미디어와의 합병을 통해 사업 공간을 넓혔다. 디지털콘텐츠 유통업체 제로원인터랙티브는 음반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제작 등을 함께 진행해 가고 있다.
록밴드 자우림과 롤러코스터의 소속사로 유명한 티엔터테인먼트 역시 올 봄 영화 '주먹이 운다'를 제작했던 시오필름 의 지분 29.3%를 확보하며 영상 사업 진출을 코 앞에 두게 됐다. 티엔테인먼트는 지난해 말에는 송일국 손예진 황신혜 소속사인 바른손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바른손의 최대주주였던 컴퍼니브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장동건의 소속사로 유명한 스타엠도 인기 스타 비의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렇듯 많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최근 몇해 동안 음반 불황이 지속되고, 올 들어 영화 업계까지 부진을 늪에 빠지며 대부분의 음반 및 영화 관련 상장사들이 실적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이는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화 관련 상장사로는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태원엔터테인먼트 마저 올 1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을 정도다.
서울증시가 올 들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들의 주가 하락은 유독 눈길을 끈다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서도 드라마 제작사들의 형편은 그나마 괜찮다. '겨울연가' 제작사로 유명한 팬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와 올 1분기까지 흑자 경영을 이어갔고, '외과의사 봉달희' 및 '연개소문'을 제작했던 DSP이엔티도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엔터사들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스타 대주주들의 주식 평가액도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로 430만주1542주(26.75%)를 보유한 이수만 이사는 올 들어 SM의 주가 하락 지속으로 올해의 첫 거래일인 1월2일 대비, 주식 평가액이 약 60억원 가까이 감소하며 지난 24일 현재 약220억원의 주식 평가액을 기록중이다. 이수만 이사는 85만주를 소유하고 있는 SM픽쳐스의 주가 하락도 함께 겪으며, 이 회사에 대한 주식 평가액 역시 연초보다 낮아졌다.
스타엠의 주식 약 74만주를 갖고 있는 장동건 역시 올 들어 6억원 가량의 주식 평가액 감소를 보이고 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인 키이스트의 최대주주로 420만7602주(33.3%)를 보유한 배용준은 지난 6월 말까지는 주식 평가액 하락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들어 키이스트 주가가 다시 오르며 지난 24일 현재 연초 대비 약 5000만원의 주식 평가액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