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과 작약꽃의 전설
작약과 모란은 닮은 점이 많지만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풀이라는 점이 다르다.
즉, 모란은 다른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가 땅 위에서 자라서 겨울에도 죽지 않고 남아 있지만
작약은 겨울이 되면 땅 위의 줄기는 말라죽고
뿌리만 살아 이듬해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 나온다.
작약 속은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 약 30종 정도 분포하고 있다.
대부분은 초본성으로 작약이라 하며 몇 종이 목본성으로 모란(목단)이라 한다.
뿌리는 약용으로 쓰고 있다.
모란과 작약의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꽃이 피는 순서이다.
모란이 진 후에야 비로소 작약이 피기 때문이다.
작약에 관한 이야기
작약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옛날 파에온이라는 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먼 나라의 싸움터에 보내고 혼자서 살고 있었다.
공주는 이제나 저제나 하고 왕자가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살았다.
그러나 왕자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수많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눈 먼 악사 한 사람이 대문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공주는 그 노랫소리가 하도 구슬퍼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듣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노래는 왕자가 공주를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죽었다는 사연이었기 때문이다.
왕자는 죽어서 모란꽃이 되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주의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컸다.
공주는 굳게 마음먹고 악사의 노래 속에서 가리키는 대로
머나먼 이국 땅을 찾아가 모란꽃으로 변해 버린 왕자 곁에서 열심히 기도를 드렸다.
사랑하는 왕자의 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공주의 정성은 마침내 하늘을 감동시켰다.
그리하여 공주는 함박꽃(작약꽃)으로 변하여
왕자의 화신인 모란꽃과 나란히 같이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모란이 피고 나면 으레 작약이 따라 피는데 전설을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듯도 하다.
또 일설에 의하면 모란꽃과 작약꽃의 학명 중 속명이 같은 이유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