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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7.7.21일
팀 명 : 큰뫼사랑 종주대
참가대원 : 최성우(대장), 유승철(대원),신희선(대원)
종주구간 : 제43구간(댓재 - 이기령)
종주거리 : 총 17km
2007.7. 20(금)
오후 10:37분<댓재 민박집 도착: 810m>
오늘은 대원들의 개인사정과 태풍 영향으로 6/23일 이후 거의 1달만에 산행을 하는 날이고, 또 이번 구간 도상거리가 27Km가 되어 약 13시간의 산행은 각오해야만 했다. 따라서 오늘밤 늦게라도 산행시작 지점인 댓재에 도착하여 하루를 묵고 내일 새벽부터 등반을 할 계획이다.
회사에서 6시 정각에 퇴근하여 등산복으로 갈아 입지도 못하고 내일 하루종일 최대 3끼니 먹을 음식을 준비, 상하지 않도록 아이스박스에 꼭꼭 담아 트렁크에 넣고 7시에 분당을 출발했다. 유대원은 문막 근처에서 골프을 치고 문막 휴게소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내일 영동,영서지방의 비 올 확률이 60%나 되었지만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면 올해 백두대간 종주 완료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아 비를 맞더라도 강행을 결심했다. 분당을 떠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잠시 후 다행스럽게도 그쳤고 금요일 저녁 영동고속도로는 예상밖에 시원하게 뚤렸다. 덕분에 문막까지 1시간만에 도착할 수 있었고(20:08) 식사를 하면서 유대원을 20여분 기다렸다. 휴게소 내부 TV에서는 맨유와 서울 FC와의 축구경기가 진행되고 있고 1:0으로 맨유가 이기고 있었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서울에서 289Km) 휴게소에서 유대원을 만나자 마자 곧 출발, 대관령 터널을 통과하여 강릉과 동해를 지나 42번,38번 도로를 경유하여 424지방도를 달린다. 지난번에 보았을 때 댓재 정상이 넓었고 하장면 방향에서 그리 큰 고개가 아니었기에 낮은 고개인줄 알았는데 지금 삼척에서 미로면을 지나 올라가는 길은 최소 40도 이상의 엄청난 기울기에 180 회전 커브가 이어진다. 허긴 바다에서부터 댓재 810m를 수직으로 올라가는 길이니까 이해는 간다.
동해IC를 빠져 나와 약 50여 분을 달린 후 도착한 댓재는 어둠속의 기념탑만이 우리를 반기고 있고 곧 50m 정도 내려간 왼쪽지점 우리가 묵을 댓재 민박집에 도착한다.(
장시간 차 속에서 고생을 하였고 이제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는 곳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린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맥주를 한잔하고, 내일 마실 식수준비를 논의하는데 대장님이 가게에서 식수를 사면 어떻냐고 하신다. 내 생각에는 이곳 샘물이 판매하는 식수보다 더 좋을것 같아서 주인 아저씨에게 식수 먹어도 되느냐고 물어보니까 뭐라고 우물우물 대답한다. 대답이 시원치 않아 2~3번 다시 물었더니 별안간 화를 내면서 “왜 사람말을 못믿느냐? 내가 나쁜 물을 좋다고 하겠느냐?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하면서 버럭 화를 낸다. 내 입장에서는 이곳 물이 좋은지 나쁜지 대답을 안해 성질이 났구만 오히려 야단이다. 세상에 정말 별사람 다 있구먼….옛날 성질 같으면 한바탕 말싸움이라도 하겠구먼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터득한 후로는 그렇게 덤비지 않는다.
민박집 위치는 위치는 참 좋은데 이곳에 와서 첫날밤부터 기준이 썩 좋지는 않다
그냥 2층으로 올라가 자려는데 내일 산행 후 이동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 보아서 택시를 예약했다고 한방에 날려 버렸다. 그러다가 혹시 공짜이거나 싸게 이동해 줄지 모르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냐고 물어보니 4만원이라고 한다.다. 택시보다 1만원 싸서 민박집 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내 돈이면 택시를 타는데 공금이니까 절약을 해야지…
하루에 백봉령까지 최소 13시간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기령에서 끊기로 하고 주인집 아저씨에게 이기령에서 차가 올라올수 있는 곳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보니 1시간 걸린다고 말한다. 내가 파악하기로는 3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알고 있는데 많은 차이가 나서 지도를 펴놓고 얘기하다 보니 백봉령을 향한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왼쪽 부스베리까지는 3시간이고 오른쪽 이기동까지는 1시간이라고 한다. 확인하지 않고 이기령에서 부스베리쪽 왼쪽으로 내려갔으면 난리가 날 뻔 했다, 민박집 차는 오른쪽 이기동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2층에 올라가니 방이 3개가 있고 넓은 거실에 씽크대도 준비되어 있으며 거실 중앙에 내일 아침 밥상이 차려져 있다. 간단히 씻고 다른 손님들이 없으므로 각각 독방에서 백두대간 종주 기간중 가장 편안한 밤을 보냈다.
2007.7. 21(토)
06:05분<댓재 출발 : 810m>
5시 30분에 핸드폰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유대원이 먼저 일어나 깨운다. 찌게를 데워 밥 한그릇을 가득 먹고 민막집을 나오니 날은 그런대로 밝은데 비가 우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비를 입고 비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한 뒤 댓재 정상의 기념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만만치 않은 오늘 하루 산행을 시작한다.
09:15분<두타산 도착 : 1,352.7m>
댓재 정상 주차장에는 무박 산행을 온 대형버스가 2대나 서 있는데 경험상 서울에서 어제 저녁 10시에 떠나 오늘 새벽 2시 30분 부터는 산행을 시작했을 것이고 지금쯤 두타산을 통과했으리라 생각된다.
두타산 정상까지 6.1Km 라는 이정표 지시대로 산신각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뱀이 꼬리 감추듯 숲으로 사라진다. 산신각 왼쪽으로 가면 직접가는 길이 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완만하게 나 있는 등산로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오른쪽으로는 삼척에서 올라오는 꼬부랑 차도가 발 한참 아래로 보이고 왼쪽으로는 비구름에 정상이 가려진 무명봉이 나름대로 깨끗하게 보인다.
댓재에서 25분을 올라가면 햇댓등(970봉)에 도착하게 되는데 주변이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공터이다. 햇댓등에는 청타 산악회에서 설치한 화강암 표석이 있고 댓재 30분, 두타산 3시간이라고 적혀있고 지도에는 전망대가 있는것으로 되어 있는데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햇댓등에서 대간길은 90도 서쪽으로 꺽여 내려가고 1시 방향에 두타산이 어서 오라고 기다리고 있다. 공룡능선처럼 오르막내리막이 여러 개 넘어야 하는것으로 보인다.
햇댓등을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게 되는데 댓재로 이어지는 길이다. 댓재에서 이곳 안부까지 쉽게 올 수 있는 지름길이 있었으나 빙빙 둘러가는 한이 있어도 능선을 타야 하는 것이 대간꾼이 아닌가?
934봉을 지나면서 등산로는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고 본격적으로 고도를 높힌다. 습기 많은 날 우비를 입고 산행을 하니 몸이 삶아지는 느낌이라 우비를 벗을 수 밖에 없었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멀리 삼척시내와 동해바다가 흐린 날씨에 깨끗하게 보인다. 삼각점이 있는 1028,1021봉을 지나면 작은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고 이어 통골재에 도착한다(7:45분). 지도에는 목통령이라 되어 있으며 재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통골재에서 1,243봉을 오르기가 제법 힘이 든다. 1,234봉을 지나 약 1시간 급경사를 오르면 사방의 시야가 확 트인 두타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누구 말처럼 두타산을 발음대로 한자로 풀이하면 “골 때리는 산”이라는 뜻은 아닌지?
두타산 정상에는 큰 묘가 하나 있고 대형 표석이 서 있으며. 정상은 대머리처럼 풀 한 포기 없고 한쪽 구석에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 버린 음식물 쓰레기 썩는 냄새가 고약했지만 3시간여 동안 산행을 했기 때문에 참외와 준비한 떡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두타산 정상에서는 청옥산이 가까히 보여 2시간 거리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고 그 다음 고적대와 갈미봉의 우뚝 솟은 모습이 저 멀리 한눈에 들어 온다.
11:20분<청옥산 도착 : 1,403.7m>
두타산 정상을 떠나면서부터 급경사 내리막이 한참 동안 이어지고 등산로 또한 전혀 속도를 낼 수 없는 너덜지대이다. 왜 눈앞에 보이는 청옥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는지 이제 짐작이 간다. 50여분을 내려가면 박달령에 도착하는데(10:25분), 고도표상에 이곳이 1,156m이므로 계속 200m를 내려온 셈이다. 내려온것은 좋은데 청옥산이 두타산보다 더 높은점을 생각할 때 남은 오르막이 걱정된다.
박달령에서 문바위재를 지나 40여분 올라가면 청옥산 50m 남은 지점의 학동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서있는 이정표를 지나면 청옥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청옥산을 오는 도중 무릉계곡으로 연결되는 여러곳의 갈림길을 지나게 된다.
청옥산 정상에는 화강암 표석과 헬기장이 있고 먼저 온 등산객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침을 일찍 먹어 배가 출출하던 차에 우리도 준비한 떡과 참외로 요기를 했다. 또 정상에서 약 20m 아래 위치한 시원한 약수(?) 가 있어 식수를 가득 채웠다.
13:20분<고적대 도착 : 1,353.9m>
30분 동안 식사와 충분한 휴식을 마치고 물도 가득 채웠으므로 다시 이기령을 향해 오후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서 대간길은 우측 아래로 급격히 떨어지는데 직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지점이다. 연칠성령으로 향한 길은 내리막의 연속에다 심한 잡목 때문에 헤쳐 나가기가 힘들다.
아침 출발할 때 잠시 오다가 한동안 멎었던 비가 청옥산을 떠나면서 다시 옷을 적실 정도로 온다. 끈적끈적하게 내리는 비 속와 나뭇잎에 맺혀있던 빗방울로 인하여 바지는 완전히 젖었고 청옥산에서 40여분 내려가면 연칠성령이 나온다.(12:30분). 이곳은 삼척시 하장면과 삼화동을 오가는 곳으로서 산세가 험준하여 난출령이라 불리웠다 한다. 이 난출령 정상을 망경대라 부르기도 하는데 인조원년 명재상 택당이식이 중봉산 단교암에 은퇴하였을 때 이곳에 올라 서울을 사모하여 망경한 곳이라 전해진다.
연칠성령을 지나 고적대로 오르는 길은 보기에도 무시무시할 정도의 암벽구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보기에는 그래도 항상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고 사람이 갈 수 있게끔 되어 있다는 것을 믿고 가는데 생각보다는 험한 암벽구간이 앞을 막는다. 밧줄을 따고 바위를 잡아 당기며 1시간여 암벽과 싸움을 하다보면 어느새 기대했던 대로 우리는 고적대 정상에 서 있게 된다.
고적대 정상은 몇 사람이 겨우 앉을 만한 좁은 바위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정상에는 청타산악회에서 설치한 “청옥산 2.3Km, 괘병산 2.5Km”라는 이정표가 있고 고적대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고적대는 “동해시,삼척시,정선군의 분수령을 이루는 산으로 기암절벽이 대를 이루어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수행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동해로 뻣혀진 청옥산, 두타산이 아울러 해동삼봉이라 일컬어 지며, 신선이 산다는 무릉계곡의 시발점이 되는 명산으로 높고 험준하여 넘나드는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구간에 ‘청타산악회’라는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데 청옥산과 두타산의 이름을 따서 ‘청타산악회’라고 이름 한 것 같아 보인다.
고적대에서 정상에서 바라본 사방 경치는 정말 장관이다. 남으로 우리가 걸어온 두타산, 청옥산이 우뚝 서있고 북으로는 갈미봉과 이기령 건너 상월산이 은근히 겁을 주고 있다. 동쪽으로는 수천 길이 넘을 깊이의 무릉계곡이 발아래 어리럽게 보이고 그 너머 동해시내와 바다가 비구름과 어울려 희미하게 보인다. 또 서쪽으로는 깊은 산림속에 늪지 같은 곳, 옛날 애들 머리의 부스럼자리 같은 녹색 곳이 보이는데 저곳에 닫는 길만 있다면 별장을 짖고 지나가는 동물 다리 걸어 잡아먹고 살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을 열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나니까 와~ 속이 다 후련하다…..
16:00분<이기령 도착 : 900m>
고적대를 떠나면서 이제부터 약 2시간만 가면 이기령이 다다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힘차 내려가기 시작한다. 고도표에 나타난것처럼 완만한 내리막 능선이고 동쪽은 절벽으로 이루어진 지역이 있어 정말 주의를 해야만 했고 야산산행은 삼가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약 1시간 동안 나뭇가지에 찔리고 작은 바위로 이루어진 너덜지대를 지나면 작은 봉우리를 넘게 되는데 이곳이 갈미봉이다.(14:20분: 1,260m)
갈미봉에서 이기령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의 연속이 다시 1시간30분 지루하게 계속된다. 좌측으로 임도가 나란히 지나는 지점에 와서는 이기령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곧 이기령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은 임도가 바로 옆에 있어 그 길을 하산길로 택하고 싶지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3시간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댓재 민박집 아저씨가 기다리는 이기동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댓재를 떠난지 정확히 10시간만에 도착했고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나 더 걸렸다. 이기령에는 백봉령 10.1km, 고적대 6.6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기령에서 민박집 아저씨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데 SKT도 전혀 전파가 잡히질 않는다. 이기동 쪽으로 20여 m 이동하니까 안테나가 잡혀 간신히 통화를 하고 이기동으로 내려간다.
17:00분<이기동 도착 : 810m>
이기동으로 가는 길은 최근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는 오솔길로서 이대로 가면 정말 민가가 나올까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어쌕한 길이다. 고도를 점점 낮춰 민가에 가까워질수록 신선처럼 산 중턱에 걸친 운해속을 걸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무에 매어 있는 커다란 황소를 보니 마을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었고 들꽃들이 만발한 공터를 지나면서 개짖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이기령에서 1시간만에 도착한 이기동에는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만한 산촌 그대로의 모습이다. 고추와 가지가 텃밭에서 자라고 돌담에는 호박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그리고 흔히 볼수 없는 보라색 도라지꽃도 밭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집 옆으로는 계곡이 힘차게 흐르는데 집중폭우에 이 마을이 안전할지 걱정된다.
마을에 도착하여 시멘트포장도로가 나왔는데도 민박집 차는 올라오질 않고 20여분 거리에서 기다린다. 다른 차들은 다 올라오는데 4륜 구동이 아니라 못 올라 왔다나?
어제부터 영 맘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쉬우니 꾹 참을 수 밖에….
다음에 이용하는 등산객들은 꼭 참고하시길….
18:05분<집으로.댓재 줄발>
이기동에서 민박집 아저씨 봉고차를 타고 다시 댓재로 돌아오니 18시가 되었고 산행시작한지 정확히 12시간 만이다. 옷은 축축하고 배도 고프고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안전하게 분당으로 가기 위해서 바로 출발했다. 평창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대장님이 사주신 시원한 냉커피도 먹고 집으로 달렸다.
오늘도 한구간 정복하였으므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진부령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안전을 빌며…. 우리 종주대원 파이팅~
온세통신 종주내역
2004년 종주팀(댓재- 이기령)) : 강남지사 (배복만,정광진,김진일,전성모,홍재원,장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