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시리즈 탄생 50주년을 맞아서 2012년 10월 26일 제23번째 시리즈물인 ‘007 스카이 폴폴(SKYFALL)’이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되었다.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영화 007과 그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007시리즈는 영국 해군첩보부의 정보분석가 출신인 작가 이안 플레밍(1908~ 1962)이 집필한 소설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시작한다. 1953년 그의 첫 작품 ‘카지노 로얄’이 한 달 만에 매진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60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007 제임스 본드’ 신드롬을 일으키자, 영화 제작자 앨버트 R. 브로콜리(일명 커비 브로콜리)가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영화화에 관심을 갖고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007이란 살인면허를 가진 영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의 암호 코드인데, 1962년 10월 5일 첫 번째 007 시리즈 영화 ‘007 살인번호’를 개봉하면서 시작을 알렸다.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공상 첩보영화는 스토리 보다는 첩보원 제임스 본드가 국제적 범죄조직을 상대로 혼자서 처치한다는 조금은 허황된 1인 영웅주의적 활동과 본드 걸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여성이 제임스 본드의 연인으로 나타나고, 덧붙여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최첨단 과학무기가 선을 보이는 것을 두드러진 특징으로 한다.
지난 50년 동안 23편의 007시리즈가 제작되면서 007시리즈에서 남자주인공 제임스 본드로 출연했던 제1대 숀 코너리를 비롯해서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등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영화는 수십 년간 비슷한 설정과 스토리, 너무나 뻔한 결말 등으로 영화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제6대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가 21번째 시리즈 ‘카지노 로얄’에 출연하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연기로 그러한 불만을 일거에 잠재웠는데, 이번 23번째 시리즈 스카이 폴에서는 더욱 화려하고 더욱 강렬하게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역대 제임스 본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대 : 숀 코너리 ‘골드핑거’, 선더볼 작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등(6회),ㆍ2대 : 조지 라젠비 ‘여왕폐하 대작전’ (1회), 3대 : 로저 무어 ‘나를 사랑한 스파이’, ‘옥토퍼시’, ‘뷰 투어 킬’ 등(7회),ㆍ4대 : 티모시 달튼 ‘리빙 데이라이트’, ‘살인면허’ (2회),ㆍ5대 : 피어스 브로스넌 ‘골든 아이’, ‘네버 다이’, ‘어나더 데이’ 등(4회),ㆍ6대 : 다니엘 크레이그 ‘카지노 로얄’, ‘퀸텀 오브 솔라스’, ‘스카이폴’ (3회) 등이다.
아무튼 007시리즈 첫 영화가 나온 지 5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23번째 영화 007스카이 폴은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고, ‘로드 투 퍼디션’, ‘레볼루셔너리 로드’ 등을 통해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네덜란드 출신 샘 멘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007 시리즈는 매번 다른 감독들이 연출을 맡아 각각의 개성과 색깔을 지닌 영화를 탄생시키는 것이 전통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M(주디 덴치), 악당 실바(하비에르 바르뎀), 이브(나오미 해리스), 세버린(베레니스 말로), 말로리(레이프 파인즈) 등이 출연하는데, 15세 이상 입장 가, 러닝타임 143분이다.
영화 제목 스카이폴(SKYFALL)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악당 실바를 유인하기 위해서 본드가 M과 함께 찾아간 본드의 고향집 저택의 이름이지만, 이것은 공중과 지상에서 벌이는 악당들과의 총격전, 폭파 등 클라이맥스를 의미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악당 실바며, 본도, 그리고 M과 장관의 발언에서 반복되고 있다.
영화는 MI 본부요원의 리스트를 훔쳐서 달아나는 악당을 추격하는 본드와의 오토바이 추격전에서 시작하여 달리는 열차 지붕에서의 격투로 이어지는 모습이 관객을 초반부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데, 이런 추격전과 격투신의 무대는 터키의 이스탄불로 설정되었다. 007시리즈는 이처럼 관객에게 눈요기를 주기 위해서 유럽 이외의 중동이나 아시아 국가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번에도 터키를 비롯해서 상하이, 마카오 등이 무대가 되고, 많은 중동인과 중국인들이 출연한다.
아무튼 본드와 함께 악당을 추격하던 본드 걸(?) 이브는 M의 지시를 받고 본드와 격투하는 악당을 향해서 발사하였으나, 불행히도 본드가 총에 맞아 열차에서 추락한다.
결국 악당을 놓친 MI 본부에서는 본드가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장례와 추도식까지 마친다. 하지만, 본드는 부상을 입고 강물에 추락해서 흘러가다가 구사일생으로 터키 여인에게 구조되어 치료를 받는다.
한편, 본드의 임무가 실패로 끝나자 전 세계에서 테러 단체에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비밀 요원들의 정보가 분실되고, MI 6은 최대의 위기에 빠지면서 M은 책임 추궁을 당하며 퇴출 위기에 놓인다. 설상가상으로 공개된 5명의 요원이 하나씩 살해되면서 정부에서는 M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논의되고 있을 때, 터키에서 복귀한 본드는 M의 지시를 받고 악당의 하나가 움직이는 상하이로 이동한다.
본드는 상하이의 한 고층빌딩으로 올라가는 악당을 미행하던 끝에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 격투 끝에 그를 죽인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얻은 비밀표지를 가지고 도박장으로 들어와서 현금으로 교환을 요구하지만, 본드가 자기들과 거래하는 고객이 아닌 것을 알고 접근한 아름다운 여인 세버린(베레니스 말로)을 만나게 된다.
세버린은 본드에게 자신도 두목 실바가 싫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실토하면서 그를 죽일 수 있다면 부두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이처럼 서양인에게는 다소 낯선 아시아 도시의 풍경과 아시아인들의 생활 모습이 영화에 흥미를 갖게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은데, 본드는 그렇게 세버린을 통해서 작은 섬으로 악당 실바를 찾아간다.
마침내 실바의 영토인 작은 섬에서 사상 최강의 적 ‘실바’와 본드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제임스 본드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격투 끝에 실바를 체포한 뒤 런던으로 귀국해서 MI 6본부에 가두었지만, 실버는 교묘하게 탈출한다.
한편, MI 6의 실체 노출과 작전 미스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청문회에 나선 M을 본드에게 체포된 악당 실바가 쫓아가서 살해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설정이 이해되지 않지만, 아무튼 MI 본부를 탈출한 실바는 청문회장까지 들어간다.
청문회장에 난입한 실버 일당과의 총격전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뒤쫓아 온 본드는 M을 데리고 현장을 피하는데, 본드가 실바를 유인하려고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자신의 시골집인 스카이 폴 저택이다. 이곳은 폐허나 다름없는 곳인데, 아직까지 관리인 혼자서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곳까지 찾아온 실바와 그 일당이 자동차와 헬리콥터로 몰려오는 동안 본드와 M, 그리고 늙은 관리인 셋은 중과부적으로 쫓기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낡은 교회 건물에서 맞닥트린 M과 본드 그리고 악당 실버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결국 본드가 던진 칼에 실버가 죽고, M도 악당들과의 총격전에서 입은 상처로 본드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영화 '007 스카이폴'은 여러 인물이 한 인간이자 사회인으로서 맞닥뜨려야 하는 한계 상황과 고뇌, 사람들 사이의 애증 관계를 보여주며 기존에 없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M을 증오하며 끝까지 추격하는 악당 실바가 개인적인 원한을 M에게 전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M의 드러나지 않은 과거의 실체가 진정으로 실버의 원한을 사게 되었는지는 약간 의문스럽다.
또,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달리는 기차 위에서 펼쳐지는 고난도 실전 액션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집중하게 하며, 액션 장면은 시종일관 영화를 압도하지만, 그의 근육이 빠지고 노쇠한 모습에서 조금은 영화 스토리 전개의 피곤함을 느끼게 하고, 또 악당 실바나 MI 6본부의 국장 M 역시 노쇠한 모습들이어서 007시리즈 50주년이 말해주는 시리즈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 같았다.
한편, MI 6 요원이었다가 M과의 갈등으로 적이 되어버린 악당 실바 역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은 2007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냉혈한 살인자 역을 섬뜩하게 표현해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영화팬들에게 인상을 각인시켰는데, 그는 007 23번째 시리즈에서의 악역을 소화해가 위하여 머리색을 바꾸고 말투까지 바꾸었다고 하지만, 그다지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주인공 본드의 독자적인 범죄소탕, 미모의 본드 걸의 출현, 최첨단 무기의 발명을 요소로 하는 007시리즈는 스카이 폴에서 MI 6의 국장 M 역할을 맡았던 주디 덴지가 죽고 새로운 국장이 등장하고, 또 본드 걸이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줄어든 역할에서 변화를 예고하는 것 같다.
더욱이 그동안 매 시리즈마다 기상천외한 최첨단무기를 발명해서 본드에게 제공하는 Q가 죽은 이후 그다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식 무기가 보이지 않아 007시리즈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한 원인이 되기도 했으나, 스카이폴에서 다시 나타난 젊은 과학자 Q와 M의 뒤를 이은 새로운 국장이 앞으로 관객에게 어떻게 자신의 역할을 보여줄는지 알 수 없지만, 스카이폴에서는 무엇보다도 위험한 액션, 그리고 다양한 국가와 도시의 눈요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본드가 실바를 추격하던 중 지하철 역 건물과 스코틀랜드 저택의 폭파 씬, 그리고 터키와 마카오, 상하이 등 초호화 로케이션도 영화의 화려함을 더하는데 한 몫 한다. 200자×24.9매
첫댓글 덕분에 영화 한 편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