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 11일.
배롱나무와 석류나무가 아쉽게도 사망한 것으로 최종 판정하였슴다.
지난 겨울 동사할까봐 추위가 오기도 전에 꽁꽁 싸매어 겨울을 잘 지난 줄 알았는데
너무너무 아깝슴다.
한여름인 지금까지도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배롱나무.
줄기를 손톱으로 긁어보니 물기가 거의 없슴다.
워낙 새싹이 늦게 나오는 넘이라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왔는데
더 이상은 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했슴다.
작년 가을 (10월말), 겨울 준비를 위해 이렇게 정성스레 싸 주었었는데...
( 5/18 찍음 )
지난 5월초 (5/2).. 겨울옷을 벗겨 줄 때만 해도 줄기에 물기가 오르고
싱싱하게 살아있어.. 새싹이 올라올 때만 오매불망 기다려 오던 중...
( 5/26 찍음 )
5월 말이 다되어도 깜깜 무소식이라 나무를 잘 살펴보니 줄기 밑둥의
껍질이 갈라져 있었슴다. 따가운 봄 햇살을 견디지 못하고
나무의 약한 피부가 터져버린 것임다. 아구구...
부랴부랴 문경 약국에서 붕대를 사와 줄기를 싸감아 주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슴다.
원래 배롱나무 같이 줄기가 약한 나무는 옮겨심을 때 등 취약 시기엔 피부 보호를 위해
줄기 감싸주기를 하는 것이 좋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있는디...
석류나무도 오늘 같이 사망 판정을 했슴다.
추위를 많이 타지만, 꽃이 너무 좋고 열매 맛도 좋은디...
이넘의 사망 원인도 줄기 밑둥의 피부 파열...
겨울 동안 보온재에 보호되다가 갑자기 강한 햇살을 받으니 견디지 못한 듯...
재작년에 심어 그해 겨울에 동사했던 이넘 (배롱나무)은
죽은 나무를 베어 버렸는데..
용케도 땅속에 있었던 뿌리만은 살아서 다음해에 여러 새줄기를 냈던
기특한 넘..
근디, 그 새로 올라온 줄기들 마저 작년 겨울 혹한을 견디지 못하고 또 다시
얼어 죽었슴다.
작년 한 해 자란 게 저 정도...
이렇게 해서 작년에 이어 2년 내리 배롱나무와 석류나무의 겨울나기는 실패하고 말았슴다.
아니, 이번엔 겨울 나기는 성공했는데, 봄 나기에 실패...
거금을 주고 수형이 미끈한 넘을 데리고 와 우짜든지 잘 키워 보려고 애를 썼는데..
너무나 아깝고 아쉽슴다. 작년 여름 내내 멋진 꽃을 석달이나 피우더니...
이젠 더 이상 이넘들을 데려와 키워 볼 엄두가 나지 않네여.
한 가지 남은 실낱같은 기대는...
작년 가을 흙과 지푸라기로 잘 덮어 주었던 뿌리라도 혹시 살아 있다면,
작년 같이 새 줄기가 올라 올 수 있으려나...
올라 온다해도 그 줄기가 월동하고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
<< 사 족 >>
수년 전 점촌 묘목상에서 어린나무를 사와 대문 앞에 심어 놓은 배롱나무 3그루는 어찌어찌
지금도 잘 자라고 있슴다.
그런데, 그넘들은 꽃 색깔이 영 아니고 수형도 볼 품이 없어 이번에 죽은 넘과는 비교가
안되져. 다이아몬드와 차돌...?
아무튼 이젠 차돌이라도 잘 키워 봐야져...
첫댓글 농부의 진득한 마음으로 심고 또 심고, 세월을 기다리면 그중에 출중한 나무가 반드시 있게 마련...
열매를 따서 아이를 공부시키여만하는 급함도 없으니, 아쉬움을 접고, 전진 또 전진 합세다.........
땅은 넓고 농사지을 일손은 이제 나이가 있으니, 제너머 사래긴밭을 언제 갈려 하노니?
장준위는 언제 구성돼? 상주는. 먼데로 와가지고 생고생만하다 가네. 안 됐다. 화장해서 지 있던데 뿌리조라. 얼매나 조아하겠노. 또 다른 놈 들라 가지고 잘 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