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고비사막' 여기가 황사 발원지
2007년 3월 7일 (수) 22:36 MBC뉴스
http://tvnews.media.daum.net/part/societytv/200703/07/imbc/v15970559.html
● 앵커: 올 봄 우리나라에 불어 닥칠 황사가 그 어느 때보다 심할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황사의 발원지인
몽골 고비사막 일대에서는 벌써부터 최악의 황사를 예고하는 여러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창규 기자가 고비사막 현지에서 그런 조짐들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모래바람 속에서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어렵습니다.
초속 4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사막의 모래를 거칠게 날려 보냅니다.
● 어용수룽: 모래가 물을 퍼붓듯이 날리기 때문에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이다.
● 기자: 몽골 남쪽 한반도 면적의 세 배에 이르는 고비사막은 황사가 시작되는 발원지입니다.
모랫길을 한나절 달려 도착한 사막 인근 마을. 황사철이면 동네 어귀에 쌓아놓은 2m짜리 황사 방지턱이
모래에 완전히 파묻힙니다.
주택은 물론 열차가 달리는 철도도 제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고비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언덕입니다. 바람에 모래가 날리면서 불과 1년 만에 언덕 전체가
날아가 버리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이곳의 황사현상은 해마다 빨라져 최근 들어서는 겨울철인 2월부터 시작됩니다.
땅 속을 파봤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황사철이 아닌데도 얼마 전 바람에 날려 온 모래들이 석 달 전 내린
눈 위에 두텁게 덮여 있습니다.
● 하올름백 박사: 작년 말 마지막 내린 눈 위에 3개월 동안 덮인 모래가 10센티미터나 된다.
● 기자: 여기서 시작된 황사가 중국 내몽고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는 데는 빠르면 하루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올 봄 황사가 예년보다 훨씬 심각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잉흐둡싱: 올해 강수량이 적어 전 국토의 절반만 눈이 왔다. 건조화로 황사가 더 심할 것이다.
● 기자: 고비사막의 강수량은 40년 전보다 3분의 1이 줄어 최근에는 한 해 10cm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평균기온은 2도나 상승해 겨울에도 영상의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지난 5년 간 호수 60여 개와 강 700여 개가 말라붙었습니다.
고비사막 최대의 오아시스인 오르골호수. 3년 전만 해도 물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바짝 마른 바닥에
하얀 염분만 뒤덮여 있습니다.
● 자미앙허룰: 물이 마르면서 주민과 가축이 모두 이주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다.
● 기자: 목마른 가축들이 아직 녹지 않은 눈을 애써 핥고 있습니다.
사람과 가축이 떠나면서 매년 3400만 제곱킬로미터, 서울시 면적의 6배 크기의 사막이 새로 생겨
납니다. 사막이 넓어지면 그만큼 한반도에 닥치는 황사도 심해집니다.
고비사막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4월 달까지도 눈이 내리는 곳이지만
최근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겨울철에도 비가 내리는 일이 많습니다.
주민들은 가뭄 끝에 단비라기보다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등이 지원하고 있는 나무심기 사업 현장입니다.
황사의 길목을 따라 서울-부산 간 거리의 10배인 3800km에 나무를 심겠다는 게
몽골 정부의 계획입니다.
나무를 다 심데 무려 35년, 그나마 초기에 심은 나무들은 대부분 말라죽었습니다.
사막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바라도즈: 과거에 비해 나무가 많이 줄었고, 이미 몇 종류는 멸종했다.
● 기자: 80년대만 해도 한 해 평균 3.91이던 우리나라의 황사 발생 일수는
최근에는 12.81로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한번 황사가 불면 10만 톤이 넘는 모래먼지가 우리나라에 몰려옵니다.
해마다 반복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더욱 답답한 황사.
갈수록 심각한 환경재앙으로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창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