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이 옛길을 연결하는 연하협구름다리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연하협구름다리는 산막이옛길과 충청도양반길을 연결하는 다리다. 2016년 9월 완공된 연하협구름다리는 총연장 134m, 폭 2.1m로 갈론마을과 산막이마을을 이어주고 있다. 연하협이란 이름은 괴산댐 건설로 잠긴 연하구곡에서 유례했다. 강과 산으로 서로 분리되었던 마을이 이젠 다리와 터널로 서로 이어지고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지자체별로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호수를 잇고 산과 산을 잇는 경관 다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다리들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산막이 마을이 위치한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일대는조선시대 유배지였다.산이 장막처럼 둘러싸고 있어 막혀 있다는 뜻을 지닌 '산막이'역시 산이 만들어낸 지명이다. 중중첩첩 산에 가로막혀 산막이 마을로 명명됐을 만큼 멀고 외진 곳이라 오지 중 오지로 사람의 발길도 뜸했다. 그러나달천과 어우러진 기암괴석, 그리고 깎아지른 벼랑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웠다.조선 후기 선비노성도가 10대 선조인 노수신의 유배지였던 이곳 풍경에 반해아홉 곳의 절경에 이름을 붙이고연하구곡가(煙霞九曲歌)를 읊으며“가히 신선이 별장으로 삼을 만한 곳”이라고 극찬한 이유다. ‘깎아 세운 병풍바위는 별천지니/ 천장봉 아래서 기꺼이 즐기노라/ 산은 높고 물은 푸르러서 진경을 이루니/ 이곳 연하동이야말로 세상 밖 그림일세’ (노성도 ‘연하구곡가’ 중에서)
연하구곡과 산막이 마을로 통하던 길은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준공한 최초의 댐인 괴산댐이 완공되자 대부분 물속에 잠기고 만다.1곡인 탑바위와 9곡인 병풍바위 등 일부만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나마 유람선을 타야 볼 수 있다. 괴산댐이 생기기 전 징검다리와 섶다리를 건너 바깥세상 나들이를 했던 주민들은 나룻배로 건너거나 호수 위 산허리에 난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곡예하듯 걸어 다녀야 했다. 산막이 옛길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데다 자칫 발을 헛디디면 호수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길이었다. 댐이 생기기 전 35가구나 되던 산막이 마을은 수몰로 살기 힘들어진 주민들이 하나 둘 마을을 떠나면서 길도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 잊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