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맹자(孟子)』는 7편으로 된, 맹자의 저서입니다. 유학(儒學)의 창시자 공자(孔子)의 철학과 사상을 이어받아 이를 부연하고 확대하여 유교의 사상체계를 넓히고 발전시켰다는 공로를 치하 받고 있습니다. 공자는 인(仁)을 중심으로 사상체계를 세웠으나, 맹자는 인에다가 의(義)까지를 합해서 논리를 전개하였고, 성선설(性善說)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주장하여 유학의 저변을 확대하였습니다.
7편으로 된 『맹자』를 새롭게 재해석하여 9권으로 편찬한 『맹자요의』는 다산의 경학연구서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책입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려 관념의 성리론을 실천과 행동이 가능한 논리로 다시 설명한 높은 수준의 맹자 연구서입니다.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는 ‘효제(孝弟)란 위인(爲仁)의 본(本)이다’라고 했으며, ‘위인유기(爲仁由己)’라는 큰 실천논리를 설파했습니다. 그런데 주자학(朱子學)에서는 인(仁)을 ‘재내지리(在內之理)’, 즉 인간의 내부에 있는 이치라고 해석하고 있으니 어떻게 뜻이 통하겠느냐며, 다산은 주자학의 이론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효와 제란 인을 행하는(爲仁) 근본이다, 인을 행함은 나로 말미암는다(爲仁由己)라고 한 공자의 본뜻에 벗어나는 주자의 해석에 다산은 찬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위인(爲仁)의 ‘위’는 작(作)이라는 글자와 같으니 용력행사(用力行事), 즉 힘을 써서 일을 행함을 위(爲)라고 말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한 인을 ‘마음속에 있는 이치’ (在心之理)라고 한다면 무슨 의미가 통하겠느냐는 반론이 바로 다산의 경학(經學)사상이었습니다.
『맹자요의』9권이야말로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실용지학(實用之學)의 사상적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명쾌하게 실천과 행동의 이론을 설명한 다산철학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자의 『논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세상이 썩고 병들었다고 했듯이, 『맹자』의 바르지 못한 해석으로 세상이 화란에 휩싸였다는 주장을 편 책이 바로 『맹자요의』입니다.
다산의 경학, 그래서 위당 정인보는 ‘민중적 경학’이라고 명명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