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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54
씬1 대전
장금 : 전하!
중종 : 왜 그러느냐?
장금 : 저를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믿어주시옵소서!
중종 : (보면)
장번내 : (보고)
의녀들 : (보는데)
장금 : 그동안 저를 믿고 따라주셨듯이 한번만 더 믿어주십시오!
중종 : 무슨 소리냐?
장금 : 전하의 환후는 그동안의 잦은 허설과 노환으로 인한 기능저하에서 온 장폐색이옵니다.
중종 : 알고 있다.
장금 : 하여.. 지금 어떠한 탕약도 어떠한 시침도 듣지를 않사옵니다. 허나.한가지 방법이 있사옵니다.
중종 : 뭐라? 방법이 있어?
장번내 : ..(놀라고)..
신비 : ..(놀라고)..
장금 : 예. 전하.
중종 : 무엇이냐?
장금 : 막힌 장(腸)부분을 직접 잘라내는 것이옵니다!
중종 : 뭐라? 잘라내? 어찌? 어찌 잘라내?
장금 : 칼을 대어 배를 가르는 것이옵니다!
중종 : 뭐라?
하고 놀라는 중종.
놀라는 장번내시.
놀라는 신비와 조동, 초복
간곡한 마음으로 중종을 바라보는 장금(53부엔딩)
중종.. 어떤 답도 하지 못한 채로.. 장금을 바라보고..
장금 또한 그런 중종을 바라보는데서
씬2 내의원 집무실
장금과 신익필 정운백이 논의하는 모습이다.
정운백 : 그건 절대 불가합니다!
장금 : 나으리!
신익필 : 어떡하든 전하를 살려보려는 대장금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건 불가한 일입니다.
장금 : 내의정 나으리!
정운백 : 된다 하더라도 그 고통을 어찌 참을 것이며 그 위험함은 어찌하구요?
장금 : 잠시만 저를 따라 제 말을 한번만 들어주십시오!
장금 나서면 의아한 표정의 둘.
씬3 다재헌 축사
토끼장이 있고.. 어미토끼와 새끼토끼가 있다.
장덕 장금 신익필 정운백이 그 앞에 있다.
장금 : 새끼를 가진 채로 큰 동물에게 물려 배가 갈라져있었습니다.
신익필 : ......
정운백 : ......
장금 : 헌데 새끼를 꺼내고는 꼬매주었더니 어미가 살았습니다.
장덕 : 더구나 태어난 새끼는 대변이 통하지 못하여 죽는가 싶었는데
장금이가 배를 갈라 장을 통하게 하였더니 살았습니다.
정운백 : 동물은 그럴 수 있습니다. 소의 새끼를 배를 갈라 꺼내는 것도 보았구요.
허나 이는 사람입니다. 그 고통을 어찌 참을 수 있습니까?
씬4 다재헌 연구실
신익필, 정운백, 장금, 장덕이 있다.
장금이 팔딱거리는 물고기 하나를 놓고는 시침을 하고 있다.
보는 신익필과 정운백.
장금이 시침을 하자.. 물고기가 가만히 있는데..
신익필 : 어찌 된 것입니까? 죽은 것입니까?
장덕 : 아닙니다. 마비가 된 것입니다.
장금 : 왜인이 드나드는 바닷가마을 사람들이 잡은 고기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 이렇게 마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인들은 이렇게 해서 숙성을 시킨 뒤 회를 먹는 답니다.
신익필 : .....
정운백 : ......
장덕 : 하여 사람도 시침으로 마취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혈(穴)자리를 알아냈습니다.
장금 : 제가 직접 맞아 확인을 하였습니다.
신익필 : .....!
정운백 : .....!
씬5 중궁전
중전이 화난 표정으로 장금을 보고 있는데..
중전 : 네가 전하의 옥체에 칼을 대겠다고 주청을 드린 것이 사실이냐?
장금 : ..예..
중전 : 뭐라고? 사실이라고? 대전 지밀상궁이 그리 말하기에 설마 하였는데 사실이라니!
장금 : 마마! 지금 전하를 시료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그 방법뿐이옵니다!
중전 : (OL) 닥치거라!
장금 : ......
중전 : 어디서 그런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하는 게냐?
장금 : 마마!
중전 : 혹.. 네 말이 맞는다 하여도 아니되는 일이다!
장금 : ......
중전 : 이 말이 조정 신료들에게 퍼지면 너는 그 말만으로도 큰 죄가 될 것이다.
허니 다른 방도를 찾아라.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야. 너라면!
장금 : ......
씬6 약재창
신비와 조동 초복이 일을 하고 있다.
장금, 허탈한 마음으로 들어오는데..
조동 : 꿀 세홉과 쓸개즙을 섞었습니다.
장금 : 엿처럼 엉기게 달인 후 손으로 비벼 새끼 손 가락 만한 크기로 만들거라
신비 : 지난번에 쓴 방법 아닙니까?
장금 : 식초를 더 강하게 했어.
신비 : .....
하고는 장금은 만든 환약을 가지고는 나가고.. 나가고 나자..
은비가 달려 들어와서는..
은비 : 들었어?
신비 : 뭘요?
은비 : 지금 대신들께서..
씬7 대전
상선과 지밀상궁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앉아있는 중종.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다.
그런 중종 앞에 영의정(이광희)와 좌의정(박명헌)이 들어 있고
영의정 : 전하! 의녀 대장금이 전하의 총애를 믿고 불경을 저질렀나이다.
의녀 대장금을 벌하시고 의관의 진맥을 받으시옵소서!
중종 : ......
대사헌 :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영의정 : 전하 내의원에는 뛰어난 두 의관이 있사옵니다. 허니 의관의 진맥을 받으시옵소서.
중종 : ......
영의정 :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우의정 :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씬8 대전 밖
장금이 탕약소반을 들고는 소리를 듣고 있다.
씬9 대전
영의정 : 전하! 이미 의녀 대장금은 전하의 옥체를 이토록 상하게 한 것만으로도
그 죄를 씻을 수가 없습니다.
중종 : ..(힘이 없어) 물러가시오.
좌의정 : 더구나 그런 불경의 말을 하다니요. 전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중종 : ..물러가시오.
영의정 : 의녀 대장금을 벌하시고 제발 내의원 의관의 진맥을 받으시옵소서!
모두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힘이 없는 채로) 물러가라는데두!
영의정 : 전하! 전하의 옥체는 전하 한 분만의 것이 아니옵니다.
전하의 옥체는 만백성이자 이 나라 조선이옵니다.
중종 : ......
좌의정 : 의관의 진맥을 받으시옵소서!
중종 : (없는 힘을 내어) 내 병은 여의가 안다! 의녀대장금이 내 몸이 다 되었다하면 다 된 것이고
살 수 있다하면 살 수 있는 게요!
모두 : ......
중종 : 허니 경들은 걱정말고 모두 물러가시오!
씬10 대전 밖
중종의 말을 듣고 있는 장금.
중종의 깊은 신뢰에 목이 메이고..
이때.. 대신들.. 우르르 나오는데..
영의정 : (장금을 보더니) 내 자네를 결단코 용서치 않을 것이야!
하더니.. 가고..
장금은.. 잠시 서 있다가 들어간다.
씬11 대전
탕약을 들고 들어오는 장금.
중종은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지긋이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그런 중종의 모습을 안타깝게 보는 장금.
상선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걸터앉는 중종.
중종 : 네 탕약을 먹으니 한결 좋아진 듯 하다.
장금 : ..(목이 메이고)..
중종 : 왜 그러느냐?
장금 : 전하 소인의 미력한 의술을 항상 믿어 주시고 분에 넘치는 성은을 내려주셨습니다
중종 : ......
장금 : 불경인지 아옵니다. 허나 저는 꼭.. 꼭.. 전하를 살리고 싶사옵니다!
중종 : ......
장금 : 한번만 이번 한 번만 제 뜻을 따라주시옵소서!
중종 : 밖을 나서 본지도 벌써 달포가 넘었구나.
장금 : 전하!
중종 : 후원에는 꽃이 피었느냐?
장금 : .......
중종 : 너와 걷던 그곳이 보고싶다.
장금 : 전하 그리 하실 수 있습니다. 허니..
중종 : 그리 할 수는 없다!
장금 : ......
중종 : 그리 할 수는 없어! 네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나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는 것이고
내가 임금이라 하여 세월을 돌릴 수는 없다.
장금 : ......
중종 : 긴 여정이었다.
장금 : 전하! 병은 의원이 고치는 것이 아니고
중종 : (OL) 병자가 고치는 것이라.. (웃으며) 네게 귀가 닳도록 듣고 혼이 난 말이다..
장금 : ......
중종 : 자려다가도 네 말이 귀에서 윙윙거려 혼자 도인술을 하기도 했다.
장금 : ......
중종 : 이만하면 괜찮은 병자였지 않느냐?
장금 : (목이메어) 전하!
중종 : 두려움도 외로움도 슬픔도 많은 세월이었다. 허나 너로 인해 그 많은 것들을 견딜 수 있었구나.
장금 : ......
중종 : 넌 참으로 훌륭한 의원이고 또한 참으로.. (사랑스러운의 느낌)
장금 : ......
중종 : ......
장금 : 전하! 저 또한 그 많은 두려움과 외로움과 슬픔을 전하로 인해 견디어냈나이다!
중종 : ......
장금 : 의관으로서..
중종 : ......
장금 : 여인으로서, 청을 드리나이다!
중종 : ......
장금 : 제발. 제 시료를 받아주십시오!
중종 : ......
장금 : ......
씬12 약재창
장금, 허탈하여 들어오는데..
신비가 탕약을 끓여 장금에게 내밀며..
신비 : 대신들이 탕약이라도 올리라 명을 내리셔서..
장금 : 이미 장의 독기가 간으로 뻗치셨어. 이젠 드시는 탕약조차도 간에 큰 무리를 줘. 안돼.
신비 : ......
장금 : 왕소금과 생강편, 뜸쑥은 준비했지?
신비 : 예. (재료를 가져오면)
장금, 말없이 隔鹽灸法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신비, 역시.. 말없이 그런 장금을 돕는데..
이 때 민상궁, 연생이 다급히 오더니..
연생 : (장금을 보고는 대뜸) 정말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까?
장금 : ......
민상궁 : 전하를 시료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습니까?
장금 : ......
우울한 장금과 민상궁, 연생, 신비..
씬13 대전
병색이 완연하여 앉아 있는 중종. 복통이 계속 찾아와 고통스럽다.
점점 호흡도 가빠진다.
상선 : 전하 누우셔야 합니다.
중종 : 장금이의 말을 따르면 또 살수도 있겠지...
상선 : ..예.. 전하.. 하오나
중종 : (픽 웃으며) 신료들이 벌떼처럼 반대를 할게고
유생들은 읽지도 못할 산더미 같은 상소를 올릴테고..
상선 : 전하 침수드셔야 하옵니다.
중종 : ......
상선 : ......
중종 : 방금 보았는데도 장금이가 또 보고 싶구나.
상선 : 다시 부르오리까?
중종 : .......
지밀상 : (E) 전하 의녀 대장금이 다시 들었나이다.
상선과 중종 씩 웃으며 눈을 마주치는데..
장금이 든다.
장금 : ..전하! (야단치는 투로) 어찌하여 앉아 계시옵니까?
중종 : (빙긋이 웃고)
하고는 중종을 부축하여 뉜뒤..
장금 : 조금 뜨거울지도 모릅니다. 참으셔야합니다!
하고는 장금은 뜸을 뜰 준비를 하는데..
그런 장금을 유심히 보는 중종.
장금의 얼굴. 장금의 손. 다시 장금의 코 입술 눈..
씬14 약재창(밤)
좌약으로 쓸 환약을 만드느라 큰솥을 걸고는 뭔가를 고고 있는 장금.
뒤 쪽 구석에는 조동과 초복이 꾸벅꾸벅 졸고 있고..
이 때 조용히 들어서는 상선.
장금 일어나 예를 갖추려하면 상선 괜찮다 조용하라는 듯..
상선 : (조용히 눈치 살피며) 어명이시네! 지금 바로 북문으로 가 상책의 지시를 따르시게.
장금 : 예?
상선 : 속히 따르시게. 전하의 명일세!
장금 : .....?
씬15 궁 북문(밤)
장금이 어둠을 뚫고 오는데..
문에 지키는 병사는 없고 상책만 혼자 서성이고 있다.
장금, 상책을 보고 다가가려는데 순간.. 옆에 있던 내시 둘이 잽싸게 장금을 보쌈한다.
씬16 배 안(새벽)
상책이 사공에게 뭔가 수화로 지시를 한다.
배 안을 보면 사공과 상책 그리고 장금만이 타고 있다.
장금 : 왜 이러는 게요? 나는 전하의 주치의관이오. 전하를 살펴야 하오!
상책 : (아무런 대꾸도 없는데)
장금 : (정3품의 위엄으로) 네 이놈!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냐! 영상대감의 지시냐!
상책 : .......
장금 답답하고 불안한 심정이기만 하다.
씬17 배안(다른 날 낮)
아직도 가고 있는 배.
씬18 배안(다른 날 밤)
아직도 가고 있는 배.
씬19 내의원 집무실
내의원 사람들 모두 있고, 도제조 화가 나있고..
영의정이 다급하게 들어온다.
영의정 : (버럭) 사흘이나 보이질 않다니! 어찌 된 것이오?
도제조 : ......
영의정 : 전하의 환후를 고칠 자신이 없으니 도주를 한 게야! 이런 발칙한!
신익필 : 아닙니다 대감!
영의정 : 아니면? 집에도 궐에도 어찌 사흘이나 보이질 않아?
정운백 : 분명 사연이 있을 겝니다. 오래 전 역병이 퍼졌을 때도 병을 알아보느라
수일간 보이질 않았으나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신익필 : 예 대감. 그럴 분이 아닙니다! 분명 다른 연유가 있을 겁니다.
영의정 : 뻔한 상황에 무슨 다른 연유가 있어?
모두 : ......
영의정 : (도제조에게) 당장 의금부와 지방 관아에 알려 의녀 대장금을 잡아들이게!
도제조 : 예.
씬20 길
달리는 파발마.
씬21 깊은 산 화전
장금이 넋이 나간 얼굴로 어딘가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장금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지고.. 급기야 굵은 눈물이 흐르는데.. 장금의 시선을 따라가면..
씬22 화전 다른 일각
멀리 화전을 일구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줌인하여 들어가면..
돌을 고르고 있는 거친 손.
순간 소 울음소리에 소를 돌아보는데 민정호다.
민정호 : (소에게) 왜 그러느냐?
하며 소를 돌아보다가는 시선이 어딘가에 멈추고..
장금을 보는 민정호의 멈춘 눈빛.
적막이 흐른다.
서로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둘.
장금의 볼에는 눈물이 멈추질 않고..
민정호의 눈시울도 붉어지는데..
순간 동시에 둘이 달려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와락 껴 앉는 장금과 정호.
감격의 눈물이 멈추질 않는 장금.
씬23 움막 마당
상책이 임금의 밀지를 민정호에게 전하고 있다.
상책 : 어명이오! 전 승지 민정호는 어명을 받드시오!
민정호 돗자리를 깔고 궁을 향해 절을 하고 밀지를 받는다.
밀지를 펴 읽기 시작하는 민정호.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고 입술이 굳게 다물어진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한 채 바라보는 장금.
상책 : 속히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민정호,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모르고..
장금은 왜 그런지 그저 보고만 있다.
씬24 대전
병색이 완연한 중종.
중종 : 은밀히 전했느냐?
상선 : 예 전하. 그리 오래 앉아 계시다가는 의녀 대장금에게 또 혼이 나시옵니다. 어서 누우시지요.
중종 : 그래. 그러겠구나.
상선 : (중종을 눕히는데)
중종 : (누우며) 돌아온다 기를 쓸까 걱정이구나.
상선 : 전하..
중종 : (누워 눈을 감는데 눈물이 한 방울 주르르 흐른다)
씬25 밤길
상책을 따라 걷고 있는 장금과 정호. 그 위로..
중종 : (E) 나의 과오를 모두 안고 떠난 민정호에게 과인이 마지막으로 고하노라!
의녀 대장금과 함께 명나라로 떠나거라!
중종의 나레이션 계속 깔리는 가운데..
씬26 대전
중전과 세자, 세자빈 그리고 대신들이 모두 있는 가운데..
고통스러워 하며 누워있는 중종.
신익필과 정운백이 시료를 하고 있는데..
점점.. 중종의 눈은 감겨가고..
중종 : (E) 그리고 의녀대장금에게 전하거라!
유약한 군주인 내게 하시라! 하실 수 있다! 힘을 주어 고맙다 전하거라!
그나마 민생과 국방이라도 돌본 군주로 남는다면 대장금의 공이라 전하거라!
병약한 나를 강건케 해주어 고맙다고 전하거라!
연모하는 사람을 보낸 나를 원망치 않고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 애쓴 것에도 고맙다 전하거라!
씬27 길
가고 있는 장금과 민정호, 상책. 그위로
중종 : (E) 또한 미안하다 전하거라!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명으로 가는 배편과 몇 푼의 노자 돈밖에 없음을 미안하다 전하거라!
대장금을 해하려는 저들을 막아줄 수 없음을 미안하다 전하거라!
허니 명나라로 가 넓은 곳에서 해하는 자들이 없는 곳에서
더 큰 의술을 배우고 펼치며 살라 전하거라!
씬28 나루터(밤)
상책과 민정호가 있는데..
장금 : 갈 수 없습니다!
민정호 : ......
상책 : ......
장금 : 저는 전하의 안위를 살피는 전하의 주치의관입니다. 전하께서 병으로 누워계십니다.
아니 혹. 승하하신다 하여도 저는 마지막 가는 곁을 지켜드려야합니다!
민정호 : ......
상책 : 전하의 명이십니다!
장금 : (민정호를 쳐다보면)
민정호 : (장금의 뜻을 알겠다)
상책 : 이 배가 아니면 명으로 가기가 어려우실 겁니다.
장금, 이미 돌아서 가고..
민정호, 그런 장금을 따르는데..
상책 : 이미 잡아들이라는 명이 내려졌을 겁니다!
가는 둘.
씬29 마을(낮)
상책과 정호와 장금..
셋이 마을 일각에 들어서는데..
백성들이 모두 궁을 향해 ‘전하!’ 하며 곡을 하고 있다.
순간 발걸음이 멈춰지는 셋.
상책, 놀라고..
민정호도 장금도 멍하니 궁을 향해 보고 있는데.. 넋이 나간 모습이다.
그렇게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장금.
상책 : 명을 받드십시오. 이미 늦었습니다.
순간 장금이 궁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간다.
뒤쫓는 민정호.
상책 체념하듯 있다가 따라 나서는데..
마을 일각에 병사들이 장금과 민정호의 방을 붙이고 떠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놀라는 상책.
씬30 나루터
미친 듯이 달려오는 장금.
뒤를 쫓아 달려오는 민정호.
민정호, 장금을 간신히 잡는데..
민정호 : 안됩니다.
장금 : 저는 가야합니다.
민정호 : 서의녀!
장금 : (정신이 없는 듯)
민정호 : 전하께서는 이미 승하하셨습니다.
장금 : 아닙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상책 부랴부랴 뒤쫓아 와서는 손에 든 방을 보여주며..
상책 : 이미 방이 붙었습니다!
민정호 : ......
상책 : 전하께서도 이런 일을 염려하시어 저를 보내신 겁니다.
장금 : ......
상책 : 반드시 명을 수행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어서! 어서 여길 벗어나십시오! 어서요!
하는데.. 이때.. 나루터의 배에서 내리는 군관과 병사 서넛.
급한 마음의 상책.
상책 : (버럭) 전 승지 민정호는 전하의 마지막 명을 받드시오!
민정호 : .....
상책 : 마지막 어명이오! 속히 어명을 수행하시오!
하자.. 민정호, 장금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하고..
나루터에서 내린 군관과 군사들이 이상한 눈길로 가까이 다가오는데..
상책이 그런 군사들의 앞에 다가간다.
씬31 길
장금의 손을 잡고 뛰어가는 민정호.
달리는 장금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있고..
그렇게 달려가는 둘의 모습이 멀리 보이는 가운데..
어느새 하늘도 붉게 물 들어가는 모습이다.
씬32 백정 마을 전경
박나인과 서천수(장금부모)가 살던 곳.
등장인물들 모두 세월의 변화 줄 것 분장변화
장금 30대 후반. 민정호 40대 중반. 중전 40대 초.
신익필(50대 중반 반백의 머리) 정운백(60대 초)덕구(50대 후반) 덕구처(50대 초)
씬33 작업장(서천수의 대장간을 개조한)
이곳저곳 가죽들이 보이는 갖바치 작업장이다.
누군가 뛰어난 솜씨로 꽃신을 만들고 있는데..
이때.. 얼굴만 빼꼼히 들이민 채 눈을 이리저리 돌려 안을 살펴보는 어린 여자아이(7-8세 정도).
소헌(장금 딸)이다.
소헌 : 아부지.. 아부지..
일을 하던 남자.. 돌아보면 민정호다.
민정호, 짐짓 겁을 주려는 듯.. 안을 한 번 살펴보고는..
민정호 : 잡았느냐?
소헌이 작은 항아리에 잡은 붕어를 보여준다.
민정호 : (웃으면)
소헌 : 어머니는요?
민정호 : (대답을 하려는데.. 장금의 뒤에 서있자 말을 못하는).....
소헌 : 어머니는요?
하는데.. 아버지가 대답을 못하자.. 뒤에 있구나 생각하고는 뒤를 살짝 돌아본다.
역시.. 어머니가 있다.
소헌 : 어머니
장금 : (엄한 눈으로 소헌을 보고있다.)
소헌 : (찔끔)
민정호 :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난처한 표정)
소헌 : (또 걸렸구나 하는 듯 체념하는 빛인데)
장금 : 따라 들어오너라.
소헌 : ......
장금 : 뭐하느냐? 따라 들어오라는데..
항아리를 곱게 챙겨 둔 후 따라 들어가는 소헌.
씬34 장금집 방
들어오는 장금.. 회초리를 꺼내드는 사이..
따라 들어온 소헌 알아서 종아리를 걷는다.
늘 맞아 왔는지 아무 소리 없이 때리는 장금.
소헌 아프지만 꾹 참고..
장금 아무 소리 없이 때렸긴 하지만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한 대 더 때리고는..
장금 : 아버지 곁에서 일을 돕고 글공부를 하라 하지 않았느냐?
소헌 : 글공부는 다 했사옵니다.
장금 : 물가에 가긴 아직 이르니 가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소헌 : 다른 애들은 다 갑니다. 보성이도 인석이도 다 가구요..
그리고 하도 창건이가 붕어를 잡아달라 하기에.. (헉 하고는 말을 잘못 꺼냈는지 입을 다무는)
장금 : 창건이라면 형방어른댁 자제가 아니냐?
우리는 동헌에 가까이 가서도.. 가까이 지내서도 안 된다 일렀느냐 안 일렀느냐?
소헌 : 일러주셨사옵니다.
장금 : 헌데 어찌 형방어른댁 자제와 놀아?
소헌 : 어머니는 아픈 사람이 있으면 동헌에 직접 가시기도 하지 않습니까.
장금 : 종아리를 걷거라!
소헌 : 왜 저만 못 가게 하십니까? 저두 안 걸릴 수 있습니다.
소헌을 일으켜 다시 종아리를 치는 장금.
앙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소헌.
이때.. 민정호가 들어와 장금을 말리는데..
소헌.. 얼른 정호의 뒤에 가 숨는다.
장금 : 이러시면 안됩니다.
민정호 : 이러다가 소헌이 종아리가 남아나질 않겠습니다.
장금 : 이리 오지 못하느냐?
하는데 민정호가 소헌을 둘러메고는 나간다.
씬35 마을이 보이는 산중 일각
민정호와 소헌이 도란도란 있는데..
민정호 : 정말 너무 하는구나. 어찌하여 어머니 말을 그리 안 듣느냐?
소헌 : 하지만.. 저희가 맨날 도망을 하는 것은 어머니때문이옵니다.
민정호 : ......
소헌 : 누가 아프다고만 하면 무조건 가시고 고치시니 관아에서도 찾아오고 반가의 어른들도 찾습니다.
민정호 : 싫으냐?
소헌 : 싫은 건 아닙니다.
민정호 : 헌데?
소헌 : 저만 못하게 하시니까.
민정호 : 걱정이 되어 그러시는 게지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말을 잘못하여.
소헌 :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민정호 : ......
소헌 : 하지만 전 정말 안 걸릴 것이옵니다. 말 안 할 자신 있습니다.
민정호 : 그래도 어머니 말을 듣거라. 어머니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떨어져 혼자 되셨다.
네가 그리 될까 무서우신 게야.
소헌 : ..예.
씬36 집 마당
마당 이곳 저곳에 약재를 말리고 있는 장금.
이때 소헌이 그런 장금의 눈치를 보며 들어오는데.. 바로 미안하다 하기가 싫은지..
자신이 잡은 항아리의 물고기를 보고 있다.
소헌 : (보면서) 어머니..
장금 : (말도 않고는 일을 하는데)
소헌 : (처음으로 알아 신기) 물고기는 눈을 감지 못합니까?
장금 : ......
소헌 : 어찌하여 눈을 감지 못합니까?
장금, 자기도 이상한지 와서는 항아리를 본다.
소헌 : 물고기는 물 속에서 잠을 잘 것이 아닙니까?
장금 : ......
소헌 : 헌데 눈도 감지 않고 어찌 물 속에서 잠을 잘 수 있습니까?
장금 : 그래 생각해보니 정말 궁금하구나.
소헌 : 저는 눈을 뜨고 물 속으로 가면 눈이 따갑습니다.
장금 : ......
소헌 : 물고기는 눈이 따갑지 않습니까?
장금 : 그러게 말이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나는 눈을 감겨봐야겠다.
하며.. 둘이 궁금하여.. 물고기를 보며 속닥거리는데..
이를 보는 민정호.. 웃음이 나는데..
아낙1 : (E) 소헌엄마 소헌엄마..
민정호, 보면..
아낙1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와 있다.
아낙1 : 빨리.. 빨리 가자구. 풍천댁 새로 온 며느리 말이야. 어제 아침부터 진통을 했다는데..
장금 : 예?
아낙1 : 양수만 터지고 애가 안나와!
장금 : 예? 헌데 왜 이제 부릅니까.
아낙1 : 그냥 날줄 알고 그랬대지.
장금 : (허둥대며 챙기러 들어가려하면)
소헌 : (어느새 침통을 들고 와선) 준비 다 됐습니다.
장금 : (그런 소헌이 익숙한 듯) 가자.
소헌 : 예. (하곤 정호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아부지.
민정호 : (씩 웃기만)
씬37 작업장
정호 들어와 만들어진 예쁜 꽃신을 보는데..
마치 장금과 소헌이가 신으면 딱 좋을만한 것이다.
그 때 꼬질꼬질한 아이 둘이 들어오는데..
아이1 : 스승님 얘도 글을 배우고 싶답니다.
민정호 : 그래?
아이2 : 정말 공짜로 글을 가르쳐 줍니까?
민정호 : 세상에 공짜가 어딨느냐?
아이2 : 예?
민정호 : 들어오너라.
씬38 공부방
아이 둘을 앉혀놓고는 책을 한 권 주는 정호.
민정호 : 그 책에 있는 글을 모두 배울 것이다. 헌데 그 글을 모두 외우면 공으로 배울 것이고
한자라도 틀리면 여기서 나와 소가죽을 벗기며 일을 해야 한다. 하겠느냐?
아이2 : .......
아이1 : (한다구 그래 하며 눈치주면)
아이2 : 예 해보겠습니다.
민정호 : (씩 웃는)
씬39 민가 밖
사람들의 험악한 소리가 담 너머로 들려오고..
(관아에 넘기자! 미친 소리다! 등등)
장금 : (E) 살릴 수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뛰어나오는 소헌. 죽어라고 달린다.
씬40 산길
뛰어가는 소헌.
이때.. 뛰는 소헌을 막는 사내.
보면 덕구다.
소헌 : (겁먹었으나 당당하게) 누구세요?
덕구 : 나는 한양 대궐에서 숙수를 하고 있는 강덕구다.
소헌 : (한양, 궐이라는 말에 의심) 헌데요?
덕구 : (은밀하게) 내가 은밀히 딸을 찾고 있는데..
소헌 : 딸이요?
덕구 : 여기 어디 백정마을이 있느냐?
소헌 : 헌데요?
덕구 : 거기 병을 잘 고치는 의녀가 있지?
소헌 : (놀라) 모릅니다. 저는 모릅니다.
덕구 : (실망) 몰라?
소헌 : 저는 바쁩니다. (하고 가는데)
덕구 : 어이구.. 조런 맹랑한 것! 뉘집 부모가 애를 저리 길렀어?
소헌 : (다시 돌아온다)
덕구 : 왜?
소헌 : 저는 모르지만 백정마을은 (다른 쪽 가리키며) 저쪽 재 너머에 있습니다
덕구 : (맞는 쪽 가리키며) 이쪽이라던데
소헌 : 아닙니다. 저쪽입니다. (하고는)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저를 잘 가르치십니다.
하고는 가는 소헌..
덕구 : 참으로 맹랑하네.
하고는 덕구, 소헌이 가르쳐준 쪽으로 간다.
가던 소헌.. 그런 덕구를 보고는 더 큰일이다 싶은지 다시 죽어라 뛰어간다.
씬41 집 마당
소헌이 뛰어 들어온다.
씬42 공부 방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민정호.
이 때 문이 확 열리며 소헌이 고개를 들이밀며..
소헌 : 아부지
민정호 : 왜 그러느냐?
소헌 : 큰일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를 관아에 넘기겠다고....
민정호 : 뭐야?
소헌 : 그리고 이상한 사람도 어머니를 찾습니다.
민정호과 소헌, 뛰어나간다.
씬43 장금집 방
민정호와 소헌, 들어와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주 척척 분담하여 짐을 싸기 시작한다.
씬44 민가 마당
마을 주민들에 둘러 쌓여 곤욕을 치루고 있는 장금.
장금 : 저를 어찌 해도 좋으나 아이와 산모는 살려야 할 것 아닙니까. 산모를 보게 해 주십시오.
아이가 거꾸로 선데다 양수가 터진지 너무 오래돼 산모와 태아 모두가 위험합니다.
할아버지 : 시끄럽다.
남편 : 저것이 사람을 잡겠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버님.
장금 :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 : 산부의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낸다니 제정신이 아닙니다
장정1 : 맞습니다. 요물입니다.
장금 : 아닙니다. 아닙니다.
할아버지 : 냉큼 저것을 관아로 끌고 가 넘기거라.
남편 : 예 아버님.
아낙1 : 어르신! 흥분만 하지 마시구요..
그래도 소헌댁이 어르신 무릎도 말끔히 고쳐 주지 않았습니까.
어르신 처음에 뭐라 하셨어요? 벌침을 어디 무릎에 놓냐며 노발대발 하셨죠?
헌데 지금 어떠십니까? 이렇게 밖에도 다니시고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할아버지 : 어험.. 그건 그렇지만 어찌 산 사람의 배를 갈라.
아낙1 : 어이 거기 금석엄마. 자네 10년 동안 아침마다 붓기 때문에 고생한 거 누가 고쳐줬어?
다른 의원들 다 진맥해도 못 고쳤잖아. 헌데 소헌댁이 고쳤지?
할아버지 : ......
아낙1 : 그리고 자네 아이 병 누가 고쳤어? 자네는? 거기 양푼네는?
장정1 : 그래서 지금 산 사람의 배를 째겠다는데 괜찮다는게요?
아낙1 :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소헌댁한테 너무하는 거 같아서..
할아버지 : 필요 없다. 어서 관아에 저 요망한 것을 알리게.
장정들 : 예 어르신.
장금 끌려나갈 것 같은데 안에서 산모의 비명 소리와 함께 산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자..
장금 : 사람부터 살리고 절 관아에 보내십시오.
할아버지 : 어서 끌어들 내.
장금 : 그냥 두면 산모와 아이 다 죽습니다. 소도 배를 갈라 새끼를 살려내지 않았습니까.
모두 보시지 않았습니까?
남편 : 허면 지금 내 마누라가 소라도 된단 말이야?
장금 :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남편 : 아니 근데 이것이.. (하며 금방이라도 칠 것 같은데)
할아버지 : 뭣들 하는 게야! 어서 관아에 넘기지 않고.
장금 : 어르신! 안됩니다. 사람이 죽습니다. 안됩니다.
장금 애원을 해 보나 어쩔 수 없이 끌려나가는 장금.
씬45 민가 마당 앞 거리
장금을 앞세워 나오는 사람들.
소헌 : (E) 큰일났습니다. 빨리들 안으로 와 보세요! 큰일났다니까요! 어서 와보세요!
순간 사람들.. 다시 민가로 들어가는데..
장금도 놀라.. 들어가려는 찰라.. 누군가 장금의 손을 확 낚아챈다.
보면 민정호고.. 사람들이 다시 들어가는 틈 사이로 소헌이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
보면 민정호 봇짐 메고 도망갈 준비 다 된 것 알겠고..
민정호 틈을 주지 않고 장금을 붙잡고 뛰는데..
잠시 후 사람들 나와서 ‘잡아라’ 하며 쫓는다.
장금 네가 뛰는 쪽의 반대쪽에서는 관아사령들이 오다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쫓는데..
보면 덕구도 있다.
장금과 민정호는 그런 덕구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도망한다.
덕구, 무슨 일인가 하고 보면 쫓기는 사람이 민정호와 장금이다. 소헌이도 보인다.
순간 놀란 덕구의 표정.
덕구 : 장금아! 장금아! (하곤 뛰어가는)
덕구 장금이를 부르며 뛰어가지만
이미 장금네는 시야에서 사라져버리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뒤따라가는 덕구..
씬46 산길
도망가는 장금 일가.
그 뒤를 마을 사람 몇과 사령들이 달려오고..
덕구도 따라 오고 있다.
여전히 장금과 정호는 덕구를 알아채지 못한 채.
민정호 뒤를 돌아보더니 안되겠다 싶어 다른 곳으로 장금과 소헌을 데리고 가 버리는데..
달려온 사령들과 덕구.
보면 장금의 모습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사령 : (주위를 살피더니) 모두 흩어져 찾아라.
사령들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덕구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버리는데..
참아 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덕구.
그렇게 곡을 하다 산등성이를 보면 장금 네가 멀리 보인다.
‘장금아!’ 하고 앉은자리에서 부르다가는
이내 덕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장금.
덕구 더욱 목놓아 우는데서..
씬47 장덕 약국
장덕, 덕구, 덕구처, 신비 있는데..
장덕 : 정말입니까? 장금이를 보셨습니까?
덕구 : (속상해) 8 년만에 본건데.. 뒤통수만..
신비 : (감격하여) 살아있었습니다. 살아있었어요?
장덕 : 그러게 말이다..
덕구처 : 살아만 있는 게 아니고 사람들 병도 고치고 있었답니다.
장덕 : 그러겠지.
신비 : 그러겠죠. 장금이니까 그러겠죠.
덕구처 : 죽었는지. 살았는지. 명나라로 갔단 소리에 볼 생각도 못해보다가
8년만에 장금이 연통을 받았다고 덩실덩실 춤까지 췄는데.. (덕구를 보며)
고만하고 뭐 다른 말 좀 해봐!
덕구 : (또 눈물이 나려 하나 애써 참으며) 딸 하나도 본 거 같고..
덕구처 : 장금이가 딸을 낳았어? 그럼 우리 손녀?
덕구 : 응..
장덕 : (기쁜 미소)
신비 : (역시) 장금이 닮아 이쁘겠네요..
덕구처 : 민정호영감은? 괜찮으셔?
덕구 : 자세히는 못 봤어도 다들 괜찮아 보이긴 했어.. 그리 도망다니며 살면서 밥은 제대로 먹고사는지..
덕구처 : 장금이는 어딜 내놔두 끄떡없어.
신비 : 예 조선 땅에 있으니 또 연통이 올 것입니다.
장덕 : 그래! 그럴 겝니다.
덕구 : 언제나요? 나도 이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인데.. 언제나요?
모두 : (그립고 안됐고)
연생 : (E) 정말이냐?
씬48 연생처소
연생, 민상궁, 창이, 신비 있는데..
창이는 상궁이 되었는지 가체에 상궁 옷을 입었다..
신비 : 예.. 덕구아저씨께서 먼발치에서 보셨답니다.
연생 : (눈물 글썽이고 떨리며) 분명.. 분명 조선에 있단 말이지?
신비 : 예..
민상궁 : 헌데 쫓기고 있었다니 맘이 좋질 않습니다..
창이 : 저두요..
연생 : 내가 이런 자리에 있어도 어찌 해줄 방도가 없으니.. (하고는 슬픈데)
민상궁 : ......
창이 : .....
연생 : 지난번에 불쑥 장금이 얘기가 나왔는데도 별 말씀이 없으셨거든..
민상궁 : (눈치채고는) 마마.. 설마..
연생 : ......
민상궁 : 마마!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창이 : (알겠고) 예.. 그건 안됩니다!..
연생 : 그럼 장금이가 위험하게 살고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앉아만 있어야 해?
민상궁 : 예.. 제발 그냥 계십시오 무슨 뜻을 갖고 계신지 알 수 없는데 괜히 말씀 드렸다가..
긁어 부스럼이 되면 어쩝니까?
창이 : 예 요즘 보면 너무 무서우십니다.
연생 : 그래도 내게만은 잘해주시잖아. 궐 밖으로 내보내지도 않으시고.
민상궁 : 그래도 안됩니다.
창이 : 예. 마마
신비 : 예.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차라리 조선에 없는 줄 아는 것이 낫습니다.
연생 : ..(한숨만 쉬고)
모두 : .......
씬49 대비 전
대비(중전)의 안올을 하고 있는 신비..
이때.. 연생이 들어오고..
중전 : 어서 오게!
신비는 안올을 멈추고는 한켠에 앉으며
연생을 걱정스레 본다.
이때.. 민상궁이 다과상을 들고 와서는
연생에게 얘기하지 말라는 눈짓을 하는데..
중전 : 소원(昭媛)이 이렇듯 자주 짬을 내어 나와 담소를 나누어주니 내 마음이 항상 편안하오..
연생 : 황공하옵니다.. 대비마마 제가 어찌 마마의 은혜를 모르겠사옵니까..
선왕께서 승하하신 연후에 퇴궁을 하였어야 마땅하나..
대비마마께오서 저를 이리 거두어 주시지 않았사옵니까..
중전 : 은혜라니? 선왕께서 귀애하셨던 소원아니오? 이상하게도 소원은 아우같단 생각이드오.
그게 다 소원의 복인게요.
연생 : 망극하옵니다. 마마
중전 : ......
민상궁 : (연생이 무슨 말을 할까봐 조마조마하고 눈치를 주는데)
연생 : ......
신비 : (절대 안 된다는 눈빛 주면)
연생 : 대비마마!
중전 : .....?
민상궁 : (큰일났다 분위기고)
신비 : (걱정)
연생 : 마마께오서는 그 누구보다도 선대왕 마마의 깊을 뜻을 아실 것이옵니다..
중전 : .....?
연생 : 조정신료들의 거센 반대와 압박 속에서도 뜻을 세우셨습니다..
중전 : .....?
민상궁 : (제발 제발)
중전 : 무슨 소리요 소원?
연생 : 대비마마! 선왕의 깊은 뜻을 받들어 주시옵소서..
신비 : ......
중전 : 무슨 소리냐는 데?
연생 : 의녀였던 장금이와 동부승지였던 민정호의 신분을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민상궁 : .....!
신비 : .....!
중전 : 장금이는 명나라에 있질 않느냐? (아쉬운듯) 조선에 있다면야 내 당장 신분을 회복시키고..
민상궁 : (바로 분위기 파악하고) 조선에 있습니다!
중전 : 뭐라? 사실이냐?
연생 : 사실이옵니다. 대비마마. 장금이가 조선에서 의술을 펴고 있다 하옵니다..
헌데 쫓기는 신세라 사는 것이..
중전 : 그랬어? 조선에 있었어?
신비 : 예 마마..
민상궁 : 분명 조선에 있습니다!
중전 : 그래? 그럼 당장 찾아 오라 이르라! 당장!
모두.. 서로 기뻐 쳐다보고..
씬50 새로 옮겨온 민정호 집(새벽녘)
민정호, 마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짐 보따리를 든 장금 조용히 나온다.
장금 : 소헌이가 깨기 전에 길을 나서야겠습니다.
민정호 : 새벽마다 그 먼길을 괜찮겠습니까?
장금 : 예.. 걱정마십시오. 다녀와야 맘이 편합니다.
민정호 : (웃으며)
장금 : (짐을 보이며) 매번 송구합니다.. 서방님께서 버신 돈을 자꾸 병자들 약값에 쓰게되어..
민정호 : 수의녀님이 왜 맨날 그런 소리를 했는지 알겠습니다.
장금 : 그런 소리라뇨?
민정호 : (흉내내듯) 거! 입에 발린 소리 집어치우고 일이나 하거라!
장금 : (웃고)
민정호 : (웃는데)
장금 : 모두 보고싶습니다.
민정호 : 숙수어른 께 연통을 했으니 오실 겁니다.
장금 : ......
민정호 : 얼른 가십시오. 소헌이가 깨면 또 보챕니다. 고집이 서의녀를 빼다 박았습니다.
장금 : (살짝 흘기고는 나간다)
민정호, 일을 하고..
씬51 산길
장금이 가는데..
소헌 : (E) 어머니!
장금.. 뒤돌아보면.. 소헌이 앞서와 기다리고 있다.
장금 : (약간 화나서) 어찌 그리 어미의 말을 안 듣는 것이냐?
소헌 : (귀엽고 작은 한숨) 어머니도 참 제 말을 안 들으십니다.
장금 : (어이없이 보면)
소헌 : (헤헤 웃고)
장금 : (웃음이 나서) 그래서 어미가 미우냐?
소헌 : 아닙니다. 저는 세상에서 어머니가 제일로 좋습니다.
장금 : (웃는데) 입에 발린 말은..
소헌 : (궁금) 어머니! 입에 발린 말이 무엇이옵니까?
둘이 걸어가면서.. 그 위로
장금 : (E) 입에 발린 말은.. 얼굴에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간질간질한 말이다.
소헌 : (E) 간질간질한 말이요?
그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손을 꼭 잡고 가는 두사람.
씬52 초라한 초가집
산중의 다 쓰러지는 움막 같은 초가집.
장금과 소헌 들어가는데..
씬53 방안
장금과 소헌 들어오면..
행색도 초라한 할머니가 누워있다.
할머니를 보자마자 꾸벅 인사하는 소헌.
소헌 : 할머니! 소헌이 왔어요.
할머니 : (이뻐하며) 그래 그래.. 그 먼길을 또 온 게야?..
소헌 : 괜찮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리가 하나도 안 아픕니다. (하면서 얼른 할머니 다리를 주무르고)
장금 : 좀 어떠셔요? (하면서 진맥을 하고)
할머니 : 많이 나아졌어. 기침도 줄었고 다리가 저리는 것도 좋아졌고..
장금 : 어제 끓여놓은 탕약은 다 드셨죠?
할머니 : 응..
장금 : (보따리에서 탕제 한 꾸러미를 꺼내는데)
할머니 : (눈물 글썽이며) 고마워 어쩌누? 나는 뭐 줄게 없어.
소헌 : 할머니. 자꾸 울면 우리 어머니가 침 더 아프게 놓는데요.
할머니 : 그래 그래..
장금 : (웃으며 침을 놓으려는 데서)
씬54 찌그러진 부엌
들어오는 장금.. 소매를 걷어 부치고는 음식을 하기 시작한다.
예전의 솜씨가 나오는 듯 하고..
이내.. 보글 보글 끓는 된장찌개와 무쳐지는 산나물들..
옆에서 돕는 소헌.
씬55 방안
할머니는 잠들어 있는데..
장금과 소헌은 조용히 들어와 작은 음식상을 할머니 곁에 놓아드리고는 나온다.
씬56 산길
장금과 소헌이 가는데..
소헌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장금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고 있다.
장금 : 우리 소헌이는 이 다음에 커서 무엇이 될 것이냐?
소헌 : 어머니요.
장금 : 어머니?
소헌 : 예. 어머니처럼 이쁘고 음식도 잘하고 사람들도 살려주는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장금 : 그럼 아버지가 서운해 하실텐데
소헌 :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여자아이라 아버지는 못됩니다.
장금 : (소헌의 말에 웃음만 나는데)
둘이 행복한 모습으로 얘기하며 가고 있는데..
저쪽에서 급히 달려오고 있는 민정호.
소헌.. 정호를 봤는지 얼른 장금의 치마 뒤로 숨는데..
민정호 : 큰일났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소헌이가 없어졌습니다. 어찌하면 좋습니까..
장금 : ......
민정호 :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습니다.
하는데.. 이때 장금의 뒤에서 고개를 쏙 내미는 소헌.
민정호 : (화가 나) 가면 간다 말을 해야할 게 아니냐?
소헌 : 허면 안 보내주실 거 아닙니까?
민정호 : 요놈이 그래도? 이리 오너라!
소헌 : 싫습니다.
하고 도망가면.. 민정호가 소헌을 잡고..
보는 장금.. 절로 웃음이 나고..
정호는 소헌을 안아 무등을 태워서는..
민정호 : 어머니에게 소헌이가 말을 잘 듣게 하는 침을 놓아달라 해야겠다.
소헌 : 정말이요?
민정호 : (장금에게) 소헌이가 한번만 더 그러면 침을 놓으십시오.
장금 : (웃으며) 예..
소헌 : 잘못했습니다. 이젠 말 잘 들을 거에요.. 어머니 침 안 놓으실 거지요?.. 예?
그 말을 들으며 미소를 띤 채 뒤따르는 장금.
이런 셋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이는데..
씬57 장금의 새로 이사온 집
무등을 탄 채 오는 소헌. 민정호. 장금.
행복한 미소를 띤 채 들어오는데..
씬58 장금의 집 마당
셋이서 마냥 즐거운 모습으로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보면.. 집안이 어수선하다..
놀라는 셋.
이때 부엌이며 방, 광 안에서 속속 나타나는 병사들.
놀라서 보는 민정호와 장금. 소헌.
민정호와 장금은 뭔가 눈치를 챈 듯 불길한 표정이고..
정호는 소헌을 조심히 내려놓는데..
얼른 장금의 뒤로 숨는 소헌.
장금과 소헌을 지키려 둘을 뒤로 세우는 민정호.
뒤쪽으로 도망 갈 생각을 하는데.. 이때.. 뒤를 막아서는 병사들.
사면이 병사들에게 싸여 꼼짝을 못할 상황에 놓였는데..
초조한 장금과 민정호.
이때.. 갑자기 소헌이 앞으로 뛰쳐나가 병사하나의 다리를 덥석 붙잡고는 우는데..
소헌 : (애원하며) 살려주셔요.. 한번만 살려주셔요..
장금 : (놀라고)
민정호 : (놀라고)
소헌 :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죄가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착한 사람들이에요..
살려주셔요.. 한번만 살려주셔요..(하며 엉엉 우는데)
부관 : (E) 영감!
민정호 : (뒤를 돌아보면 자신의 옛 부관이다)
장금 : (이 상황이 안도할 일인지 불안한 일인지 짐작이 안 가는데)
부관 : 아마도 명을 잘못 알아듣고 집안을 뒤졌나봅니다!
민정호 : ......?
장금 : ......?
부관 : 어서 뫼시거라!
병사들 : 예!
하는데.. 들어오는 사인교와 꽃가마.
의아하게 보는 민정호와 장금.
의아한 채 눈물을 뚝 그치는 소헌.
부관 : 궁으로 들라시는 대비마마의 하교입니다.
민정호 : ......
장금 : ......
부관 : ..타십시오 승지영감!
민정호 :
장금 : ...
소헌 : (눈물을 슥슥 닦고는) 어머니? 우리가 저걸 타고 갑니까?
부관 : (흐뭇한 미소지으며) 그래.
소헌 : 꽃가마를 타고 잡혀갑니까?
씬59 마을길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사인교를 타고 가는 민정호.
바라보는 새로 이사온 작은 마을의 사람들
보면 의관을 정제하고 있고 그 뒤를 따르는 꽃가마.
그렇게 궁으로 가는 모습이 풀샷으로 보이고..
씬60 가마 안
대장금 옷을 입고 있는 장금이 소헌을 앉고 가고 있는데..
마냥 신이 난 소헌.
소헌 : 어머니! 곱습니다!
장금 : 그래?
소헌 : 예.. 헌데 정말로 궁에 가는 것입니까?
장금 : 그래..
소헌 : 빨리 갔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갔으면 좋겠습니다..
장금 : (흐뭇한데)
씬61 궁 앞
사인교에서 내리는 민정호.
가마 안에서 나오는 소헌과 장금.
장금과 민정호는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궁을 보는데..
소헌의 눈은 휘둥그래지고..
소헌은 빨리 들어가 보고 싶은지 장금과 정호의 손을 이끈다.
씬62 궁 안 일각
가는 민정호와 장금, 소헌.
소헌은 여기저기 신기한 듯 정신없이 보는데..
한쪽으로 20여명의 나이 어린 생각시들이
훈육상궁의 인도 하에 무리 지어 지나간다.
소헌 : (들뜬) 어머니! 저 아이들은 누굽니까?
장금 : (어린시절이 떠오르는 듯) 어린 생각시들이다. 궁녀가 되려고 들어온 아이들이야..
소헌 : 궁녀요? 그럼 궁에서 삽니까?
장금 : 그럼.
소헌 : 정말이요? 여기서 살 수 있어요?
하면 장금과 정호는 감회에 젖어 궁을 보는데..
쉴새없이 재잘대는 소헌.
소헌 : 어머니! 왜 옷마다 색이 저리 다릅니까? 머리에 이상한 띠를 둘렀습니다.
(의녀를 보고는) 하하! 저기 저 언니들은 머리에 이상한 걸 붙였습니다.
(놀라) 어이구 궁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놀라) 연못도 있습니다
서로를 보며 미소짓는 장금과 민정호.
감회가 새로운데..
씬63 대비전 앞마당
장금, 민정호, 소헌이 들어서는데.. 모두가 나와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장금과 민정호 감격스러운 시선으로 보는데..
한켠에 선 연생과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민상궁과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창이와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다른 한켠의 신익필과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정운백과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신비(내의녀 되고)와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은비(내의녀 되고)와 장금의 시선이 교차하고..
다른 한켠의 박명헌과 민정호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옆의 병판과 민정호의 시선이 교차하고..
한구석에 있는 덕구와 덕구처의 시선이 장금과 민정호의 시선과 교차되는데..
모두들 감격과 기쁨에 찬 얼굴로 서로를 보고 있다.
소헌은 그런 사람들을 신기한 듯 신나서 죽 보며
장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흔들며 누구냐며 궁금해하는데..
지밀 : (E) 대비마마 납시오!
하면.. 장금과 민정호 돌아보는데..
오고있는 중전. 장금과 중전 서로 보고는 감격에 젖는데..
중전 : 장금이 네가 정녕.. 정녕!
장금 : 마마..
모두가 머리를 조아리고.. 가운데로가 자리를 잡는 중전.
중전 : 장금과 민정호는 가까이 오라.
둘이 소헌을 이끌고 다가가서면..
중전 : 고생이 많았겠구나!
장금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대비마마!
민정호 : (동시에)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대비마마!
중전 : 진작에 알리지 않고.. 어찌하여 도망을 하며 살았느냐?
장금 : 선왕의 병을 시료치 못한 중죄인으로 죽을죄를 졌나이다!
중전 : 죽을죄라니?
장금 : ......
민정호 : ......
중전 : 선왕께서는 끝까지 자신을 살리려 노력한 너의 뜻을 알고 있다!
장금 : ......
중전 : 또한 선왕께서는 끝까지 자신의 뜻을 지지해준 민정호에게도 고마워 하셨다!
민정호 : ......
중전 : 자신의 대와 그 밑의 대까지 복권하지 못하게 한 대신들의 주청을 받아들이신 것에 대해
가슴아파 하셨어..
장금 : ......
민정호 : ......
중전 : 허나 인종대왕이 일찍 승하하시는 바람에 너를 복권시키는데 문제가 없게 되었다.
장금 : ......
민정호 : ......
중전 : 하여.. 나는 너희의 신분을 회복시킬 것이다!
장금 : .....!
민정호 : .....!
중전 : 민정호는 유배의 명을 거두고 다시 승정원 동부승지로 명하고
또한 장금은 의녀 대장금으로 복권을 명한다.
놀라 보는 장금과 민정호. 서로 보고..
모두들 술렁이는 가운데..
모두들.. 기쁨의 눈물을 짓고..
씬64 대비 전
장금과 중전이 있는데..
중전 : 선왕도 선왕이시려니와 나 또한 너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네가 내 아들인 경원대군을 살리지 않았다면 어찌 지금의 전하가 있을 수 있겠느냐?
장금 : 망극하옵니다. 마마
중전 : 신분도 회복이 되었고 도망을 하면서도 의술을 펼쳤다니
내 곁에서 나를 보필하고 의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거라!
장금 : ......
중전 : (다시 반가운지) 이렇게 너를 다시 보게되니 참으로 든든하고 흐뭇하구나!
장금 : ......
씬65 대신들 집무실(승정원 집무실)
박명헌과 병판과 민정호가 있는데..
박명헌 : 그 동안 어찌 지냈는가?
민정호 : 여기저기를 떠돌며 선비일 때 보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박명헌 : 그 간의 일은 잊게.
민정호 :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걸 압니다. 항상 대감의 뜻을 반하여 죄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병판 : 이제는 모든 게 되돌아 왔으니 걱정을 말아.
민정호 : 예..
박명헌 : 다시 출사를 하여 자네의 큰 뜻을 이루어야지.
민정호 : ......
병판 : 그리하게. 2대 선왕에 걸친 족쇄였으나 이젠 모두 풀린 것 아닌가.
민정호 : ......
씬66 연생 처소
장금과 연생, 민상궁, 창이, 신비, 소헌 있는데..
연생 : 제게 연통을 좀 빨리 주시지요. 괜한 고생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장금 :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았습니다.
연생 : 도주하며 백정으로 숨어사는 것이 좋을 리가 있습니까?
장금 : 아닙니다.. 행복했습니다.
하는데.. 민상궁, 창이, 신비는 소헌을 신기한 듯 보고 있다.
민상궁 : 정말 신기하네! 어쩜 이리도 하는 짓이 빼 닮았을까요?..
소헌 : (오히려 신기한 듯 보며) 누구셔요?
민상궁 : 나는 수라간 최고상궁이다.
소헌 : 어머니께서 최고상궁마마님은 위엄있고 기품있는 분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민상궁 : ..그래? (하면서는 자태를 정리하고)
창이 : 나도 수라간 상궁이야.
소헌 : 마마님께서 맨날 맛있는 거 많이 드시는 마마님이시지요?
창이 : (당황하고)
민상궁 : 어유 귀여워 (하다가는 다시 체면차리고)
신비 : 나는 내의녀야
소헌 : 어머니는 궁녀도 하고 의녀도 하셨습니다. 맞지요 어머니?
민상궁 : 어이구! 총명하기는.
연생 : 장금이를 닮아 그런 게지
소헌 : 아버지도 항상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연생 : (웃으며) 뭐라?
소헌 : 제가 어머니랑 쏙 빼닮았답니다.
민상궁 : (웃으며 귀여워하고)
창이 : (역시)
신비 : (역시)
장금 : (웃는데)
연생 : 이렇게 보니 정말 좋습니다. 너무 좋아서 계속 웃음만 나옵니다
장금 : (웃고) 저두요.
소헌 : (연생의 가채를 보며 장금에게) 어머니 머리에 쓴 거는 너무 무거울 거 같습니다..
연생 : 뭐?.. 아이구..(귀여워 죽겠고)
하는데.. 모두들 그런 소헌이가 귀엽고.. 행복한 표정들인데..
씬67 내의원 집무실
신익필과 정운백 조치복 있는데.. 들어오는 장금.
조치복 : 어서 오십시오! 하나도 변하신 게 없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장금 : (앉고)
신익필 : 고생 많았습니다..
장금 : 죄인이 고생은요?
정운백 : 그 간에도 의술을 행하셨다면서요?..
장금 : ..예.. 궁밖에 나가니 의외로 모르는 병들이 너무 많아 놀랐습니다.
신익필 : 잘됐습니다. 다시 궁으로 돌아오실 것이니 의녀들은 물론이고 저희에게도 가르쳐주십시오.
장금 : 가르치긴요. 저도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조치복 : 그만 배우십시오! 제가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장금 : ......
씬68 내의녀 집무실
어의녀 내의녀 은비 신비 조동 초복 있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어의녀 : 어서 드시지요..
내의녀 : 참으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장금 : 예.. 잘들 지냈셨습니까?
어의녀 : 대장금 의녀님이 안 계시는 동안 2대에 걸친 선대왕이 승하하시어
내의원에서 큰 일을 치루기는 했지만 요즘엔 모두들 평안하십니다..
장금 : 예..(중종 생각이 나는지 안타깝고)
은비 : 저도 많이 정진하여 내의녀가 되었습니다. 대장금 의녀님께서 보시던 의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장금 : 예..
신비 : 이렇게 뵈니 내의원에 활기가 차는 것 같습니다..
조동 : 저두요.
초복 : 저두요..
어의녀 : ......
내의녀 : ......
은비 : ......
조동 : 이제 다시 궁으로 오시는 것입니까?
장금 : ......
초복 :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신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장금 : ......
씬69 덕구네 방(밤)
덕구, 덕구처, 장덕, 민정호, 장금, 소헌 있는데..
민정호와 장금, 덕구와 덕구처에게 절을 올리려고 하면..
민정호 : 절 받으십시오.
덕구 : 아니 왜 이러십니까?
덕구처 : 그냥 앉으십시오 절은 무슨..
민정호 : 내자를 딸로 여긴다 하시더니 아니십니까?
덕구 : 아니. 그게 아니고
덕구처 : 아무리 그래도 저희는..
민정호 : 편히 받으십시오. 장인어른. 장모님..
덕구 : (감격하고)
덕구처 : (감격하고)
장금 : 그리하셔요. 아버지. 어머니..
덕구 : (눈물이 나고)
덕구처 : (역시 바로 눈물이 나고)
장덕 : 참으로 기쁘시겠습니다.
덕구처 : 그런 거면 받겠습니다. 해보십시오.
민정호와 장금, 절을 하고..
감격스러운 덕구와 덕구처.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장덕.
둘이 절을 올리고 나면.. 장금 한쪽에 앉아있던 소헌에게
장금 : 인사올리거라..
소헌 : (귀엽게 절을 올리고 고개를 들어) 저는 민소헌입니다..
덕구 : (소헌을 자세히 보다가는) 아니 너!
소헌 : (덕구를 보고는 놀라며) 어?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에요?
덕구처 : 이게 무슨 소리야?
덕구 : 내가 장금이 찾아나섰을 때 만났는데.. 내 손녀였네!
씬70 덕구네 작은방
장금과 장덕이 있는데..
장덕 : 나는 그동안 백합증의 처방을 알아내었다.
장금 : 저도 알아냈습니다. 또 저는 음양 역증에 대한 처방도 이루었습니다.
장덕 : 나도 알아내었다. 교장사는 알아내었느냐?
장금 : 그럼요. 그는 산람장기로 생기거나..
장덕 : 음식을 제때에 먹지 못해 생긴 것이었다.
하고는 둘이 서로 보며 웃는다.
장덕 : 고생했다.
장금 : 의술을 하는 자가 뭐 고생이야? 하셔야지요
장덕 : (훗 웃고는) 그래 다시 궁으로 들어갈 것이냐?
장금 : ......
씬71 덕구네 방
덕구와 덕구처, 소헌이 있는데..
소헌을 앞에 앉혀놓고는 마냥 귀여워하며..
덕구 : 할아버지. 해봐.
소헌 : 왜 자꾸 불러보라고만 하십니까?
덕구 : 쪼끄만 게 앙탈을 부리니까 더 귀엽네. (덕구처보며) 그치?
덕구처 : 귀엽다 뿐이야? 꼭 장금이 우리 집 막 왔을 때 보는 거 같잖어..
오랜만에 세월이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야..
(소헌에게) 소헌아! 이 할미한테도 할머니! 해봐..
소헌 : 할머니가 “돈을 내슈” 할머니지요?
덕구처 : (놀라) 뭐어?
소헌 : 근데 할머니는 술을 참 잘 만드신다면서요?..
덕구 : (웃으며) 조선에 소문이 다 퍼졌나 보네.
씬72 덕구네집 일각
장금과 민정호 있는데..
민정호 : 좌상대감이 다시 출사하라 하셨습니다.
장금 : 어찌하시겠습니까?
민정호 : ......
장금 : 저도 대비마마께오서 궁에 있어달라 하셨습니다..
민정호 : 어찌하시겠습니까?
장금 : ......
씬73 궁 전경(아침)
씬74 대비전
중전과 장금이 있는데..
중전 : 그래! 그간의 회포는 모두 풀었느냐?
장금 : 예! 대비마마의 하해와 같으신 성은으로 모두 뵈었사옵니다..
중전 : 나 또한 그랬는데 모두들 얼마나 반가워했겠느냐?..
장금 : ......
중전 : 비록 너를 위한 자리는 아니나.. 오늘이 중전생신이다
하여 연회가 마련되었기에.. 너의 자리도 마련하라 하였다. 같이 가자꾸나.
장금 : 대비마마!
중전 : ......
장금 : 마마의 성은은 깊이깊이 간직하겠사옵니다.. 허나 궁에 남으라는 명은 거두어 주십시오!
중전 : 왜?
장금 : ......
중전 : 혹. 내가 너에게 내렸던 그런 명을 또 내릴까 그러는 게냐?
장금 : 아닙니다.
중전 : 허면?
장금 : 궁 밖에 있는 동안 많은 병자들을 보았습니다.
비록 제 힘이 미약하나마 작은 힘이라도 도움이 되는 백성들에게로 가고싶습니다.
중전 : ......
중전 : 네 말은 알겠으나 참으로 아쉽구나
장금 : 마마! 오랫동안 선대왕마마의 총애 속에 많은 것을 누렸습니다.
다시 마마의 총애 속에 더 누리는 것은 죄악입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전 : 너의 뜻이 정히 그러하다면 할 수 없지. 그리 하거라.
장금 : 망극하옵니다
중전 : 하지만 내가 일이 있어 부르면 언제든지 와야한다
장금 : 물론이옵니다. 마마!
중전 : (미소)
장금 :
씬75 연회장
화려하게 차려진 연회상.. 무희들..
그 앞에 명종과 중전이 앉아있고 그 옆으로 대비가 된 중전과 연생이 앉아 있는데..
서로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한켠에서 이를 보는 장금.
연생의 표정이 밝아 다행이다 싶고..
그렇게 한참을 보던 장금이 결국 돌아선다.
씬76 대궐 문 앞
가는 장금.
보면.. 문 입구에 민정호와 소헌이 기다리고 있다.
만나는 세 사람.
뒤돌아 궁을 다시 한번보고는 말없이 가는 세사람.
씬77 능선 길
민정호와 장금 소헌의 가는 모습이 풀샷으로 보이고.. 그 위로..
민정호 : (E) 후회 안 하시겠습니까?
장금 : (E) 예. 궁은 제게 음식도 해보게 해주었고 의술도 해보게 해주었고
서방님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허나 어머니를 잃게 하였고 한상궁마마님을 잃게 하였고 제 뜻도 잃을 뻔하였습니다.
궁은 제게 그런 곳입니다.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으나 중요한 것을 빼앗아간 곳입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듯 싶으나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곳입니다.
모두가 화려해 보이나 모두가 슬픈 곳입니다.
민정호 : (E) 허면 지금 가는 길은 슬프지 않은 길입니까?
장금 : (E) 예.
민정호 : (E) 사람을 빼앗기지 않을 길입니까?
장금 : (E) 예.
민정호 : (E)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길입니까?
장금 : (E) 예.
씬78 산길 일각
민정호 : 저도 그렇습니다..
장금 : (웃는데)
민정호 : 허나 한가지만 약조해주십시오.
장금 : 무엇을요?
민정호 :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나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은 안됩니다.
아직은 조선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입니다.
장금 : 왜 안된단 말씀이십니까? 분명 그리 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
민정호 : 이젠 신분이 회복되어 도망할 일은 없다해도 그 일로 큰일을 치를 수 있습니다.
어서 약조하십시오!
장금 : 못합니다!
민정호 : 어서요!
하고는 토닥거리고 있는데 소헌이 안 보인다.
장금 : 헌데 소헌이가! 소헌이가 안 보입니다!
민정호 : (놀라고)
둘이 뒤돌아보는데. 뛰어오고 있는 소헌.
소헌 : (숨을 헉헉거리며) 어머니! 큰일났습니다! (장금의 팔을 이끌고) 어서요! 어서요!
장금과 민정호 놀라서 급히 가는데..
씬79 동굴 안
들어오는 장금과 민정호, 소헌.
보면.. 산모 하나가 신음을 하며 힘들어하고 있는데..
장금.. 급히 다가와서는 진맥을 한다.
장금 : 큰일났습니다!
민정호 : .....!
소헌 : .....!
장금.. 산모의 배를 만져보고는 아래를 보고는 산모에게
장금 : 양수가 터진 지 얼마나 됐습니까?
산모 :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고는 기절하는 산모.
장금.. 산모의 얼굴을 때리며 깨우는데 기척이 없고
소헌은 얼른 침을 꺼내어 장금을 주는데..
장금 신중히 침을 놓는데 그래도 깨어나질 않는다.
그리고는 다시 산모의 배를 만져보는데..
민정호 이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데..
장금 : 위험합니다. 태아와 산모가 모두 위험합니다.
민정호 : ......
장금, 다시 산모의 진맥을 해보더니..
장금 : 임신중독증(임신중독증을 한의학용어로 써주세요)입니다!
민정호 : ..허면..어찌?
장금 :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민정호 : 허면?
장금 : 살려야 합니다. 시각이 없습니다.
민정호 : (갈등)
장금 : 살릴 수 있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
민정호 : (갈등하다가는 끄덕이는데)
장금 얼른 자신의 짐 속에서
비장하게 침통에 든 칼을 꺼내 들고는 호흡을 가다듬는다..
씬80 동굴 밖
민정호와 소헌이 나와서는..
민정호 : 물이라도 길어와야겠구나.
소헌 : 예.
민정호 : (아무래도 불안한 표정인데)......
하고는 가는 민정호와 소헌.
씬81 동굴 안
칼을 쥐고는 산모의 배를 가르려는 장금의 긴장된 모습.
씬82 동굴 일각
물을 길어오는 민정호와 소헌.
민정호의 얼굴엔 초조와 불안감이 가득한데.
소헌 : 그리 급하게 가시면 물을 다 흘립니다.
정호 : ......
소헌 : 어머니께서 아무리 급해도 병자에게 하는 것은 어느 것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하였습니다.
정호 : 그래. 그렇구나.
씬83 동굴 밖
민정호와 소헌이 오는데..
동굴안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데..
급히 들어가 보는 민정호와 소헌.
씬84 동굴 안
들어오는 민정호와 소헌. 장금을 보는데..
산모에게는 쓰개치마가 덮여있고..
장금은 포대기로 꽁꽁 싼 아기를 안고 있다.
소헌 : (E) 어머니!
장금.. 돌아 민정호를 보며. 감격과 희망이 보이는 얼굴로..
장금 : 아기가 살았습니다!
민정호 : ......
소헌 : ......
장금 : 산모도 살았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그것 보십시오!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산모와 아기가 모두 무사하질 않습니까!
민정호 : (역시 감격스러운데)
장금 :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감격에 찬 장금의 클로즈업된 얼굴 위로.
민정호 : (E) 앞으로도 이 여인은 시대와 불화 할 듯하다.
허나 이 여인은 시대에게 물을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왜 안되냐고.
그런 장금의 얼굴 옆으로 대, 장, 금이 새겨지며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