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 치유의 산!"
최운영(Choi, Woon-Young): <타오르는
불꽃>
2002. 5.
4(토) ~ 6. 9(일)
난지도
하늘공원
전시중 월드컵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셔틀버스 운행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 1번 출구-농수산물 센타옆)
난지도는 급속한 개발지상주의에 의해 결과된 유래 없는 생태 및 환경
파괴의 전형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뒤늦게 이를 복원해 보려는 수많은 연구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훼손된 자연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난지도를 문명의 획일적 믿음에 대한 하나의 교훈이자, 반성의 장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연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이란 곧 인간의 생존 조건에 대한 심각한 반역이며, 반성적 비판이 없는 환경 치유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깥미술'의 작업에는 난지도라는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적 비판 뿐 아니라, 현재의 지질적, 생태적, 환경적 조건에 대한 탐구가 함께 진행될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 비판에 머물지 않고 치유를 위한 대안적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현재적 요청임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난지도는 쓰레기 더미 위에 인공적으로 토양을 쌓고 초지 식물들을
심어 최초의 생태계를 복원하려고 한다. 이 초지 식물들이 자라고 번성함에 따라 다양한 생물군들이 공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하늘초지공원'은 북한산의 능선과 한강의 줄기가 감싸고 펼쳐지는 열린 스카이라인과의 조화적 미감을 보여준다. 생태적 치유는 자연환경과의 유기적인
미감적 조화 또한 마땅히 전제되어야 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 열리는 '난지도 하늘생태공원' 〈바깥미술전〉은 생태적
가치관, 생태적 미의식을 조형화시킴으로써, 환경에 대한 책임 의식의 촉구 및 자연 치유의 가능성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이는 자연과 교감하는
유기적이고 순환적인 미의식으로부터 가능함을 설치 조형을 통해 전달해 줄 것이다.
그리하여 '하늘생태공원'의 지형적, 기후적, 생태적 조건 및 한강,
북한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 미의식의 조형적 실현이 될 것이며, 작가에 의한 일방적인 전달방식을 넘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소통하는
'생태적 자연미술'로서의 공동체적 열린 미술의 새로운 형식을 창출해 갈 것이다.
- 미술평론가 김 경 서 -
최운영(Choi, Woon-Young): <타오르는 불꽃> 이제 난지도는 다시 태어난다.
난지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물질문명의 온갖 잔재와 불순한 것들을 제독해 주고 새로움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화의 불을 지핀다. 이 불은 자연과 인간이 내일의 공존을 위해 피워
올리는 숙명의 불꽃이다.
김광우(Kim, Kwang-Woo): <난지도 연꽃> 더럽혀진 척박한 땅에서도 새로운
생명의 싹을 터뜨리는 연꽃의 형상을 통해 정화(淨化)의 의식(儀式)을 올린다.
(관객참여) 중앙의 연밥 속에 있는 사발로 항아리의 물(난지도의 침출수를 정화한)을
떠서 띠가 심겨진 땅에 치성을 드리는 마음으로 물을 주십시오. 물을 준 후 다시
조심스럽게 연밥 위에 올려 놓아주십시오. 조금씩 치유될 이 땅의 힘을 기원하며…
정하응(Chung, Ha-Eung): <땅의 숨소리> 온갖 생명들은 흙으로부터 나와
흙으로 돌아간다. 나오고 다시 돌아가는 영원한 순환 속에 들숨과 날숨의 생명의
소리가 있다. 잠시 생각을 닫고 마음의 귀를 기울여 보자. 서울 하늘에 부는 바람과
쓰레기 산이 만나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지…
하정수(Ha, Jung-Su): <흔들림>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바람 많이 부는 곳에 서 흔들리는 나,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을 철근, 시멘트,
쓰레기 등을 이용해 형상화 하였다.
김언경(Kim, Eon-Kyong): <대지의 신> 어미로서의 땅. 세상만물을 생성해내고
다시 거두어들이는 생성과 소멸의 거듭나는 모태로서의 대지와 인간의 의미를 거대한
인간형태의 구조물을 기본작업으로 하여 표현하려 하였다.
이동환(Lee, Dong-Hwan): <새싹> 썩어 가는 나무 틈 사이로 알지 못하는
새로운 생명이 따사로운 햇빛을 향해 자신의 몸을 키우고 있다.
최성열(Choi, Seong-Yeol): <생태계의 저항Ⅳ> 척박한 땅에서 모든 생명체들은
몸을 움츠린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저항이자 자기보호 본능이다. 난지도의
흙을 뚫고 솟아난 날카롭게 응어리진 식물의 가시 형상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생존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전동화(Chun, Dong-Hwa): <우리가 만든 피라미드> 그대들이 지금 밟고 서
있는, 그리고 이제 풀이 막 돋아나는 하늘공원. 이 땅의 불과 60cm 아래에선 아직도
배앓이처럼 가스가 부글대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낸 문명의 배설물들이 내 발 밑에서
여전히 들끓고 있음을 잊지 말자. 감추어져 보이지 않는 것을 다시 드러내어 상기시키고자
한다.
이호상(Lee, Ho-Sang): <치유recovery> 여의도와 난지도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극명한 대립적 가치를 보여준다. 진보와 희망을 약속하는 여의도와 그
이면의 불행한 결과로서의 난지도, 그러나 인간의 꿈은 또다시 잔해 속에서도 치유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