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서울 강남지역 피해 속출
우면산 처참한 산사태 현장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서초구 방배동 남부순환로가 우면산 산사태로 쓸려 내려온 토사와 부러진 나뭇가지들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다. 2011-07-27
우면산 산사태로 아수라장된 남부순환로. /조선일보
처참한 우면산 산사태
2011-07-27
흙무덤으로 변한 서울 남부순환도로
27일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인근 남부순환도로에 토사와 나무들이 쌓여 있다. 이날 오전 이곳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16명이 사망했다. 왕복 10차로인 남부순환도로도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장승윤 2011-07-28
아파트 습격한 토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에 산사태가 난 직후 토사물이 방배동래미안 아트힐아파트를 덮친 모습.이날 아파트 저층부는 베란다 유리창이 전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컸다. /장승윤 2011-07-28
‘전시성’ 등산로·인공계곡… 난개발의 ‘역습’
서울구청들 재해대책은 소홀…‘제2 우면산’ 우려
15명의 사망자와 2명의 실종자 등 17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는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미관을 앞세운 무분별한 난개발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주민들의 표를 의식한 지방자치단체장과 개발이익을 노린 부동산개발업자들의 과욕이 얽혀 있으며 우면산 참사는 이로 인해 빚어진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2, 제3의 우면산 산사태를 막으려면 산림청·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의 종합적인 기준 마련과 사후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8일 건축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서초구청이 단행한 산 중턱 생태공원 조성 공사가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서울시가 이 지역을 절개지 C등급으로 분류했을 만큼 위험한 경사로에 목재계단과 인공호수, 심지어 인공계곡까지 만든 무리한 미관 사업이 집중호우 때문에 결국 산사태란 사고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계산·아차산·불암산 등 서울 인근 야산들 가운데 관할 지자체의 주도로 유사한 개발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곳이 많아 추후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주민 복지를 내세워 야산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있지만 표를 의식한 ‘표퓰리즘’의 성격도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만 해도 서울 마포구 성미산, 경기 양주시 장흥국민관광지, 북한산 숲 16만5290㎡(5만여평)에 주택 신축이나 산허리를 잘라낸 상업지 개발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관리의 수위를 강화하고 부처간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산사태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개발 실패에서 왔다. 지자체의 책임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재해대책을 꼭 세우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공사 중에도 수해에 대한 안전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근(토목공학) 관동대 교수는 “당국과 개발업자들의 무분별한 난개발 때문에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지난해에도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인근을 덮치는 전조를 이미 보인 바 있다”며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서울시와 관련 지자체 등에서 특단의 방재대책을 세우지 않아 17명의 피해자가 도심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것은 단순히 기습호우 때문만이 아닌 인재(人災)의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무조건 전원마을이 좋다는 식으로 산 부근에 난립식으로 전원주택 등 택지 개발을 하기보다 이번 기회에 정부 차원에서 소규모 난개발에 대한 정책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김종원 국토연구원 수자원정책·방재국토연구센터장은 “산기슭에 전원주택을 만들고 계곡 경치가 좋은데 펜션이나 식당을 짓고 하는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을 자제해야 한다”며 “앞으로 개발할 때 산비탈, 경사면의 지질을 고려해 어느 정도 관리할지를 행안부, 산림청, 국토부 등이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성열 2011-07-28
깊은 상처 남기고… 서울 남부순환로 통행재개
29일 오전 비가 잦아들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이틀간 교통이 전면 통제 됐던 남부순환도로에서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산사태의 충격을 보여주는 듯 우면산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국립국악원 앞 도로를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홍진환 2011-07-30
우면산 방수포와 아파트 펜스
중부지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린 31일 오후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에 방수포가 덮여 있고, 산사태 피해를 크게 입은 주변 아파트단지는 펜스로 막혀있다. 2011-07-31
하늘에서 본 우면산 산사태 현장
지난달 27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서초구 우면산을 1일 하늘에서 바라 본 모습. 폭우로 사면이 씻겨 내려간 모습이 흉물스럽게 그대로 남아 있다. 201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