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같이 일하던 백인 테크니션 하나가 수바루(Subaru)를 몰고 다녔습니다. 차 좋냐고 하니 좋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몰고 다니는 차니 나쁜 게 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나쁘다고는 하기 싫었을 것입니다.
수바루는 생산하는 모든 차에 심지어는 세단에까지도 4WD를 적용함으로써 독특한 회사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손님이 토요타 RAV4의 연비가 어떠냐고 물어보길래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 (Consumer Reports)의 데이터를 보다가 SUV 계열에서 수바루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바루는 4WD로 틈새 시장을 공략했지만 아이러니컬(ironical) 하게도 4WD의 핵심인 디프(differential)에 적잖이 문제가 발생하는 차입니다. 재미있게도 그 테크니션과 같이 일할 때 수바루 차의 디프를 바꾼 적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자기 디프도 문제가 되어 교체를 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4WD를 특색으로 하는 차가 디프에 그렇게 문제가 많아 가지고야 차의 다른 부분에 대해 신뢰가 가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슈머리포트에는 좋게 평가되어 있어 의아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슈머리포트와 저의 시각이 좀 충돌을 하는 것은 제가 차를 보는 시각과 컨슈머리포트의 전문가들이 차를 평가하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컨슈머리포트에서 차를 테스트하는 사람들과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에서 차를 테스트하는 사람들이 수준이 비슷하거나 서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엉터리는 아닙니다. 상당한 수준의 실력으로 차를 평가하고 자체 시험장도 가지고 있고, 슬라롬(slalom) 테스트 같은 것을 하면서 필링(feeling) 평가도 하고 계측도 합니다. 그리고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차를 가지고 여러 명의 테스트 드라이버가 trip을 하면서 차들을 비교 평가도 합니다.
컨슈머리포트에서 내놓는 신뢰성 평가 결과는 고객 설문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게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고객의 수준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구멍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들은 차를 뜯어보지 않고 정비도 하지 않고 더더군다나 만들어본다고 고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차를 평가하는 시각이 엔지니어링과 정비를 모두 해본 사람과는 평가하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은 차 평가결과와 실제상황은 차이가 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토요타가 좋다고 해서 토요타를 샀더니 사사건건 문제가 터져 고생하는 사람이 있고, 현대 차를 사서 문제없이 잘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링 실력이 좋아야 좋은 차가 나올 수 있는 것이지만 차는 설계뿐만 아니라 부품의 품질 수준과 조립 기술과 조립 시의 작업자의 정성과 손맛 등의 크고 작은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각 개인에게 좋은 차가 걸리는 것은 일종의 확률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웃기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입니다. 토요타 차를 살 때 좋은 차 걸릴 확률은 80%고 포드 차를 살 때 좋은 차 걸릴 확률은 반반이다. 이런 논리가 적용 가능하다는 이야깁니다.
Lemon-Aid에서 차를 집요하게 평가하는 것을 보면 컨슈머리포트나 JD Power의 평가와 상당히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Lemon-Aid에 기록되는 것들은 사람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요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fact)이라는 점이 주목할 일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컨슈머리포트에서 좋다고 한 수바루 포레스터 (Subaru Forester)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 지 볼 수 있습니다.
수바루의 모든 차에 급발진 문제가 있고, 크고 작은 품질문제와 엔진 문제와 안전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범프(bump)를 넘을 때 ABS 문제 때문에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황당한 일입니다. 스즈끼(Suzuki)를 포함한 일본의 2류 업체에서 볼 수 있는 어이 없는 문제입니다. 운전 중에 에어백이 터져 운전자가 부상을 입고 시트가 막 맘대로 움직이는 말도 되지 않는 품질 문제들이 있습니다.
2007년 비교적 최근 차에도 안전 문제와 엔진 문제가 여전히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캐나다에서 판매되고 있는 Forester의 모습과 가격을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나쁜 편이 아닙니다. 컨슈머리포트가 그래도 권위가 있다고 정평이 나있는 곳인데 전혀 아닌 차를 좋다고 평가를 했겠습니까? 수바루에 필(feel)이 꽂힌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한 번 사서 느껴보는 것이 대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딜러도 참 드물고, 부품 구하기 싶지 않고, 정비비용도 많이 들 것은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