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고착화된 취업난과 '사오정' '오륙도' 현상이 심해지면서 '욱' 하는 마음에 회사를 그만두는 직장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퇴사가 새로운 도약의 첫 단계일 수도 있다. 오랜 기간 고민을 나누며 함께 사직서를 준비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도 생겼다.
◇직장인,이럴 때 사표내고 싶다
직장인은 언제 사표를 던지고 싶어질까.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업무가 과중한데도 회사가 대책을 세워주지 않을 때"라고 답했다.
젊은 직장인을 상대로 운영하는 삼성그룹 포털 사이트 ‘영삼성닷컴’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나는 이럴 때 이직을 생각한다’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7%가 ‘업무가 과중한데도 회사에서 대책을 세워주지 않을 때’ 사표를 내고 싶다고 답해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 25%는 ‘아무리 봐도 회사의 비전이 보이지 않을 때’ 이직을 고려한다고 했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직 요인으로 꼽혔다.‘상사에게 심하게 질책받을 때’ 와 ‘남의 잘못임에도 나에게 피해가 올 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견이 각각 17%와 12%였다. 이밖에 직장인 9%는 ‘월급을 받을 때마다 내 능력에 비해 적다고 느껴질 때’ 서랍 속 사직서를 꺼내본다고 답했다.
◇사직서도 치밀하게 준비하는 시대
퇴사도 입사만큼 중요해지면서 사직서를 준비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사직서’와 ‘사직서 날리기’란 인터넷 카페가 대표적이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퇴사를 마음먹고 조언을 구하러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원 수는 각각 913명과 760명이다. 두 커뮤니티에는 사직서 양식은 물론 새 직장을 위한 이력서 쓰는 법,고용 보험 수령 등 퇴사 준비에 필요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퇴사 시점은 언제일까? 인력개발 전문가 에모리 멀링은 저서 ‘버틸 때와 바꿀 때’에서 회사에서 떠날지 남을지를 판단하는 자가진단법을 제시했다. 다음의 10가지 질문에 대답이 대부분‘그렇다’라면 현재 직장에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1)열정이 어느 순간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나?
(2)월요일 아침 회사에 들어갈 때 불안지수가 급속히 높아지나?
(3)집에서 끝내려고 가져간 일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다시 싸들고 납덩이 같은 다리로 출근 지하철에서 내리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