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butcher 는 한컴사전에 아래와 같이 푸주한, 도살업자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말 푸주는 도살업자 또는 정육점으로 두 단어는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음이 확인된다. 언제 언어의 이동이 있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분명 같은 장소에서 시작된 말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국립국어연구원 기사 내용에서와 같이 적어도 15세기 이전부터 쓰던 말이 음운변화를 거쳐 오늘의 영어에 이르지 않았나 한다.
포듀 > 포쥬 > 포주 > 푸주 > 부주 > 부추 > 부처(butcher)
<한컴사전>
‡butcher [bútʃər] n.
① 푸주한, 고깃간[정육점]주인.
② 도살업자; (비유) 학살자; 함부로 사람을 죽이는 장교[재판관]; (속어) 서투른 외과 의사.
③ 【미국】 (열차·관람석에서의) 판매원.
④ 권투선수.
‡butcher [bútʃər] vt.
① (가축 따위를 식용으로) 도살하다.
② 학살하다(massacre); 사형에 처하다, (병사를) 사지(死地)로 보내다.
③ (비유) (일 등을) 망쳐놓다.
④ 혹평하다.
<네이버사전>
푸주
[명사] 1. [같은 말] 푸줏간(예전에, 쇠고기나 돼지고기 따위의 고기를 끊어 팔던 가게)
2. 소, 돼지 따위를 잡음. 또는 그런 일
(유의어) 고깃간, 정육점, 푸줏간
(어 원) 庖廚(포주)
<국립국어연구원>
'푸줏간'의 어원
홍윤표(洪允杓) / 연세대학교
요즈음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사려면 '정육점'(精肉店)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이전에는 '푸줏간'으로 가야 했다. '정육점'이란 어휘가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1999)에서 '푸줏간'은 '쇠고기, 돼지고기 따위의 고기를 파는 가게'로, 그리고 '정육점'도 '쇠고기, 돼지고기 따위를 파는 가게'로 풀이되어 있다. 그래서 '정육점'과 '푸줏간'은 유의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푸줏간'이 '정육점'으로 대치되어 쓰이게 됨으로써, 이제 '푸줏간'은 사라질 위험에 처한 단어가 되었다.
'푸줏간'이 '푸주 + ᄉ + 간(間)'으로 분석될 것이라는 것쯤은 '방앗간, 기찻간, 마굿간' 등의 단어 구조를 떠올리면 금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ᄉ'과 '간(間)'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푸줏간'의 '푸주'는 원래 한자어였다. 15세기에 한자 '포주(廚)'로 쓰이었다. 그 한자음은 '포듀'이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그러한 용례가 보인다.
- 브섭 예 廚의 머로 알리로라 <두시언해 초간본(1481년)> 廚 : 飮食 달오 집 (역어유해<1690년>)
- 샤 군포듀멀니 다 니 <어제자성편언해(1746년)>
그런데 이때의 '포듀'는 오늘날의 '고기 파는 가게'를 뜻하지 않고, '소나 돼지를 잡아 요리하는 곳'이란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그래서 '포듀'는 앞의 예문에서 보듯이 '포듀부억'으로도 사용되었다. '포'는 '소나 돼지 등을 도살하는 곳', '듀'(廚)는 '도살한 고기를 요리하는 곳'이란 뜻이었다. 그래서 '포듀'는 '고기를 잡아 요리하는 곳'이었다. 『소학언해』에 보이는 '庖'와 '廚'의 주석문에서 그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庖포 [즘승 죽이 히라]과 廚듀 [음식 닉이히라] (소학언해<1586년>) ([ ] 안은 주석문임)
첫댓글 푸줏간이 영어 푸처가 되었네요.. 과연 우리말이 세계어의 근간인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언어는 살아있는 역사이기도 하고, 때론 억지 같기도 하지만 우선 재미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