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 그리운 오지마을로 갑니다.
보곡산골은
충남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에 위치한
전국 최대의 산벚꽃 자생군락지 입니다.
보곡산골의 뜻은
산벚꽃, 조팝나무꽃, 산딸나무꽃, 생강나무꽃, 개나리꽃들이
군락을 이루는 보광리, 심곡리, 산안리의 한 글자씩을 따서
<보곡산골>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걸을 자진뱅이길이 약 2시간 좀 넘게 걸리지만
주차장에서 들머라와, 날머리를 계산하면 약 3시간입니다.
축제를 이틀간만하니 번잡함은 없겠지요...
파란색선을 따라서 산길과 들길, 임도를 걷습니다.
된비알길도 없고, 고즈넉한 오지마을 산길입니다.
지혜는... 걷는 발끝에서 나옵니다.
들머리에서 약 30분 정도 걷다보면 나오는 산벚꽃 군락지로
월간지 기자가 찍은 보곡산골을 상징하는 작품이라네요...
고은 시인이 이 길을 걷고나서
<내 눈에 복을 가득 채운 그 꽃잔치는 오래 전 잃은 순정을 불려내는 듯하다>
조팝나무 군락인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쌀밥나무입니다.
흔히 벚꽃구경이라면 상춘객 득실거리는 벚꽃길을 연상하시는데
보곡산골 산벚꽃길을 걸으시면 그게, 고정관념임을 아십니다.
꽃들이 다 지고 난 보곡산골입니다.
인삼의 고장이라는 증거입니다.
춘분에 눈이 왔네요...
하늘도 이 아름다움에 화들짝 놀라
실수로 비 대신 눈을 내렸나 봅니다.
여린 4월의 신록은 수채화 다름 아닙니다.
저 길은.. 끝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고즈넉한 오지 산길을 걷는 길꾼에게
산은 산새소리로, 하늘은 소슬바람으로 계곡은 여울물소리가 합창하기를 기대 합니다.
시인 고은이 이 길을 걸었다네요...
뷰 포인트에서는 인증샷 남기십시요.
인증샷은 달력사진이 아니라 세상사진입니다.
산벚꽃은 꽃이 작고 보통 벚꽃보다 보름정도 늦게 핍니다.
저 모퉁이 끝에는 천국의 들머리가 보일 듯 하겠지요...
요란하지않은... 아늑한 꽃세상입니다.
산벚꽃이 흐드려지게 피지않은 아늑한 오지마을입니다.
<보이네요정자>에서는 뭐가 보이는지.. 함 내려다 보십시요
화려하기 보다는 단아함으로 오지마을 산자락을 꽃무리로 채색합니다.
길꾼은 길에서 만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자진뱅이 마을은 자잘자잘한 논이 많아서 자진뱅이라 한다네요
산길 걸으면,
가난한 영혼들도 부자가 되는 평등의 숲이 됩니다.
걷기는..
아무런 예비동작이나 준비물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냥.. 두 다리만 있으면 됩니다.
걷기는... 사색과 성찰의 시작과 끝입니다.
아름다운 길을 걷다보면, 그 길이 내 길이 됩니다.
저 길위에는 낭만이 있을 듯 하네요...
진정한 여행은 어디로 갈지 모를 때.. 그 때 시작된다네요.
봄이 모퉁이를 돌아 뒷모습을 보이기 전에 가십시요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못 가면
가고 싶을 때도 못 갑니다.
봄인 듯... 여름이 옵니다.
봄은...
꽃이 아니어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눈부심니다.
산골이라 기온이 낮아 좀 늦게 꽃들이 핍니다.
온통 산은 새 생명들 탄생으로 분주하고
계곡 물소리, 꽃향기, 산새소리에 맘을 주고 받으면
우리도 봄풍경이 되어 있습니다.
보곡산골은 대장금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장금이가 수라간에서 밀려나 약초재배를 하며
의녀의 꿈을 키우던 곳으로 셋트장이 있답니다.
저 산길을 걸으면, 잠시도 감동을 내려놓지 못할 듯 합니다.
아늑한 오지산길을 걸으면
민트향 봄 꽃 향기가 찌든 맘을 무장해제 시켜 드릴 겁니다.
날머리 거의 다 와서 보게되는 수령 300년의 자전리 소나무입니다.
산신령이 타고 다닌 말을 묶어 둔 소나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들머리까지
날머리에서 주차장까지.. 이런 가로수 벚꽃길입니다.
4월은 왠지 나무그늘이 시원해 보일 것 같은 그런 계절입니다.
보곡산골은
오래 전, 저 혼자 안 여행지로, 저 혼자만 알고 있다는 게
무슨 보석하나를 가진 듯한 그런 기분이였습니다.
걷는다고.. 아무나 길꾼은 아닙니다
느림의 미학을 아는 이가 길꾼입니다.
빠름의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느림은 그 문화에 대한 가장 적합한 치유법입니다.
길꾼이 길에서 천천히 걷는다는 건..
알 듯 모를 듯 평온함으로 다가오는 자연과 교감하고자 함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멀리하면.
순치된 심성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맘에만 혼자 담아 둔 보곡산골 산벚꽃길.....
이제.. 그 길에 설 시간이 카운트다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