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연히 TV에서 어느 철학자 강연을 봤다.
졸면서 보다가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꿈은
가난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들이 부자가 되는 거라는 내용이었다.
얼핏 들으면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그리고 사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거다.
가난한 사람이 없는 세상.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싸우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나 또한 젊은 시절 이런 세상을 얼마나 꿈꾸어 왔던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좌파라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빨갱이라 한다. ㅎㅎ
수천년이나 이어졌던 노예제.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신분제.
요즘 말로는 금수저, 흙수저.
가난한 사람들의 꿈이 그런 세상이 아니라면
결국은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
유토피아가 맞기는 맞나 보다.
최근 일주일 동안 차 바꾸겠다고 유투브 열심히 보며 공부했다.
정말 별의별 기능들이 다 있었다.
난 차는 굴러만 가면 되지 쓸 데 없는 옵션이 왜 이리 많나 의아했다. ㅎ
옛날 세상에 처음 바퀴가 만들어지고 수레가 등장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던가.
그 무거운 짐들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짊어지지 않고도 운반할 수 있었으니 .
그러다 부자들이 타는 수레가 등장하고
거기에 온갖 치장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 수레에 붙일 정교한 장식품들을 만드는 걸 보고 개탄했다.
왜 이리 사치가 만연한가라고.
하루 세 끼 밥도 먹지 못하고 사는 헐벗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런 쓸 데 없는 장식을 만드느라 낭비를 한다고.
그때 또 한 사람이 말했다.
저렇게 해야 기술도 발전하고 세상이 달라진다고.
요즘 말로 하면 소비가 미덕이고 그래야 경제가 돌아가 살림살이가 나아진다는 거다.
조선말 북학파들의 실용주의 논쟁도 이것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집에 가서
당시 대형 호화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진다는 뉴스에
집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사치와 낭비가 있냐고 분개하면서
큰 집 지을 돈으로 작은 집 많이 지어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얼마나 좋겠냐는 얘기를 듣던
대학 다니던 친구 형이 피식 웃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작은 집을 지으면 그 집에 들어갈 사람만 행복하지만
대형을 지으면 중형에 살던 사람이 대형으로 가고
소형에 살던 사람이 중형으로 가고
집 없던 사람은 소형에라도 들어갈 수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겠냐는 거였다.
ㅎ 이건 낙수 효과를 말하는 건가?
잘 나가는 부자들이 점점 많은 돈을 벌면 그게 넘쳐 흘러 주위에 있던 가난한 사람들도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
옛날 영국에 오웬이라는 사람이 공장에서 온종일 일하고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드디어 공장을 물려받아서는 번 돈을 똑같이 나누어 가지며 공장을 운영하자
공장노동자들도 활기가 넘치게 일하며 행복을 만끽했단다.
그런데 주변 다른 공장주들이 이걸 보며 위기감을 느끼고
그 공장에서 만드는 물건은 상인들이 못 팔게 하고 원료 공급도 못하게 막자
결국 그 공장은 망했단다.
그리고는 오웬을 가리켜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석은 자라 비웃으며
공상적사회주의자라 낙인 찍었단다.
세상살이 참 어렵다.
아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기 정말 어렵다.
가난한 자들이 부자들 지지하는 정당을 왜 저리 지지하고 응원하는지.
요새는 20대 젊은이들도 진보를 외면하고 보수를 지지한다지.
흙수저 없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들도 금수저가 되기를 꿈꾸며. ㅎㅎ
첫댓글 자다 일어나 채널 돌리다 보니 EBS 강신주의 장자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