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폭탄은 파괴력의 집중도가 높은 반면 파괴력이 미치는 범위가 좁다. 따라서 적 기갑부대나 대공진지와 같이 넓게 분산돼 있는 표적을 공격할 때 비효율적이다. 확산탄은 일반 폭탄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폭탄 몸체 안에 수많은 자탄을 탑재해 광범위한 지역을 일시에 제압할 수 있다.
확산탄 1발에는 자탄이 약 40여 개에서 650여 개가 탑재된다. 확산탄 종류에 따라 이 자탄들은 축구장 1개에서 30여 개 넓이까지 확산된다. 일반적인 확산탄의 무게가 약 1000파운드(454kg) 정도임을 감안할 때 전투기는 통상 2발에서 15발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따라서 전투기 한 대가 확산탄을 탑재하면 한 번 출격으로 최소 축구장 2개에서 450개 이상의 면적까지 제압할 만큼 가공할 위력을 지니게 된다.
확산탄은 내부에 탑재되는 자탄(Bomblet)과 자탄을 담고 있는 용기(Canister)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이 가장 먼저 사용했던 초창기의 확산탄은 용기 안에 수류탄과 같은 단순 자탄을 대량으로 탑재한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확산탄은 대전차탄·지뢰 등 다양한 자탄이 탑재되면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특히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는 정밀유도가 가능한 CBU-105 확산탄이 사용되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CBU-105는 흔히 바람수정 확산탄 또는 WCMD(Wind Corrected Munition Dispenser)로 알려진 유명한 확산탄이다. WCMD는 중고도·고고도에서 투하해도 정밀한 공격이 가능하도록 GPS·INS 유도장비와 유도용 날개가 확산탄 용기 뒷부분에 장착된다.
CBU-105에는 기존의 일반 자탄과 다른 센서신관무기 또는 SFW(Sensor Fused Weapon)라고 불리는 유명한 자탄이 들어간다. 이 자탄은 용기에서 분리돼 그냥 자유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자탄에서 분리된 탄두가 차량이나 전차 등의 열원을 감지하고, 열원을 향해 폭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때 열원을 감지하기 위해 적외선 센서를 부착하고 독립적으로 표적에 돌입하는 탄두를 스키트(Skeet) 탄두라고 한다.
CBU-105에는 스키트 탄두 4개가 포함된 BLU-108 자탄이 10발 들어가므로 CBU-105 한 발이면 최대 40대의 전차까지 이론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참고로 한국 공군의 F-15K급 전투기에는 CBU-105 WCMD 확산탄이 최대 15발까지 탑재가 가능하고, B-1B 폭격기에는 최대 30발까지 탑재된다.
광범위하게 산재된 표적을 한꺼번에 공격한다는 측면에서 확산탄은 현대 전장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무기이지만 불발탄이 민간인의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어 사용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러한 논란 때문에 최근의 확산탄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자탄이 자폭되도록 설계됐고, 자탄의 신뢰도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되도록 연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