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수술이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인공적으로 태아를 꺼내는 수술’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뜻이다. 그런데 이때의 ‘제왕’을, 황제나 국왕을 의미하는 한자 ‘帝王’으로 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설사 이렇게 쓴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황제나 국왕의 의미를 가지는 ‘帝王’이 쓰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할 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임산부의 배를 갈라서 태아를 꺼내는 것과 ‘제왕’이 가지는 의미를 관련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이런 추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의미상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帝王’이 쓰인 것은 아무래도 어원과 관련되었을 것이고, ‘제왕절개수술’은 서양의술이기 때문에 서양어에 기원을 둔 단어와 관련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왕절개’는 독일어 ‘카이저슈니트(Kaiserschnitt)’를 직역한 말이다. ‘황제’의 뜻을 가진 독일어 ‘카이저’와 ‘자르다’라는 뜻인 ‘슈니트’가 결합된 ‘카이저슈니트’는 원래 라틴어인 ‘섹티오 카이사리아(sectio caesarea)를 번역한 말인데, 이 라틴어의 어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얘기가 있다.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태어난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의 출생에서 유래한 말이라 하기도 하고, ‘자르다, 베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카이수라(caesura)’에서 왔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어로 ‘카이저슈니트’가 된 것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출생과 관련지은 것으로서 라틴어 ‘섹티오 카이사리아’를 번역한 것이고, 우리가 쓰는 ‘제왕절개’는 다시 이 번역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다.
[국어국문학과 고성환 교수님]
첫댓글 고쌤의 글을 읽고.. 첨으로 해석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함.... 역시 내 머리는 외국어 사용 불능이얌......흐흐흐
동감일세~ ㅋㅋ
저두요.. -.-
아하!! 아이 둘을 제왕절개로 낳아서 그나마 帝王절개의 어원이 조금은 위로가 됨
자연분만한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제왕절개가 부러워짐.ㅋㅋ '제왕'이라니...우와~
ㅋㅋㅋㅋㅋ 초록님과 엇갈리는 반응..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