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저런 이유로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님들 11월 대야산 산행에 많이 오세요~~!!
[산&산] (20-1) 괴산 중대~문경 대야산 낙엽산행
'오색비 추억' 벗삼아 시인이 되어 볼까?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가을엽서'중에서
오색 낙엽비가 곱게 내린 대야산 용추계곡. 특히 '만추'가 계류로 떠내려가는 월영대와 용추의 운치는 낙엽산행의 정점이다.
낮은 곳을 향함으로 자신을 비우는 조락의 계절이다. 조락은 어떻게 보면 기댈 곳을 잃은 잎새들의 처참한 최후이기도 하다. 하지만 봄에 필 새 생명을 생각하면 버림으로 해서 되살아나는 내일의 희망인 셈이다. 그래서 꽃은 눈으로 지지만 낙엽은 가슴으로 진다는 말이 더 크게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줄기 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낙엽을 밟으러 가보자. 서걱거리는 소리가 가슴 한 편 잊혀졌던 감성을 자극할지 모른다. 문득 지난날이 떠오르면 기억의 저편으로 시인처럼 엽서를 띄워보자. 비록 그 엽서가'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올지라도 사랑하고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울림으로 전해지리라.
만추기행 특집으로 꾸며보는 낙엽산행은 경북 문경의 대야산(930.7m)을 찾았다. 낙엽이야 어딘들 없어라 만은 기왕이면 계곡이 아름다운 곳을 골랐다.
대야산의 용추계곡은 화강암 반석과 용소가 대단한 볼거리다. 그 중 하트모양의 용추와 달뜨는 밤의 풍경이 애틋한 월영대가 백미다. 단풍잎이 추억처럼 흘러내린 지금은 그 절절함이 더욱 크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산행은 대야산과 이웃한 봉우리인 중대봉(846m)도 거쳤다. 중대봉은 영남알프스의 백운산에 버금가는 거대한 대슬랩이다. 암질이 단단하면서도 깨끗해 세미클라이밍의 묘미가 보통이 아니다.
구체적 경로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이평리 농바위마을을 들머리로 출발,농바위골∼곰바위∼중대봉∼대야산∼피아골∼용추계곡을 거쳐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마을로 내려서는 것으로 했다.
백두대간 마루금과 열십자 방향으로 난 이번 코스에 걸린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였으며 순수 걷는 시간은 3시간30분쯤으로 계상됐다.
이평리 농바위마을 대야산상회 앞 작은 주차장을 출발하면 곧 삼거리를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삼거리에서 오른쪽(동쪽)으로 난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길은 경운기가 겨우 통과할만한 농로를 겸한 수레길인데 개울을 오른쪽에 두고 산자락으로 나란히 간다. 마을 안쪽 마지막 집의 큰 느티나무를 지나면 길은 농바위골로 이어진다.
이정표가 있는 첫 번째 갈림길은 마을에서 27분쯤 걸려 만난다. 농바위는 갈래길인 지능선 사면에 있다.
답사 등로는 갈림길을 직진으로 통과한다.
두 번째 갈림길인 곰바위 오름길은 첫 번째 갈림길에서 12분 정도 걸려 만난다. 이정표엔 '중대봉 70분'이라 적혀 있다. 주차장에서 40분 소요.
두 번째 갈림길에서 계곡길을 버리고 왼쪽 솔밭길을 오르면 10분쯤 걸려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로프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곰바위는 전망바위에서 10분쯤 더 올라야 한다. 어떻게 보면 두꺼비 같기도 한 이 바위아래에는 널찍한 반석이 있어 쉬면서 주변을 조망하기 좋다. 중대봉과 대야산은 손을 뻗치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로 보인다.
중대봉의 대슬랩은 곰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직벽에 가까운 슬랩은 높이가 40m에 이르고 있어 보기에는 아찔하다. 하지만 발판이 좋고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슬랩 상단부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중대봉 정상에 닿는다. 곰바위에서 15분 소요.
정상은 나뭇가지에 가려 생각보다 조망이 좋지 않다. 가지를 밀치고 바라보면 일대의 주요한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론 조항산,청화산,속리산이 우뚝하고 북쪽으론 장성봉,악휘봉 희양산 등이 굽이치는 능파로 다가온다.
대야산은 중대봉에서 주능선 삼거리를 거쳐 35분 거리에 있다. 중간에 다소 아찔한 바위지대를 지나지만 천천히 내려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위가 시원한 대야산 정상은 주변 조망이 압권이다. 특히 되돌아보는 중대봉의 풍광은 한폭의 동양화를 옮겨 놓은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산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피아골(월영대) 방향으로 내려선다. 이 길은 경사가 가파른데다 거칠어 내려서는데 부담이 많다. 물론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별다른 위험요소는 없지만 눈이나 비가 와서 미끄러울 경우 밀재 방향으로 내려서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낙엽산행은 정상에서 10분쯤 내려와 경사가 크게 부드러워지는 피아골 상류에서부터 즐길 수 있다. 오색비로 곱게 내린 낙엽은 피아골을 거쳐 용추계곡 식당촌 앞까지 계속된다. 특히 만추가 계류로 떠내려가는 월영대와 용추의 운치는 낙엽산행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낙엽에 묻혀,낙엽과 벗삼다,낙엽을 닮아간다면 이보다 멋진 산행은 또 어디 있을까 자문해 본다. 촛대재 삼거리 40분, 월영대 삼거리 15분, 용추 15분, 식당촌까지 10분 소요. 산행 문의 생활과학부 레저팀 051-461-4097,박낙병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입력시간: 2004. 11.11. 08:33
[산&산]괴산 중대~문경 대야산 여행수첩
이번 코스는 교통편이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기점과 종점이 달라 자가 승용차를 가져가기에도 부담스럽다. 가능하다면 가이드산악회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과 경비면에서 유리할 듯 하다.
들머리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이평리 농바위마을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상주나들목을 빠져나온 뒤 보은행 25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보은과 괴산의 갈림길인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곡리 문장대휴게소는 상주나들목에서 20분쯤 걸린다. 문장대휴게소에서 오른쪽 괴산방면 49번 도로로 접어든다.
갈령과 문장대입구 시어동을 거쳐 도경계선을 넘어서면 바로 왼쪽에 청천면 송면중학교가 보인다. 농바위마을은 이 학교를 지나 100m쯤 북쪽으로 더 올라가서 갈래길인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로 만난다. 입구에 '돼지식당슈퍼'가 있다.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대형버스가 교행하기에 어려워 보이지만 마을안쪽 주차장에서 회차가 가능하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면 상주보다 청주방면으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청주행 버스는 금정구 노포동 노포동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 정각에서 오후 6시30분까지 1시간~1시간30분 간격으로 10차례 운행된다. 요금 1만5천300원,우등 2만2천800원. 4시간 소요.
청주에 닿으면 3분 거리의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천을 거쳐 이평리로 가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는 1시간~1시간20분 간격으로 하루 9차례 운행된다. 1시간20분 소요. 요금 4천7백원.
하산지점인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마을에서는 가은과 점촌을 거쳐 부산으로 내려올 수 있다. 가은행 버스는 화천교 위 삼거리에서 오후 5시35분과 6시5분에 탈 수 있다. 가은읍까지 15분 소요. 요금 1천150원. 점촌행 버스는 가은읍에서 45분 간격으로 다닌다. 45분 소요. 2천250원. 점촌에서 부산으로 가는 막차(오후 5시45분)를 놓치면 구미나 대구를 경유하면 된다. 점촌서 구미행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구미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7시18분에 출발한다. 부산까지 2시간. 요금 1만800원이다. 진용성기자
첫댓글 금년 마지막 원거리 산행인데....아름다운 단풍 보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