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 눌러주세요. 풍년가 – 지화자, 전숙희, 김영임, 이춘희
봉사단체인 영우회가 소머리국밥집을 충무로 아스토리아 호텔 뒷편 골목에 신장개업한다는 소식을 일찌기 들었습니다. 오진 이웅선 화백이 총괄로 운영한다는군요. 이 집은 아스토리아 호텔 왼쪽 파출소 사이의 골목으로 80미터가량 들어가면 왼쪽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변했습니다.
점심을 먹어야할 시간에 충무로 극동빌딩이나 아스토리아 호텔 부근에서 마땅한 점심 장소를 찾으실 수 없을 때에 이 집에 들러 이웅선화백의 구수한 입담도 듣고 벽에 직접 그려넣은 산수화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식과 예술창작을 위하여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소머리국밥 한 그릇 6,000원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지켜나가는 노화백의 의지에 성원을 보내십시다. 무엇을 파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소머리 그림의 돌츨간판을 달아 놓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름다운 격자 무늬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군요.
이 음식점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포고문. 수익금은 불우한 이웃이나 노인을 위해 쓰일 것이고 식재료는 최고급, 영양만점이라는 내용이나 글이 길어 한 번에 다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식당안은 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문에 들어서면 산수화가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동파의 적벽부가 연상이 되는군요. 그림에서 주유가 제갈공명의 도움을 받아 조조의 백만대군을 무찌른 기개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정자에 들어가 적벽의 경치를 바라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다른 한 쪽 벽면입니다. 타일 벽에 직접 그렸습니다. 참새가 날아들어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 같군요. 극사실주의 화법으로로 표현한 수도꼭지인줄로 착시가 되는군요.
실내 구석구석에는 뛰어난 화가들의 걸작품들이 시선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등 뒤에서는 난초가 미풍에 흔들려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것입니다.
또 다른 산수화 한 점이 등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夏雲多奇峯. 여름에 기이한 모양의 구름이 많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대련에 자주 쓰이는 글귀입니다.
그림 속에서 뱃놀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이제서야 메뉴판이 보이는군요.
그래도 아직 자세히 보지 못한 그림들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식당이라기보다 전시회장 같은 느낌입니다.
더덕막걸리를 애피타이저로 하여 시식하였습니다.
듬뿍 썰어넣은 대추와 생강채가 새로운 느낌입니다.
개업써비스로 제공된 소머리수육. 같이 넣고 삶은 야채가 모두 부서졌습니다. 깔끔하게 고기만 건져 담는 것이 좋을 것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5,000냥의 소머리 수육.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하여 반은 그대로 두고 온 것이 다시 땡기는군요.
우연히 들렀다는 일행 중 한 분이 즉석에서, "~고향집 그리워라~", 훌륭한 소프라노였습니다. 아마도 단골이 될 듯 싶습니다.
눈발이 약간 흩날리는 저녁. 지인들, 오고 가던 행인들이 모두 같이 뒤섞여 개업 축하연을 하였습니다.
요즈음 같은 심한 불황에 식당을 개업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입니다. 매일매일 이 학의 무리들처럼 많은 손님이 찾아주소서! 마음은 남겨두고 식당문을 나섰습니다.
첫댓글 이제사 보았네요. 개업을드리오며, 老人의 希望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꾸울꺽
일간 한번 가서 소머리맛을 볼랍니다. 오진화백님
오진화백님 소식늦었습니다 상경하면 찾아뵙겠습니다